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line...

지희정200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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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틀 전 시민들이 여러대의 전경 버스를 끌어냈던 새문안 교회 앞.
두 대의 전경버스가 굳건히 막고 서 있는 모습은 답답하기만 하다.


across The line...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선이 그어지고, 우리는 당당히 말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시민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시민으로 하나의 구성원으로 모두 같은 사람이고 모두 같은 땅을 딛고 있는 생명임이 분명하고, 그들도 부모가 있고, 자식이 있는 아버지들, 아들들 인데, 단 한사람의 권력을 위해 단 한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렇게 서로 다른 입장이 되어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다. 극도로 긴장된 이 속에서 나름의 여유와 웃음을 애써 지어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날이 밝아 올 수록, 힘들고 지치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예민한 상황으로 치닫고, 결국 두텁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그어져 있던 위태로운 선은 날카롭고 높은 벽이 되어 잔인하게 부딛힌다. 벌써 한달째 반복되고 있는 이 선은 언제쯤이나 사라질 수 있을지...

시위는 예전처럼 화염병을 던지거나 과격하지 않다. 새벽이 되기 전 까지는 평화롭고 하루하루를 지날 때 마다 하나의 문화 축제로 변화를 거듭나고 있으며, 전경 버스에 올라가 방패로 찍혀 떨어지는 사람을 받아내고, 전경에게 잡혀 끌려 올라가는 사람을 '풀어줘~ 풀어줘~' 라는 구호를 외치며, 작은 폭죽을 쏘고, 기껏해야 손에들고 있던 음료수 팩을 던지는 수준이다. 여기저기서 밴드들이 시민들과 노래를 부르며 즐기고, 어떤 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토론이 한참이다. 아버지는 지난날의 시위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들에게 구석구석 산책하며 설명하고, 심지어 3살부터 초등학생까지 부모님의 손에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곳곳에서 노래를 부르며 뛰어다닌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전경들은 마구잡이로 물대포를 쏘고, 군화로 방패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을 서슴치 않았으며,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생방송으로 그 모습들이 퍼져나갔고, 입다물고 있던 방송국도 무슨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는지 지금은 버젓히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2008년 현재, 80년대 처럼 5공화국 시절도 아니고, 그토록 많은 피와 삶의 희생을 치루고 이루어낸 민주화는 이렇게 또 다른 길의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시민들이 만들어가고 있다. 새로운 문화를 그리고 새로운 역사를...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분노와 폭력이 아닌 평화로운 문화로 그리고 조용한 기다림으로 지키려고 하고 있다.

긴장의 폭풍속에 있으려면, 긴장을 중심을 바른 눈으로 그리고 깨끗한 정신으로 바라 볼 수 있어야 하겠다. 그저 외면하고 숨어있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당당히 말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은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그 많은 시간을 지나 온 이 나라의 시민들이 모르겠는가... 하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모른다니 참 통탄할 일이다. 숨어있지 말고 나오세요. 이 고집불통 독선에 빠져있는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