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니츠가 미국 도살장 노동자와 농무부 검사관들을 수없이 인터뷰하고 몰래 잠입해 도살현장들을 확인·취재하고 사진까지 찍어, 상상하기 힘든 비인도적 도살 만행과 온갖 오물 및 병균으로 뒤범벅된 미국 도살장을 고발한 이 책은 1997년에 출간돼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제 10여년이 지났으니 미국 도살장도 많이 변했으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8년 5월, 그러니까 바로 이달에 쓴 한글판 서문을 아이스니츠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난 5년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한국은 유감스럽게도 다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시장을 개방했다. 한국인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의심을 품은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그리고 거리로 나와 촛불시위를 열고 국가적인 토론을 벌이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요구하는 서명에 5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서명한 것 또한 아주 잘한 일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식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살장을 관리하고 있다는 미국 농무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그는 고발한다.
아이스니츠는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는 일본에 비해 미국 전역 900여개 대형 도살장들을 관장하는 미 농무부는 전체 소의 1%에도 못 미치는 소들만 검사하는 현실을 떠올리면서, 2004년 워싱턴 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 한 마리가 발견된 뒤 ‘다우너’(일어서지 못하는 소)를 식용으로 도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령이 통과됐지만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쓰러진 소를 잠깐 동안 일으켜 세워 억지로 도축검사를 통과하도록 하는 비리를 방조하고 조장하는 농무부 소속 수의사들의 행태를 고발하고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가 시장에서 유통됐다는 증거가 발견된 적이 없다는 농무부 주장이 거짓임을 재확인한다.
은 광우병보다는 ‘자비로운 도살’ 규정을 어기고 다수의 가축들을 산 채로 가공하는 아비규환의 현장과, 비위생적인 고기 및 배설물 처리로 소·돼지·닭·말 고기들이 살모넬라, 오(O)157대장균, 리스테리아균 등에 오염되는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광우병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우리 관점에서는 초점이 비켜나 있지만, 미국산 쇠고기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광우병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성장촉진제 클렌부테롤의 다량 투입을 예로 보자. 클렌부테롤이 남아 있는 쇠고기를 먹을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농무부는 클렌부테롤 검사 결과 사용 흔적을 발견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농무부 기밀자료는 사용 사실과 도축 동물 세포의 극적인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지은이가 수집한 쇠고기 샘플의 3분의 1 이상에서 클렌부테롤 투여가 확인됐다. 그가 네덜란드에 미국산 쇠고기 샘플을 보내 검사한 결과 71개 샘플 중 26개가 클렌부테롤 양성반응을 보여 수년간 수만마리를 검사한 네덜란드산 송아지 샘플보다 더 많은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2003년 미국 회계감사원(GAO) 보고서는 농무부 수의사들이 찾아가서 직접 검사한 도살장은 전체의 63%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의 내장이 감염원인 오(O)157:에이치(H)7 대장균은 지금 미국 어린이들 신장질환의 주범이 돼 있다.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등을 유발하는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탓에 숨진 사람들 대부분은 그로 인한 2차질환인 심장마비나 폐기능 정지, 뇌졸중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돼 도살장 오염에 따른 실제 피해는 가려져 있다는 게 지은이 생각이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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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자행되고 있는 파탄적인 실상에도 미국소 안전하다고 할까? 이미 말했다시피, 미국은 이 시스템을 바꿀 생각이 없으며 바꿀 수 없다. 미국식 세계화를 위해 이 도축시스템은 필수적이다. 미국은 본래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과학을 기반으로 발전했다. 전쟁물자가 그러하고, GMO가 그러하며, 현재의 미친소가 그러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사회의 정직하고 발랄한 반란은 계속돼야 한다.
나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다. 내가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은, 자국 국민의 생존권과 생명권에 무신경한 미국정부와 한국정부이며, 반생명적 세계화다. 분과과학인 물리학이나 생물학등으로서 광우병을 논하려 하지 말라. 광우병은 합학(종학과학)으로서 바라봐야 한다. 에이즈도 초기에는 큰 논란거리가 아니었다. 허나, 그 치료불가능성과 전염성은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한 번 발병되면 한 사회가 아니라 전 세계를 위기에 몰아갈 수 있기에 문제인 것이다.
여고생에게 과학성이 있다는 근거는 여기에 있다. 현재의 한국에서 광우병을 합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주체는 고등학생들이다. 그들만이 위기감을 절실히 느끼고 먼저 촛불을 켰다. 생존권과 생명권이라는 새로운 권리요구를 '축제'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장한 것도 그들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이들이 정치성이 결여되고 개념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이들이야말로 미국의 파탄적 세계화에 정직하고 합리적이며 자부심을 갖고 대항하는 우리의 미래다.
더 이상 미친소가 안전하다는 미친(美親)발언은 삼가했으면 한다. 아직 학계에서도 논란 중이라고?학계라는 곳은 흡연이 건강에 무해하다는 논문도 현재 나오고 있는 곳이다. 현실 증언이 생생히 살아있는 이 도서를 보라. 미친소는 실험실에서 증명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장 바로 이곳에서 증명되는 것이다.
충격 고발! 미국소의 실체!
2008년 5월 27일(화) 오후 6:49 [한겨레신문]
[한겨레] 미 인도주의축산협 수석조사관 ‘도살장’ 잠입취재 보고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미국 농무부의 말을 믿어도 될까?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서 먹어도 아무 문제 없다고 주장하는 한국 정부와 일부 수입 지지자들이 그 근거로 들이대고 있는 안전도 보증의 제공자가 바로 미국 농무부다.
미국 인도주의축산협회(HFA)의 수석 조사관이자 알베르트 슈바이처상을 받은 동물보호운동가 게일 아이스니츠의 책 (시공사 펴냄)은 미국 농무부가 전파하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 신화를 여지없이 박살낸다.
산채로 가축가공·성장촉진제 투입 위험성
고발 “도살장 오염은 목숨도 위협…
안전성? 거짓말”
아이스니츠가 미국 도살장 노동자와 농무부 검사관들을 수없이 인터뷰하고 몰래 잠입해 도살현장들을 확인·취재하고 사진까지 찍어, 상상하기 힘든 비인도적 도살 만행과 온갖 오물 및 병균으로 뒤범벅된 미국 도살장을 고발한 이 책은 1997년에 출간돼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제 10여년이 지났으니 미국 도살장도 많이 변했으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8년 5월, 그러니까 바로 이달에 쓴 한글판 서문을 아이스니츠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난 5년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한국은 유감스럽게도 다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시장을 개방했다. 한국인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의심을 품은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그리고 거리로 나와 촛불시위를 열고 국가적인 토론을 벌이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요구하는 서명에 5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서명한 것 또한 아주 잘한 일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식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살장을 관리하고 있다는 미국 농무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그는 고발한다.
아이스니츠는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는 일본에 비해 미국 전역 900여개 대형 도살장들을 관장하는 미 농무부는 전체 소의 1%에도 못 미치는 소들만 검사하는 현실을 떠올리면서, 2004년 워싱턴 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 한 마리가 발견된 뒤 ‘다우너’(일어서지 못하는 소)를 식용으로 도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령이 통과됐지만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쓰러진 소를 잠깐 동안 일으켜 세워 억지로 도축검사를 통과하도록 하는 비리를 방조하고 조장하는 농무부 소속 수의사들의 행태를 고발하고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가 시장에서 유통됐다는 증거가 발견된 적이 없다는 농무부 주장이 거짓임을 재확인한다.
은 광우병보다는 ‘자비로운 도살’ 규정을 어기고 다수의 가축들을 산 채로 가공하는 아비규환의 현장과, 비위생적인 고기 및 배설물 처리로 소·돼지·닭·말 고기들이 살모넬라, 오(O)157대장균, 리스테리아균 등에 오염되는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광우병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우리 관점에서는 초점이 비켜나 있지만, 미국산 쇠고기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광우병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성장촉진제 클렌부테롤의 다량 투입을 예로 보자. 클렌부테롤이 남아 있는 쇠고기를 먹을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농무부는 클렌부테롤 검사 결과 사용 흔적을 발견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농무부 기밀자료는 사용 사실과 도축 동물 세포의 극적인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지은이가 수집한 쇠고기 샘플의 3분의 1 이상에서 클렌부테롤 투여가 확인됐다. 그가 네덜란드에 미국산 쇠고기 샘플을 보내 검사한 결과 71개 샘플 중 26개가 클렌부테롤 양성반응을 보여 수년간 수만마리를 검사한 네덜란드산 송아지 샘플보다 더 많은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2003년 미국 회계감사원(GAO) 보고서는 농무부 수의사들이 찾아가서 직접 검사한 도살장은 전체의 63%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의 내장이 감염원인 오(O)157:에이치(H)7 대장균은 지금 미국 어린이들 신장질환의 주범이 돼 있다.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등을 유발하는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탓에 숨진 사람들 대부분은 그로 인한 2차질환인 심장마비나 폐기능 정지, 뇌졸중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돼 도살장 오염에 따른 실제 피해는 가려져 있다는 게 지은이 생각이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 이미 자행되고 있는 파탄적인 실상에도 미국소 안전하다고 할까? 이미 말했다시피, 미국은 이 시스템을 바꿀 생각이 없으며 바꿀 수 없다. 미국식 세계화를 위해 이 도축시스템은 필수적이다. 미국은 본래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과학을 기반으로 발전했다. 전쟁물자가 그러하고, GMO가 그러하며, 현재의 미친소가 그러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사회의 정직하고 발랄한 반란은 계속돼야 한다. 나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다. 내가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은, 자국 국민의 생존권과 생명권에 무신경한 미국정부와 한국정부이며, 반생명적 세계화다. 분과과학인 물리학이나 생물학등으로서 광우병을 논하려 하지 말라. 광우병은 합학(종학과학)으로서 바라봐야 한다. 에이즈도 초기에는 큰 논란거리가 아니었다. 허나, 그 치료불가능성과 전염성은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한 번 발병되면 한 사회가 아니라 전 세계를 위기에 몰아갈 수 있기에 문제인 것이다. 여고생에게 과학성이 있다는 근거는 여기에 있다. 현재의 한국에서 광우병을 합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주체는 고등학생들이다. 그들만이 위기감을 절실히 느끼고 먼저 촛불을 켰다. 생존권과 생명권이라는 새로운 권리요구를 '축제'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장한 것도 그들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이들이 정치성이 결여되고 개념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이들이야말로 미국의 파탄적 세계화에 정직하고 합리적이며 자부심을 갖고 대항하는 우리의 미래다. 더 이상 미친소가 안전하다는 미친(美親)발언은 삼가했으면 한다. 아직 학계에서도 논란 중이라고?학계라는 곳은 흡연이 건강에 무해하다는 논문도 현재 나오고 있는 곳이다. 현실 증언이 생생히 살아있는 이 도서를 보라. 미친소는 실험실에서 증명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장 바로 이곳에서 증명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