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에게54 -맥주 파티를 준비하는 여자 -

송승식2008.06.13
조회109




- 맥주 파티를 준비하는 여자 -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5분에 한 번씩 확인해 보는 거,

그 사람이 했던 말이 자꾸 리플레이 되어 환청처럼 들리는 거,

마음이 헬륨가스 넣은 풍선처럼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거,

이거...그 증상맞죠..?

사랑이 찾아오면 일어난다는 그 증상..맞죠..?

드디어 내 인생에도 이런 꿈같은 일이 일어나는군요.

 

어제 고백... 받았어요.

속으론 너무 좋았는데,

좋아하는 티를 너무 내면..그 사람 마음이 쉽게 식을 것 같아서,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했어요.

하지만 내 마음은 그 자리에서..이미

“좋아요..기다리고 있었어요..”하고 바로 대답해 버렸습니다.

한..5년만인 것 같아요.

이런 새콤달콤한 연애 감정을 느껴보는 거..

얼마나 좋았으면, 글쎄 오늘 아침엔 알람시계 없이도 눈을 번쩍 떴다니까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잠자는 동안에도 밤새 설레어서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왜, 그런 상태 있잖아요,

맥박이 조금 빨리 뛰면서 얼굴은 홍조는 띠고 있는...약간의 흥분상태..?

그런 상태가 어젯밤부터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은 하루 종일 서점에 있어도

재테크나 30대 여성이여~당당해져라..뭐, 이런 종류의 책들만 눈에 띠었는데,

오늘은 계속 연애에 관한 지침서들만 눈에 들어오는 거 있죠..?

저기 카키색 모자를 눌러쓴 남자도 연애전선에 변화가 생긴 모양이에요.

벌써 몇 시간 째, 사랑에 관한 책들만 뒤적이고 있거든요.

아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에요.

나처럼 계속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이제 한 시간만 있으면 퇴근이에요.

빨리 퇴근하고 싶어요.

단짝 친구들 불러서 우리 집에서 맥주 파티 하기로 했거든요.

나의 연애세포가 다시 살아난 기념으로 한 잔 해야죠..

 

대학생처럼 보이는 한 커플이 계산대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영어교재를, 여자 친구는 소설책을 손에 들고 있네요.

“적립카드 있으세요? 네...그럼 주민번호 13자리를 눌러주세요..”

 

나의 연애가 얼마 만에 적립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누군가를 끊임없이 떠올리며 미소 짓는 게

이렇게 달콤하고 행복한 일인 지...이제야 알겠어요.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다는 말도 무슨 말인지도 알겠고,

세상이 달라 보인다는 말도 무슨 말인지도..이제야 알겠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고마워하라고,

사막에서 찾은 오아시스는 물이 아니라 생명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