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옴] 살수차 물대포 위력의 물리계산 설명.

양희문2008.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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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물리 관련 이야기를 잘 안 쓰는 편이지만, 저는 물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박사과정 대학원생입니다. 어제, 비폭력을 외치는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직사해 놓고서는 신체에 전혀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신 한 용감하신 경찰 간부님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는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규정을 어기고 사람에 대해 근거리에서 물대포를 직사하고 있는 장면

6월 1일, 서울경찰청 명영수 경비과장님은 기자 브리핑에서 "물대포는 경찰 사용장구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며 "경찰봉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살수차의 물이 20미터밖에 나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고, "직사라는 것은 수압이 기본적으로 제어 고정되기 때문에 신체에 전혀 피해가 없다"라고 말씀하셨죠.

명영수 총경님

사용지침에 20 미터 이내의 근거리 시위대를 향하여 직접 살수포를 쏘아서는 안 된다고 해 놓은 걸 보면 이 살수포, 즉 물대포가 분명 직격으로 20 미터 이상 쏠 수 있는 것일 테니, 최대한 약하게 잡아서 살수포의 물이 20 미터까지만 나간다고 가정해 보죠.

여기서 20 미터 나간다고 가정할 때, 직격으로 발사하는 걸 가정했으니, 편의상 살수포에서 물을 발사하는 각도는 지면과 평행하다고 가정하고, 시위 당시에 살수포에서 살수한 높이를 4 미터 정도라고 가정해 봅시다. 살수포에서 발사된 물은 포물선 운동을 하므로,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배우는 등가속도 운동의 공식을 사용하면 발사될 때의 물의 속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지면에 평행한 방향으로 던져진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과 그 물체의 운동

어떤 물체를 지면으로부터 4 미터 높이에서 지면과 평행하게 던졌는데 그 물체가 20 미터 떨어진 위치에 떨어졌다면, 그 물체에 지면에 수직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은 중력 뿐이므로, 그 물체가 지면에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임의의 물체가 4 미터를 자유낙하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같겠죠? 그러면 ½gt² = 4 (여기에서 g는 중력가속도, 9.8 m/s²)라는 등가속도 운동 공식에서 t = 0.9 초 정도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 시간 동안 수평 방향으로 20 미터를 움직이므로 수평 방향 속도는 v = s/t 라는 식에서 22.1 m/s 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걸 좀 더 친숙한 km/h 단위로 바꿔보면 79.7 km/h 정도 됩니다. 날아가는 동안 공기 저항 같은 것 때문에 속력이 조금 줄어들 수 있겠지만, 어림잡아 80 km/h 정도의 속력으로 목표를 가격한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 이제 살수포에서 발사되는 물의 양을 구해 봅시다. 살수포의 구경을 아주 작게 잡아 10 cm라고 해 보죠. 그러면 단면적은 78.5 cm² 정도입니다. 위 계산에서 발사 속도가 22.1 m/s 라고 했으니까 단면적 곱하기 초당 분출되는 길이를 구하면 초당 분출되는 물의 부피를 알 수 있겠죠? 22.1 m/s = 2210 cm/s 니까 물이 초당 2210 cm 씩 발사됩니다. 여기에다 단면적을 곱하면 174000 cm³ 라는 부피가 나옵니다. 초당 174000 cc 씩 발사되는 것이고, 1,000 cc = 1 L 이므로 리터 단위로는 174 L 씩 발사되는 거죠. 물의 밀도는 1 g/cc = 1 kg/L 니까 물이 무려 초당 174 kg 씩 발사되고 있는 거군요.

따라서 살수포를 직격으로 맞으면 초당 174 kg 씩의 물덩어리가 80 km/h 의 속도로 와서 부딪히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대충 어느 정도인지 느낌이 오시나요? 물을 1초 동안 맞는다고 할 때, 살수포에서 <embed width="100%" height="100%" wmode="transparent" id="hssuhtistorycom3504463" src="http://cfs.tistory.com/blog/plugins/CallBack/callback.swf?destDocId=callbacknesthssuhtistorycom3504463&id=350&callbackId=hssuhtistorycom3504463&host=http://hssuh.tistory.com&float=left&" allowScriptAccess="always" menu="false"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발사된 물이 좀 퍼져나가는 것 등을 감안해서 그 물의 절반만 몸에 맞는다고 쳐도, 87 kg의 물이 80 km/h의 속도로 몸을 강타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정도면 체중 87 kg인 사람이 80 km/h의 속도로 태클을 거는 거랑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100 미터를 10초에 달리는 속력을 km/h 단위로 환산하면 36 km/h 가 되는데요, 체중이 90 kg 가까이 되는 거구가 100 미터를 5 초(!)에 달리는 속력으로 달려와서 태클을 넣는 정도라고 보면 되겠죠.

사람이 태클하는 거면 어떻게 피해보기라도 하겠지만...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려 볼까요? 맨 위에 있는 사진에서처럼 위에서 아래로 발사되는 물대포를 "1초" 동안만 맞는다고 하면 대충 87 kg의 물덩어리가 80 km/h의 속도로 머리를 가격하는 셈인데요, 이걸 동네 아이들이 가끔 즐겨하는 물폭탄 놀이하고 연계시켜 보겠습니다.

물폭탄. 1 kg 쯤 되겠습니다. 근데 87 kg 짜리 물폭탄이 내 머리 위로 떨어진다면?

아까 살수되는 속도가 22.1 m/s 라고 했는데, 물폭탄을 떨어뜨려서 (공기저항을 무시할 때) 22.1 m/s 의 속도에 다다르려면 어느 높이에서 떨어뜨려야 할지 에너지 보존 법칙으로부터 계산해 보겠습니다. 물덩어리를 투하하는 높이를 h라고 할 때, 그 물덩어리의 질량을 m이라고 하면 물덩어리의 위치에너지는 mgh로 쓸 수 있고, 그게 지면에 떨어질 때 속력을 v라고 하면, 운동에너지는 ½mv² 이니까 mgh = ½mv² 이라는 식에서 h는 대략 30 미터 정도가 나옵니다. 30 미터면 한 층을 3 미터라고 가정할 때 10 층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건데요, 그 물의 무게가 보통 아이들이 던지는 물폭탄처럼 1-2 kg이 아니고 무려 87 kg입니다. 사람 몸의 비중이 거의 1 정도로 물의 비중하고 비슷한데, 대충 덩치 좀 있는 건장한 남성하고 같은 크기의 물덩어리를 물폭탄으로 떨어뜨린 걸 맞는 거랑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어때요? 제가 87 kg 짜리 물폭탄 10층에서 떨어뜨릴 테니까 밑에서 그 물폭탄 한 번 맞아보시겠습니까? 괜찮으시겠어요?

1 kg 쯤 되는 물폭탄 3-4층 높이에서 던지면 요렇게 되죠. 저것도 맞으면 정말 위험합니다.

물론 물은 유체고, 87 kg 이라는 질량이 1초에 걸쳐서 충돌하는 상황이라는 걸 감안하면 위에서 계산한 것보다는 충격이 약하겠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저 정도의 충격으로 몸을 때리는데도 "신체에 전혀 피해가 없다"라고 말한다면 저는 그 사람이 무식하거나 아니면 나쁜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밖에는 결론을 내릴 수 없군요.

공부하세요. 물리 공부가 필요하시면 제가 바쁜 시간 쪼개어 특별히 두어 시간 정도는 강의해드릴 수 있습니다. 명과장님의 사회적 지위를 감안해서 싸게 두 시간에 백만원에 해 드리겠습니다. 다른 총경님 데리고 오시면 명과장님은 특별히 반 값만 받겠습니다.

조만간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이번 진압 때 전경분들이 사용한 진압봉과 방패의 충격에 대해서도 한 번 강의를 올리겠습니다.

그럼 그 때까지 강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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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그 안전하다던 물대포의 위력

 

[퍼옴] 살수차 물대포 위력의 물리계산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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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 과장님 전 지금 아직도 온몸이 쑤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