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야? 벨소리 한번에 와락 전화를 받는 여자. 기대에 찬 목소리. 머뭇머뭇 겨우 전화를 걸었던 남자는 그만 더 어깨사 움추러들며, - 어. 남자의 힘없는 한마디에 모든 상황을 다 알아차린 여자. 터져나오는 한숨을 겨우 참아내며, 여자는 오히려 더 밝은 목소리로. - 오빠, 근데 왜 힘이 없어. 설마 벌써 붙으려고 생각했던 건 아니지? 에휴, 취직이 그렇게 쉬우면 누가 못해, 안그래? 응?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대꾸도 없이 가만히 전화기만 들고 있는 남자. ' 이사람이 얼마나 실망했을까? 나한테 또 떨어졌다는 얘길하는 게 얼마나 어려웠을까?' 여자는 그 침묵이 너무 마음아파서 숨쉬는 것도 잊어버리고 계속 쫑알 쫑알 쫑알. - 그래도 오빠 영어 성적이 많이 올라서 이번에 면접까지 봤잖아? 면접도 자꾸 봐야 느는거래. 다음엔 최종면접까지 갈꺼고 그 담엔 붙겠지 뭐. 그치? 오빠 근데 배 안고파? 안고파? 응? 나 고픈데. 오빠 우리 떡볶이 먹을까? 만날까? 어디야? 지금 나갈까? 대학로 한 매운 떡볶이 집에 마주 앉은 두 사람. 여자는 떠드느라, 남자는 입맛이 없어서 떡볶이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 오빠, 이럴 땐 매운게 최고래. 왜 쌈닭도 힘 빠져 있으면 고추장 먹이고 그러잖아. 그러니까 오빠 떡볶이 많이 먹어. 식당을 나와 손을 잡고 흔들흔들 길을 걷던 두 사람. 그때까지도 뭐라, 뭐라 입이 아프도록 떠들고 있던 여자. 추워서 코가 빨개진 여자를 보다가 남자는 잡은 손에 힘을 꼬옥 줘봅니다. - 내가 취직만 되면 진짜 열심히 해서 돈도 열심히 모아서, 우리 큰 집에서 보일러 많이 틀어놓고 뜨뜻하게 살자. 오늘 남자가 한 말중에 최고로 긴 문장. ' 아, 이제 맘이 좀 풀렸구나.' 여자는 그제야 안심을 합니다. 그리곤 자기도 손에 힘을 꼬옥 주면서, - 치, 난 싫어. 그렇게 큰집은 청소하기 힘들잖아. 그러면 남자는, - 내가 청소하면 되지. 누가 너 시킨대? - 청소 오빠가 할거면 우리 마당도 넓게 만들자. 우리 수영장도 만들까? 아기 그네도 달자. 다 좋은데, 청소는 꼭 오빠가 해야돼? 두 사람에게 행복은 함께 꿈꿀 수 있다는 것. 같이 꿈꿀 수 있는 내일이 있다는 것. 앞으로 점점 더 행복해질. 사랑을 말하다 1
사랑을 말하다 - #164
- 오빠야?
벨소리 한번에 와락 전화를 받는 여자. 기대에 찬 목소리.
머뭇머뭇 겨우 전화를 걸었던 남자는 그만 더 어깨사 움추러들며,
- 어.
남자의 힘없는 한마디에 모든 상황을 다 알아차린 여자.
터져나오는 한숨을 겨우 참아내며, 여자는 오히려 더 밝은 목소리로.
- 오빠, 근데 왜 힘이 없어. 설마 벌써 붙으려고 생각했던 건 아니지?
에휴, 취직이 그렇게 쉬우면 누가 못해, 안그래? 응?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대꾸도 없이 가만히 전화기만 들고 있는 남자.
' 이사람이 얼마나 실망했을까?
나한테 또 떨어졌다는 얘길하는 게 얼마나 어려웠을까?'
여자는 그 침묵이 너무 마음아파서 숨쉬는 것도 잊어버리고 계속 쫑알 쫑알 쫑알.
- 그래도 오빠 영어 성적이 많이 올라서 이번에 면접까지 봤잖아?
면접도 자꾸 봐야 느는거래. 다음엔 최종면접까지 갈꺼고 그 담엔 붙겠지 뭐. 그치?
오빠 근데 배 안고파? 안고파? 응? 나 고픈데.
오빠 우리 떡볶이 먹을까? 만날까? 어디야? 지금 나갈까?
대학로 한 매운 떡볶이 집에 마주 앉은 두 사람.
여자는 떠드느라, 남자는 입맛이 없어서 떡볶이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 오빠, 이럴 땐 매운게 최고래.
왜 쌈닭도 힘 빠져 있으면 고추장 먹이고 그러잖아.
그러니까 오빠 떡볶이 많이 먹어.
식당을 나와 손을 잡고 흔들흔들 길을 걷던 두 사람.
그때까지도 뭐라, 뭐라 입이 아프도록 떠들고 있던 여자.
추워서 코가 빨개진 여자를 보다가 남자는 잡은 손에 힘을 꼬옥 줘봅니다.
- 내가 취직만 되면 진짜 열심히 해서 돈도 열심히 모아서,
우리 큰 집에서 보일러 많이 틀어놓고 뜨뜻하게 살자.
오늘 남자가 한 말중에 최고로 긴 문장.
' 아, 이제 맘이 좀 풀렸구나.' 여자는 그제야 안심을 합니다.
그리곤 자기도 손에 힘을 꼬옥 주면서,
- 치, 난 싫어. 그렇게 큰집은 청소하기 힘들잖아.
그러면 남자는,
- 내가 청소하면 되지. 누가 너 시킨대?
- 청소 오빠가 할거면 우리 마당도 넓게 만들자.
우리 수영장도 만들까? 아기 그네도 달자. 다 좋은데, 청소는 꼭 오빠가 해야돼?
두 사람에게 행복은 함께 꿈꿀 수 있다는 것.
같이 꿈꿀 수 있는 내일이 있다는 것.
앞으로 점점 더 행복해질.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