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이며 배우인 "에단 호크"

최정래2008.06.03
조회187

 

 

평소에 호감을 갖고 있는데, 어느날 문득 그녀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된다면..

"넌 연애하기는 좋은데, 어쩐지 결혼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남자같아.."

난 그런 남자였다. 난 적당히 여자를 웃길지도 알고 울리기도한다.

간혹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무슨 생각을 하려는지 확신같은 예상을 하기도한다. 물론 틀리는 경우가 나날이 많아지지만 말이다.

그도 그런 것같다. 에단 호크. 편안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 보기에는 어딘지

불편해 할것 같고 도무지 가늠이 불가능해 보이는 남자가, 책을 쓰는 작가이며 배우인 에단 호크다.

좀 더 그를 자세히 알고싶다면 두 아이를 낳고 그와 함께 6년간을 살아본 우마 서먼에게 물어보는게 가장 쉬울테지만 샤방한 이 사내,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이 넘치는 이 사내, 에단 호크의 영화는 지금 봄과 여름의 그 틈새에서 만나는것이 가장 적당하다.

셀린이 말한다. 친구와 통화하기 위해 잡고있는 수화기가 가는 부들거림으로 흔들린다.

"사실은 나도 같이 내리고 싶었어. 짧게 대화를 나눴는데 너무 멋있어서 맘을 뺏겼거든.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아름답게 빛나는 파란 눈에 예쁜 분홍색 입술. 기름기 흐르는 머리.. 키는 큰 편이고 좀 덤벙대. 무엇보다 고개를 돌린 날 쳐다보는 그애 눈빛이 좋아. 키스할땐 사춘기 소년같아서 너무 귀여워. 그런데 나를 무서워할까봐 걱정이야..."

 

 

 

<비포 선 라이즈>에서 셀린이 그에대한 자신의 마음의 고백을 친구에게 하는 이 장면은 그를 만나지 않아도 그의 모든 것이 보여지고 표현된 '제맛'의 씬이다. 제시는 여느 남자와 사뭇다른 모습을 보인다. 보통 남자라면 여자의 환심을 사기위해 갖가지 잔꾀를 부리고 수작을 부리지만, 그래서 플레이보이처럼 미리 읽혀지게 하지만, 제시는 말을 걸기위해 수차례나 불안한듯 그녀의 눈치를 살피고 홀깃거린다. 이런 남자에게, 안빠져들 여자가 몇이나 될까? 그래서 그는 동생같은 남자친구처럼 비쳐질때가 많은 모양이다. 누나들이 같이 대화를 하고 함께 잠을 잘수 있는 남동생을 한명쯤 '소유'하는 낭만을 꿈꾸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올해 서른 여덟인 그가 영화에 데뷔한 것은 1985년이었을만큼 나이에 비해 긴 경력을 자랑한다. <익스플로러>로 시작된 그의 영화 경력은 <죽은 시인의 사회,1989>에서 처음 대중의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되었다. 이후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는 <얼라이브,1993>, <리치 인 러브>등을 거치면서 차곡차곡 자신의 길을 걸어왔지만 정작 자신을 알린 작품은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선 라이즈,1995>였다. 셀린으로 분한 '줄리 델피'와 호흡을 맞춘 이 작품은 훗날 자신의 창작활동의 시발점이 된 <이토록 뜨거운 순간>의 모티브를 제공한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

그후 그는 <가타카,1997>를 촬영하던 도중 사랑에 빠진 우마 서먼을 만나 이듬해 5월 결혼을 하게 되었다. 2000년 그는, 자신이 연기 생활을 하는 평생동안 한번할까말까한 세익스피어극 <햄릿>에 출연 '햄릿'으로 분해 모던한 햄릿을 연기했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는 언제나 부실한 사내처럼 보이거나 연약한 이미지에 너무 노출된 나머지 진정, 자신이 원하는 연기관을 펼칠 기회가 놓치고 있는듯했다. 그런면에서 덴젤 워싱턴과 공연한 <트레이닝 데이,2001>는 대반전이었다.

처음으로 그는 로맨스 영화에서의 따스한 매력을 벗어난 듯한 번뜩이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두 배우의 상반된 캐릭터에 힘입어 흥행은 물론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2004년 그는 근 10년만에(정확히 9년) 다시 리처드 링클레이터와 '셀린' 줄리 델피와 함께 제시로 돌아갔다. 기차역에서 헤어진 후, 10년의 세월은 영화상의 두 사람은 물론 실제의 모습에서도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전작보다 못한 속편이 되는 악평이 쏟아졌다.

2006년 그는 자신이 직접 메가폰을 잡고, 출연을 겸한 자신의 소설집인 <이토록 뜨거운 순간,Hottest State>을 발표하여 <첼시 월스>이후 5년만에 감독으로 선회했다.

그는 올해, 무려 4편의 영화를 출연하며 다시 뜨거운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제시'처럼 보일때가 가장 아름답다. 비록 아직 '셀린'같은 여자를 만나지 못했다하더라도 조심스럽고 곁눈질을 선보일때의 제시가 그를 느끼게 하고 기억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