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라벌과 달구벌을 축으로 형성된 소위 자갈문화권에서 통용되는 여러 아름다운 표준어 중에는 “따까리” 라는 용어가 있다. 물론 서울 인근에서도 ‘시다바리’란 쌍스러운 용어와 함께 ‘자질구레한 심부름을 맡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쓰이긴 하지만, 자갈문화권에서 처럼 폭넓은 어의는 지니지 못하고 있다. 자갈문화권에선 먼저 따까리라 하면 덮개가 달린 모든 사물의 ‘뚜껑’을 의미하기도 하고, 상처가 아문 자리의 딱지 등을 일컫기도 한다. 게다가 ‘한’이라는 관형사가 붙으면 완전히 다른 의미의 새로운 단어로 태어난다.
한따까리...
자갈문화권에도 아주 지엽적으로는 저녁에 대포 한잔 하자는 권유의 의미로 쓰일 때가 있다. 즉, ‘오늘 저녁에 한따까리 하자!’는 저녁에 가볍게 한잔 하자는 의미로 통한다. 하지만, 한쪽이 없거나 현저히 작은 부랄의 경우가 아닌 이상, 한국의 젊고 정상적인 부랄의 소유자들에겐 이 ‘한따까리’가 또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그것은 기합이나 체벌, 얼차려 등으로 순화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행사하는 육체적인 고통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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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한따까리의 추억이 하나 있다. 군대시절, 그것도 자대배치를 받은 후가 아닌, 논산훈련소에서의 기억이다. 1월에 입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논산훈련소에서도 곧 설날이 찾아왔었다. 천만다행으로 군대에서도 설날은 훈련은 하지 않았다.
설날 오후, 내부반과 밴소 말고는 이동이 철저히 제한되는 훈련병 신분이었는데, 기간병 한 명이 내게 오더니 따라 나오라고 한다. 그가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옆 중대의 소대장실이었다. 나는 살짝 쫄고 있었다.
‘필시 어젯밤에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 핀 것이 걸린게로구나...’
음... 금새 나는 대강... 빠따 스무대에 대가리 박어 30분... 이란 견적이 나왔다. 궁디의 근육을 한껏 이완시키고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언넘이 하나 들어 온다. 옆 중대의 소대장이란다. 그때는 작대기 하나만 달고 있는 이등병도 저승사자나 옥황상제로 보였었는데 다이아몬드 모양의 소위 계급장이 빛나는 소대장을 앞에 두고 있다.
그가 내 어깨를 툭 건드린다. “훈병 히/로/뽕!” 악을 쓰고 소리를 질렀다. “시끄럽다 띠발라마!”
많이 듣던 음성이다.
그 소대장은 시골에서 우리 옆집에 살던 형이었다. 딴에는 입소한 훈련병 중에 나를 발견했기에 설날이고 해서 좀 챙겨주려고 했던 모양이다. 훈련소도 꼴에 군대라고...마땅히 동생한테 챙겨 줄 게 없었던 형은 피엑스에서 맥주 몇 병을 사 들고 와서 내게 권했다. 거의 한달 만에 보는 술이라 눈이 번쩍 띄었지만 저걸 마시고 난 뒤에 벌어질 일을 생각하면 차마 잔을 잡을 수 없었다. 오만삼천칠백서른두가지의 걱정이 밀려왔지만... 그래도 맞을 땐 맞더라도 일단은 마시고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소대장 형과 훈련병 뽕은 그날 오후 두어시간을 소대장실에서 맥주를 마셔댔다. 헤벌레한 자태로 담배까지 꼬나물고, 소대장한테 반말까지 까면서... 꿈 같은 달콤한 시간은 금새 지나가고, 곧 우리 소대의 기간병이 맡겨둔(?) 나를 찾으러 왔었다.
대강 M16 개머리판으로 등짝 몇 번 찍히고, 워카로 초때(?) 몇 대 까이고, 이불빨래 하듯 잠시 여럿으로부터 구석구석 자근자근 밟히기도 하고 나서 휴식을 겸한 대가리박기를 한 이십분 했다. 뭐 양호하고 순탄하게 절차를 밟은 셈이다.
그리고 정리를 겸한 마지막 한따까리가 하달됐다. 그것은 취사장에 노동 지원 나가라는 명령이었다. 너무 시시했다. 완전군장에 취침시까지 뺑뺑이를 예상했었는데...고작 취사장 지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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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메뉴는 시래기 동태국이었다. 우리 때는 양배추김치와 더불어 겨울철 단골메뉴였다. 내가 해야 될 한따까리는...동태국에 들어갈 동태를 손질하는 일이었다. 나보다 더한 고문관 한넘과 둘이서 30짝이 넘는 동태를 손질해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던 동태국이 하도 색깔도 시커멓고 맛도 무쟈게 쓴맛이 나서 궁금히 여기고 있었다.
짧은 시간에 그 많은 동태를 손질하기엔 처음부터 무리였다. 하지만 내 입에 들어갈 음식이고 내 동료 전우들이 먹을 음식이라 생각하여 정성껏 한마리 한마리 손질하기 시작했다. 우선 배를 가르고 씰데없는 내장은 발라내고, 지느르미 잘라내고, 대가리, 몸통, 꼬리부분으로 삼등분하고 잘 씻어서 정성스레 한마리 한마리 손질을 했다.
삼분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 한 짝도 손질하지 못했다. 이거 생각보다 힘들구나... 무엇보다 손이 시려 미칠 지경이었다. 앞으로 두 시간 내로 끝내야 되는데... 내가 동태를 다듬는 꼴을 지켜보던 취사병노무새끼 하나가 다가 오더니 육두문자 범벅의 일장 연설을 하더니 가볍게 또 한따까리를 시킨다.
손을 깍지 끼고선 푸시 업을 시킨다. 꽁꽁 언 손이 부서질 듯한 통증과 함께 온몸은 금새 땀으로 범벅이 된다. 그 짧은 시간에 이 엄동설한 속에서 우리를 땀나게 하는구나... 기특한 놈이다.
이제 두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내에 스무짝이 넘는 동태를 손질해야 한다. 에라 모르겠다. 내장 손질은 생략! 그냥 지느러미만 떼고 동태를 삼등분하여 씻는 통에 집어 던진다. 바쁘다 바뻐! 시간은 자꾸 가고 동태더미는 좀처럼 줄지 않는다. 에라 모리겠다. 지느러미 손질 생략! 기냥 동태를 잘라 넣기만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에라 모리겠다. 취사장에는 손도끼가 있었다. 그걸로 대충 찍어 동태를 이등분만 해서 이제 솥으로 바로 던져 넣는다.
그날 저녁... 나는 동태국을 먹지 않았다. 전우여 미안하다. 가장 처절한 기억의 한따까리였다. 그날 이후로도 아직까지 나는 동태국을 입에 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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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계신 꽝아지매한테 한따까리는 또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기가 찰 노릇이다. 인절미 제조과정이나 주부의 세탁업무에다 은유하는 말은 들어봤지만... 꽝아지매가 저녁부터 히죽히죽 코맹맹이 소리로 간살을 떨어 쌌는다.
‘이기 뭘 잘못 묵었나...’
뉴스가 끝나고... 드라마 한자락 같이 보고 나니 잘 시간이 벌써 다가온다. 샤워를 하고 들어오는 꽝아지매... 촉촉히 젖은 머릿결...극히 간소한 옷차림...비누를 대신한 향긋한 바디 거스기 냄시... 완전평면 테레비에 건포도 두개 붙은 형상의 거스기를 살짝 노출시키며 아지매는 내게 속삭인다.
한따까리...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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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벌과 달구벌을 축으로 형성된 소위 자갈문화권에서 통용되는 여러 아름다운 표준어 중에는 “따까리” 라는 용어가 있다. 물론 서울 인근에서도 ‘시다바리’란 쌍스러운 용어와 함께 ‘자질구레한 심부름을 맡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쓰이긴 하지만, 자갈문화권에서 처럼 폭넓은 어의는 지니지 못하고 있다. 자갈문화권에선 먼저 따까리라 하면 덮개가 달린 모든 사물의 ‘뚜껑’을 의미하기도 하고, 상처가 아문 자리의 딱지 등을 일컫기도 한다. 게다가 ‘한’이라는 관형사가 붙으면 완전히 다른 의미의 새로운 단어로 태어난다.
한따까리...
자갈문화권에도 아주 지엽적으로는 저녁에 대포 한잔 하자는 권유의 의미로 쓰일 때가 있다. 즉, ‘오늘 저녁에 한따까리 하자!’는 저녁에 가볍게 한잔 하자는 의미로 통한다. 하지만, 한쪽이 없거나 현저히 작은 부랄의 경우가 아닌 이상, 한국의 젊고 정상적인 부랄의 소유자들에겐 이 ‘한따까리’가 또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그것은 기합이나 체벌, 얼차려 등으로 순화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행사하는 육체적인 고통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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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한따까리의 추억이 하나 있다. 군대시절, 그것도 자대배치를 받은 후가 아닌, 논산훈련소에서의 기억이다. 1월에 입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논산훈련소에서도 곧 설날이 찾아왔었다. 천만다행으로 군대에서도 설날은 훈련은 하지 않았다.
설날 오후, 내부반과 밴소 말고는 이동이 철저히 제한되는 훈련병 신분이었는데, 기간병 한 명이 내게 오더니 따라 나오라고 한다. 그가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옆 중대의 소대장실이었다. 나는 살짝 쫄고 있었다.
‘필시 어젯밤에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 핀 것이 걸린게로구나...’
음... 금새 나는 대강... 빠따 스무대에 대가리 박어 30분... 이란 견적이 나왔다. 궁디의 근육을 한껏 이완시키고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언넘이 하나 들어 온다. 옆 중대의 소대장이란다. 그때는 작대기 하나만 달고 있는 이등병도 저승사자나 옥황상제로 보였었는데 다이아몬드 모양의 소위 계급장이 빛나는 소대장을 앞에 두고 있다.
그가 내 어깨를 툭 건드린다.
“훈병 히/로/뽕!” 악을 쓰고 소리를 질렀다.
“시끄럽다 띠발라마!”
많이 듣던 음성이다.
그 소대장은 시골에서 우리 옆집에 살던 형이었다. 딴에는 입소한 훈련병 중에 나를 발견했기에 설날이고 해서 좀 챙겨주려고 했던 모양이다. 훈련소도 꼴에 군대라고...마땅히 동생한테 챙겨 줄 게 없었던 형은 피엑스에서 맥주 몇 병을 사 들고 와서 내게 권했다. 거의 한달 만에 보는 술이라 눈이 번쩍 띄었지만 저걸 마시고 난 뒤에 벌어질 일을 생각하면 차마 잔을 잡을 수 없었다. 오만삼천칠백서른두가지의 걱정이 밀려왔지만... 그래도 맞을 땐 맞더라도 일단은 마시고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소대장 형과 훈련병 뽕은 그날 오후 두어시간을 소대장실에서 맥주를 마셔댔다. 헤벌레한 자태로 담배까지 꼬나물고, 소대장한테 반말까지 까면서... 꿈 같은 달콤한 시간은 금새 지나가고, 곧 우리 소대의 기간병이 맡겨둔(?) 나를 찾으러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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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대...
“너 이ㅅ끼 술ㅊ먹었냐?”
“흔비용! 휘/료/삐용! 쪼매 무...무... 딸꾹! 무거습미다!”
정신은 말짱한데... 혀가 말을 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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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따까리 했다.
대강 M16 개머리판으로 등짝 몇 번 찍히고, 워카로 초때(?) 몇 대 까이고, 이불빨래 하듯 잠시 여럿으로부터 구석구석 자근자근 밟히기도 하고 나서 휴식을 겸한 대가리박기를 한 이십분 했다. 뭐 양호하고 순탄하게 절차를 밟은 셈이다.
그리고 정리를 겸한 마지막 한따까리가 하달됐다. 그것은 취사장에 노동 지원 나가라는 명령이었다. 너무 시시했다. 완전군장에 취침시까지 뺑뺑이를 예상했었는데...고작 취사장 지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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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메뉴는 시래기 동태국이었다. 우리 때는 양배추김치와 더불어 겨울철 단골메뉴였다. 내가 해야 될 한따까리는...동태국에 들어갈 동태를 손질하는 일이었다. 나보다 더한 고문관 한넘과 둘이서 30짝이 넘는 동태를 손질해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던 동태국이 하도 색깔도 시커멓고 맛도 무쟈게 쓴맛이 나서 궁금히 여기고 있었다.
짧은 시간에 그 많은 동태를 손질하기엔 처음부터 무리였다. 하지만 내 입에 들어갈 음식이고 내 동료 전우들이 먹을 음식이라 생각하여 정성껏 한마리 한마리 손질하기 시작했다. 우선 배를 가르고 씰데없는 내장은 발라내고, 지느르미 잘라내고, 대가리, 몸통, 꼬리부분으로 삼등분하고 잘 씻어서 정성스레 한마리 한마리 손질을 했다.
삼분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 한 짝도 손질하지 못했다. 이거 생각보다 힘들구나... 무엇보다 손이 시려 미칠 지경이었다. 앞으로 두 시간 내로 끝내야 되는데... 내가 동태를 다듬는 꼴을 지켜보던 취사병노무새끼 하나가 다가 오더니 육두문자 범벅의 일장 연설을 하더니 가볍게 또 한따까리를 시킨다.
손을 깍지 끼고선 푸시 업을 시킨다. 꽁꽁 언 손이 부서질 듯한 통증과 함께 온몸은 금새 땀으로 범벅이 된다. 그 짧은 시간에 이 엄동설한 속에서 우리를 땀나게 하는구나... 기특한 놈이다.
이제 두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내에 스무짝이 넘는 동태를 손질해야 한다. 에라 모르겠다. 내장 손질은 생략! 그냥 지느러미만 떼고 동태를 삼등분하여 씻는 통에 집어 던진다. 바쁘다 바뻐! 시간은 자꾸 가고 동태더미는 좀처럼 줄지 않는다. 에라 모리겠다. 지느러미 손질 생략! 기냥 동태를 잘라 넣기만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에라 모리겠다. 취사장에는 손도끼가 있었다. 그걸로 대충 찍어 동태를 이등분만 해서 이제 솥으로 바로 던져 넣는다.
그날 저녁... 나는 동태국을 먹지 않았다. 전우여 미안하다. 가장 처절한 기억의 한따까리였다. 그날 이후로도 아직까지 나는 동태국을 입에 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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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계신 꽝아지매한테 한따까리는 또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기가 찰 노릇이다. 인절미 제조과정이나 주부의 세탁업무에다 은유하는 말은 들어봤지만... 꽝아지매가 저녁부터 히죽히죽 코맹맹이 소리로 간살을 떨어 쌌는다.
‘이기 뭘 잘못 묵었나...’
뉴스가 끝나고... 드라마 한자락 같이 보고 나니 잘 시간이 벌써 다가온다. 샤워를 하고 들어오는 꽝아지매... 촉촉히 젖은 머릿결...극히 간소한 옷차림...비누를 대신한 향긋한 바디 거스기 냄시... 완전평면 테레비에 건포도 두개 붙은 형상의 거스기를 살짝 노출시키며 아지매는 내게 속삭인다.
“쟈갸~ 우리 한따까리 하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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