대한민국의 전의경들에 대해 한마디 적어봅니다..

임재형2008.05.28
조회144
대한민국의 전의경들에 대해 한마디 적어봅니다..

요즘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청계 광장에서 촛불 집회가 한참이더군요.

현장에 가보진 못했지만

인터넷 뉴스 등으로 현장에 대한 사진이나 글을 접할때 마다

참 마음이 아픕니다.

 

 

일단 제 입장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집회를 찬성하지는 않으며

또한 최근 무력 진압하는 말이 많은 전의경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의경을 전역한 대한민국의 남자로써

그냥 전의경들을 위한 자그마한 변명이나 늘어놓을까 합니다.

 

 

대부분의 의경들은

군대를 빨리 가기 위해서 의경 지원을 합니다.

보통 육군으로 입영하는 것보다 의경 지원을 하면

지원 후 몇달 안으로 입대가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결코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괴롭히는 일이 하고 싶어서

의경을 지원하는 자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전경은 육군으로 입영한 병사들 중 차출되지요.

 

 

전의경은 참 많은 일을 합니다.

일단 크고 작은 모든 시위현장에 항상 자리하고 있지요.

방범순찰을 돌기도 하고

교통근무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사관 등의 시설에 경비 또한 서고 있습니다.

육군과의 차이점이라면

대부분의 업무가 만약을 대비한 훈련이 아닌

필요에 의한 실제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낮밤 구분이 없어서

규칙적인 생활은 보통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밤샘 시위가 있으면 그들고 같이 밤을 새야 하고

새벽에 사고가 많이 나는 지역이 있으면

후레쉬 봉을 들고 교차로에 밤새 서 있기도 합니다.

시설 경비의 경우 철야 근무가 대부분이구요.

 

제가 의경 생활을 하던 때에는

농민대회가 한참이였습니다.

근무를 다녀와서 1시 가량 취침을 시작했는데

갑작스레 상경하는 농민들 때문에

3시에 기동복으로 갈아 입고 뛰어 나갈때가 많았습니다.

전의경 생활이라는게 그래요, 항상 저희는 상황이 생기면

바로 뛰쳐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잠이 많은 편이였던 저는

꾸벅꾸벅 졸다가 많이 혼나기도 맞기도 했습니다.

 

 

시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맹세코 제가 근무했던 2년 동안

평화 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무력을 사용하라는 명령은

단 한차례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런적은 있습니다.

그때 전국적으로 한참 시위가 많았을 대라

저희 중대가 막고 있었던 곳에 인원이 부족했음에도 지원이 오질 않았습니다.

중대원보다 저희를 뚫고 지나가려는 시위대의 숫자가 더 많았던 상황이였지요.

그때 중대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치지만 말자. 그리고 자기 몸 지키지 못할것 같으면 허벅지 아래로만 공격해도 좋다.

 

제가 모든 시위 현장을 다 가본 것도 아니고

모든 기동대에서 근무를 해 본 것도 아니니

편협된 시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의경은 그렇습니다,

절대로 가만히 있는 시민을 먼저 공격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몸싸움이 시작되다 보면 시위대고 전의경이고

서로 감정적으로 변하고 치고 받고 하다보니 점점 격렬해 지는 겁니다.

서로 먼저 때렸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시위대고 전의경이고 자기 방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전의경들이 쓰는 방패를 저는 무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알루미늄으로 된 끝이 날카로운 방패를 썼었습니다,

그때의 방패는 정말 무기로 사용이 충분히 가능했죠.

하지만 최근에 바뀐 방패는 플라스틱 재질에

방패의 4개의 모든 변이 고무로 둘러져 있습니다.

찍는 용도로 사용함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죠.

제가 훈련할 때 맞아본 바로는 찍혀도 아프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도 방패로  찍지도 않았구요.

차라리 방패 밑으로 워커로 조인트를 차는게 더 효과적인 공격일 겁니다,

그럼에도 모든 진압 현장에 방패가 동원되는건

정말 방패뒤에 숨기 위함입니다.

진열이 무너지는걸 막으려고 방패를 엮어서 밀집 대형을 만드는 거죠.

 

 

이야기가 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네요.

요지는 전의경들을 무조건적으로

시민들을 공격하고 무력을 행사하는 집단으로 생각치 않아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결국은 군조직입니다. 상부의 명령을 받는 집단일 뿐이죠.

자신의 의견이나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거에요.

어떤 분들은 말씀하십니다.

상부에서 총 주고 시민들 쏴버리라고 하면 쏠 거냐구요.

제가 솔직하게 말씀드릴까요?

저는 시민을 향해 조준해서 쏘지는 못하더라도 총 들고서 쏘는 시늉이라도 할 겁니다.

그게.. 그게 군대라는 곳입니다.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명령이 옳지 못한 일이라고 해서

그것을 겨역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명령에 불복종 했을 경우

영창을 가게 되겠죠. 실제 상황에서 명령 불복종은

14일 이상의 영창 처분을 받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빨간줄이 가게 되는거죠. 전과자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근무를 수행하는데 적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육군으로 재입대를 하게 될 수도 있구요.

설사 그렇지 않다해도 (영창 복역 후 부대로 복귀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 집단에서 버텨낼 수 있을까요?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해서 사회에서 낙오자가 되며 명령을 불복종 하는것이

생각처럼 결코 쉬운 일은 아닐꺼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의경 생활을 하면서

격렬한 시위 현장을 많이 나갔습니다.

몸싸움을 하게 되면

맞기도 많이 맞고 때리기도 많이 때립니다.

하지만 생각하시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전의경이 시민들을 두들겨 패는 경우는 없습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서로 덜 맞기위해 발버둥치는 것 뿐입니다.

신병의 경우 대열에서 이탈되서 시위대에 끌려나가

짓밟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고참들이 시위대 사이로 뛰어들어서

몇십명에게 둘러싸여 두들겨 맞으면서

신병을 구해서 끌고 대열로 돌아옵니다.

감정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고

몸싸움이 시작되면 격렬해 질 수 밖에 없는겁니다.

 

송파에 있는 경찰 병원에 가 보면

엄살로 온 대원들도 수두룩 하지만

시위 현장에서 심하게 다쳐서 와 있는 대원들도 참 많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음주단속집중기간에 교통 지원을 나갔다가

음주 후 도주하는 차량에 치이고 뺑소니를 당해서

경찰 병원에 좀 있었습니다.

같이 있는 환자들 중에

시위 현장에서 쇠파이프로 팔꿈치를 맞아

입원해 있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관절이다 보니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야 할 위험이 있다고 하는데

당장 힘든 시위 현장 출동 안 나가서 좋다고 히죽거리는 녀석에게

시위대에 대한 미움 따위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 애들이 무슨 죄겠습니까.

그냥 대한민국 남자로써 국방의 의무 다하고자 온 군대일 뿐입니다.

 

 

전의경들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 무력 탄압하는

그런 집단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걸로 압니다.

하지만 만약에 그것이 사실이다 할지라도

전의경 개개인들의 뜻은 절대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시위현장에서 온갖 욕설을 들어가며 얼굴에 침을 맞고도

부동자세로 가만히 서 있어야 하는 그들이

결국은 여러분 주변의 친구고 동생이고 형일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