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를 관전하고 있는 그대에게 고함.

박수빈200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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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 참여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현재 거리로 나가있는 시민들이 누군가에게 휘둘리고 선동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시민들은 어떤 단체가 앞장서서 총대를 매는 것을 경계하고 선동하려는 말투에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그곳에 나가 앉아있는 그 사람들도 다 시위에 나가있지 않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선동되기를 싫어하는 지각있는 시민이다. 다만 한 번 나가볼까,하고 가벼운 마음에 나갔거나, 집회에 나가보자는 친구때문에, 혹은 길을 가다가 한 번이라도 그 상황에 참여해보았다가 다시 거리에 나오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기분이 들어서 계속 거기 있는 것 뿐이다.

 

누군가에게 휩쓸리는 느낌이라고?

 

그건, 행동하기를 선택한 시민들을 무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다들 자기 의사로 결정하는 것이고, 아무리 가지 말라 붙잡아도 스스로 그 곳에 남기 싫으면 집에 돌아가면 된다. 강제로 시위에 참여하기를 종용하는 사람도 없고, 밤을 새라고 명령하는 사람도 없다. 강제력있는 어떤 소속집단들이 대거 엄청난 규모로 그 현장을 메우고 있지도 않다. 삼삼오오 동호회 단위로, 동아리 단위로, 회사, 친구 등등 뿔뿔이 작은 단위로 모여서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걸 휩쓸려가는 기분이라고 말할 수 가 있는걸까.

 

 

사실, 현재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집회는 맨 처음 명목이었던 광우병쇠고기 수입 반대가 아니다. 그렇지만, 애초에 사실 쇠고기 시위의 그 근원에는 이명박정부가 해온, 그리고 앞으로 할 많은 정책들에 대한 국민적 반대가 있었다.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단지 쇠고기 때문이었다면 여기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경찰의 무력강제진압이 이루어지면서 국민들은 '무기'라는 것을 들고있지도 않은, 그러니까 온몸뚱이 하나 말고는 저항할게 없는 시민에게 폭력을 가하는 공권력에 분노하고 있다. 때문에 쇠고기 문제가 여태껏 정부에 대해 '쌓인'불만에 터져나오는 계기였다면, 지금은 그 불만들이 총체적으로 '현실화'되어 나타나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현재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집회는 폭력경찰에게 되돌려 폭력을 행사하는 그런 집회가 아니고, 길을 막아선 버스가 '불법주정차'라며 '불법주차스티커'를 붙여주고, 다친 전경도 치료해주고, 여기 저기서 노래부르고 공연하는 사람들이 있는 그런 시위다. 폭력을 자행하는 전투경찰 앞에서도 '비폭력'을 부르짖으며 이루어지고 있는 민주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의 지식운동에 다름 아니란 말이다. 

 

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매국노나 정치의식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진 않겠다. 그들도 거리에 나와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름의 판단을 내리고 있는 의식있는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거리에 나와있는 시민들을 고작 '선동당하는' 무지한 사람으로 폄하해서 생각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 이전에, 행동하지 않는 당신에게 혹시 현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지 않았는지를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