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원 "욕심 내지 않는다"

김나영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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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슈터였던 우지원은 변화를 선택했다.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다.(사진 김동하)
우지원은 5월 14일 지난 시즌 연봉 2억9천만 원보다 8천만 원이 줄어 든 2억1천만 원(인센티브 3천만 원)과 계약기간 2년의 조건으로 모비스와 재계약했다.

“운이 무척 좋은 것 같다. 주변에서 ‘계약기간을 더 늘려야 좋지 않겠느냐’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정도 기간이면 괜찮다. 자신 있다” 우지원은 욕심을 버렸다. FA 자격을 얻었을 때부터 연봉 액수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했다.

우지원은 2002-03시즌 모비스에 오면서 농구 스타일을 바꿨다. 그전까지는 코트에서 늘 중심이었다. 주득점원이었고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1997년 프로에 데뷔한 뒤 매 시즌 경기당 평균 15득점 정도를 기록하면서 국내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슈터가 됐다. 그런데 2004-05시즌부터 우지원의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

수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유재학 감독의 농구가 모비스에 자리를 잡으면서 우지원의 3점슛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예전의 우지원이 아니다”는 소리가 나오면서 그는 변화를 선택했다. 3점슛을 고집하지 않았고 골 밑 돌파를 시도했다.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다.

‘코트의 귀공자’ ‘코트의 황태자’라는 별명 대신 ‘마당쇠’라는 또 다른 별명이 이름 앞에 붙기 시작했다.

변신의 결과는 달콤했다. 우지원은 2006-07시즌 프로에 데뷔한 뒤 처음으로 챔피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우승 트로피를 받으면서 ‘모비스에서 은퇴하겠다’고 생각했다.”

아쉬움

우지원은 삼선중과 경복고를 6년 동안 같이 다닌 전희철에 대해 걱정했다. 전희철은 우지원과 같이 FA 자격을 얻었는데 은퇴 위기에 몰려 있다.

전희철은 SK가 제시한 계약기간 1년, 연봉 1억 원의 조건을 거부했다. 전희철은 연봉 1억2천만 원과 계약기간 2년을 요구했다.

“(전)희철이와 시즌 도중 종종 전화 통화를 했다. SK와 경기가 있는 날 체육관에서 만나 FA 이후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SK와 재계약에 실패한 전희철을 창원 LG가 영입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계약기간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희철이가 무척 힘들어 한다. 아직 더 뛰고 싶은 마음이 많을 텐데.” 우지원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우지원은 “희철이가 2003-04시즌 KCC에서 뛸 때 다친 적이 있다. 빨리 코트에 돌아오려고 무리를 했는데 ‘그때 몸을 잘 관리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덧붙였다.

추억과 시간

우지원은 중고등학교와 연세대 시절 늘 최고를 목표로 운동을 했다. 프로에 와서도 그랬다.

20대에는 무조건 앞만 보고 뛰었다고 했다. 그러나 30살이 되자 비로소 뒤를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20대 때는 자신만을 위해 농구를 했다. 관중들의 환호성과 팬들의 성원을 얻기 위해서였다.

“모비스로 온 뒤 주변에서 나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는 듣기 싫었고 애써 현실을 외면했다. 저평가된 내 자신이 싫었다.”


(SPORTS2.0)
그렇지만 우지원은 오기를 부리는 대신 다른 방법을 택했다. 자신을 버리고 팀의 일부분이 되기로 결심했다.

“농구와 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농구대잔치를 통해 많은 인기를 얻으며 뛸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행복이었다. 농구선수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우지원은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농구 색깔을 바꿨다. “그리고 또 변한 게 있다. 예전에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은 친구들을 만나면 연세대 때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럴 만도 하다. 우지원이 재학하고 있던 1993-94시즌 연세대는 실업 최강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현대전자를 물리치고 대학팀으로는 처음으로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했다.

경복고 시절 우지원은 고려대, 중앙대 등 농구 명문교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연세대로 정해져 있었다.

우지원은 “파란색을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연세대의 파란 유니폼에 마음이 끌렸다”고 설명했다.

“여중생 때부터 나를 응원해 얼굴을 기억하는 팬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 시즌 체육관에서 만났는데 나를 취재하는 기자가 돼 있었다.”

옆에 있던 이창수가 한마디 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지원아, 그건 네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뜻이야.”

우지원

생년월일│1973년 4월 2일

신체조건│192cm/85kg

학력│서울 개원초-삼선중-경복고-연세대

경력│1997~1998년 인천 대우

1999~2001년 인천 SK

2001~2002년 서울 삼성

2002년~ 울산 모비스

1993-94시즌 농구대잔치 신인상

1994-95시즌 농구대잔치 베스트5

2006-07 식스맨상

SPORTS2.0 제 106호(발행일 6월 2일) 기사

용인=류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