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광장에는

강태경200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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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광장에는 성난 백성이 모여 작은 촛불을 들고 행진한다.

그들이 들고 있는 것은 짧은 한숨에도 꺼져버릴 촛불일진대,

그들이 내딛는 발걸음은 희망으로 나가려는 연약한 걸음마일진대,

누가 그 초에 거센 물을 퍼붓고 군화로 그 여린 발을 짓밟는가?

 

지금 광장에는 모두를 걱정하는 착한 이웃이 모여 서로 기대어 탄식한다.

몇몇은 지난 겨울 자신이 내린 결정을 겸허하게 반성하고,

몇몇은 올 봄 새롭게 가져본 기대의 끈을 놓아버린다.

누가 이들의 가슴에 큰 돌덩이를 들여놓았는가?

 

지금 광장에는 겸손한 주인이 모여 우리가 나갈 길을 외친다.

그들은 이 나라가 제것이라고 떠벌이지도

자신이 영웅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데

푸른 기와집에 앉아 선지자 시늉을 하는 자는 무엇이 두려워 귀를 막는가?

 

지금 광장의 참담함에 뜨거워지지 않는 자는 심장이 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