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복도에서 참 오랜만에 그 남자와 마주쳤습니다. 마주쳤다기보단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그 남자의 뒷모습을 그녀가 알아본 거라고 할 수 있죠. 내가 좋아하긴 좋아했었나보네. 몇 년만에 보는데 어떻게 한번에 알아보냐. 스스로도 놀라웠던 그녀. 그 남자는 그녀로 하여금 한동안 맘설레게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있다는 말에 눈물까지 짜내게 했던 사람이기도 했고, 얼굴도 못본지 몇년이 지나는동안 애달픔은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도 어쩐지 가슴이 두근대는 느낌. 그런 스스로가 웃기다고 생각한 그녀는 남자의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려 한껏 씩씩하게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 와, 이제 몇 년만이에요? 그녀를 알아보고는 놀라며 반가워하는 남자의 웃음. 눈간 그 눈부신 웃음에 또 한번 심장이 요동쳤던 그녀는 '이러면 안된다' 싶었는지 남자의 등짝까지 때리며 큰소리로 말합니다. - 정들게 왜 웃고 그래요. 그나저나 여전하시네요? 방금도 여자친구랑 통화한 거 맞죠? 아유, 두 사람은 헤어지지도 않네. 헤어지면 내가 확 잡아서 사귈라 그랬는데..호호호 소도 때려잡을 털털한 기세. 그런 그녀를 보며 좀 당황스럽다는 표정이 된 남자.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싶은지 말을 바로 잡습니다. - 그때 사귀던 여자친구랑은 헤어졌어요. 좀 됐는데, 그나저나 많이 씩씩해지셨네요? 예전엔 되게 조용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표정관리를 할 수 없는 상황. 여자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45도 꺽었다가 손을 막 부비더니 결국 난데없는 소리를 꺼내고 맙니다. - 아, 그러셨구나.. 그럼, 저기.. 그럼 제가.. 소개팅이라도 시켜드릴까요? 어디선가 메아리치는 뻐꾸기 울음소리. 남자의 정중한 사양을 뒤로하고 여자는 헐레벌떡 복도의 반대편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넘어지지는 말자. 넘어지지는 말자. 여기서 발 꼬여서 넘어지면 그땐 정말 끝까지 다 보여주는거야. 제발, 화장실까지만 무사히 가자. 다행히 발이 꼬여 넘어지진 않았지만 그 날 이후 그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말을 실감하며 살았습니다. 정말이지 가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귀를 막고, 애국가를 부르고, 볼에다 바람을 잔뜩 집어놓고, 또 빼고, 그리곤 절망하는 표정으로 침대위에 몸을 던지고, 가슴 쾅쾅 두들기고.. 머리보다 입이 먼저 움직이고 말보단 가슴이 먼저 설치니 마음이 남아있는 상태에선 되는 일이 없다고, 이럴거면 차라리 두근거림을 들키는게 나았을 거라고,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다음에 만나면 미친척 고백이나 해볼까 하고, 참, 마음대로 안되는. 사랑을 말하다 1
사랑을 말하다 - #138
며칠전 복도에서 참 오랜만에 그 남자와 마주쳤습니다.
마주쳤다기보단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그 남자의 뒷모습을
그녀가 알아본 거라고 할 수 있죠.
내가 좋아하긴 좋아했었나보네.
몇 년만에 보는데 어떻게 한번에 알아보냐. 스스로도 놀라웠던 그녀.
그 남자는 그녀로 하여금 한동안 맘설레게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있다는 말에 눈물까지 짜내게 했던 사람이기도 했고,
얼굴도 못본지 몇년이 지나는동안 애달픔은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도 어쩐지 가슴이 두근대는 느낌. 그런 스스로가 웃기다고 생각한 그녀는
남자의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려 한껏 씩씩하게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 와, 이제 몇 년만이에요?
그녀를 알아보고는 놀라며 반가워하는 남자의 웃음.
눈간 그 눈부신 웃음에 또 한번 심장이 요동쳤던 그녀는 '이러면 안된다' 싶었는지
남자의 등짝까지 때리며 큰소리로 말합니다.
- 정들게 왜 웃고 그래요.
그나저나 여전하시네요? 방금도 여자친구랑 통화한 거 맞죠?
아유, 두 사람은 헤어지지도 않네. 헤어지면 내가 확 잡아서 사귈라 그랬는데..호호호
소도 때려잡을 털털한 기세. 그런 그녀를 보며 좀 당황스럽다는 표정이 된 남자.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싶은지 말을 바로 잡습니다.
- 그때 사귀던 여자친구랑은 헤어졌어요. 좀 됐는데,
그나저나 많이 씩씩해지셨네요? 예전엔 되게 조용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표정관리를 할 수 없는 상황.
여자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45도 꺽었다가 손을 막 부비더니 결국 난데없는 소리를 꺼내고 맙니다.
- 아, 그러셨구나..
그럼, 저기.. 그럼 제가.. 소개팅이라도 시켜드릴까요?
어디선가 메아리치는 뻐꾸기 울음소리.
남자의 정중한 사양을 뒤로하고 여자는 헐레벌떡 복도의 반대편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넘어지지는 말자. 넘어지지는 말자.
여기서 발 꼬여서 넘어지면 그땐 정말 끝까지 다 보여주는거야.
제발, 화장실까지만 무사히 가자.
다행히 발이 꼬여 넘어지진 않았지만
그 날 이후 그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말을 실감하며 살았습니다.
정말이지 가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귀를 막고,
애국가를 부르고, 볼에다 바람을 잔뜩 집어놓고, 또 빼고,
그리곤 절망하는 표정으로 침대위에 몸을 던지고, 가슴 쾅쾅 두들기고..
머리보다 입이 먼저 움직이고
말보단 가슴이 먼저 설치니 마음이 남아있는 상태에선 되는 일이 없다고,
이럴거면 차라리 두근거림을 들키는게 나았을 거라고,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다음에 만나면 미친척 고백이나 해볼까 하고,
참, 마음대로 안되는.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