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이중호200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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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바람이 불러 가던 길

잠시 멈추고

코, 눈 그리고 맘을 차례로 자극하더니

그녀의 입술에 맺힌 이슬을 맛보기 전에

다시금 가던 길 재촉합니다.

그녀의 뒷길을 따라

조금씩 멀어져 가는 뽀오얀 색은, 향은

내가 흘릴 눈물만큼이나

그리움에 대상인 것 같습니다.

뽀오얀 안개 속에 잠든 그녀

바람이 흔들어 안개를 걷어 제치고

일렁이는 잎새에 기지개를 펴며

조금씩 내보이는 하이얀 속살은

5월, 존재성에 대한 정당성을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

 

아카시아 필무렵 1999.5.16  경기도 양평에서

대송 이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