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말지

안보영2008.06.15
조회106
가지말지

 


 

 

 

지금껏 어떤 연예인이 군대를 간다 해도

이렇게 서운하고 섭섭한 적이 없었는데...

 

그 잘난 척 까칠대마왕, 재수없는 싸가지 바가지 성식이횽마저

군대로 빨린다니 마음이 아파 미치겠다.

 

은근히 나랑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가? (싸가지ㅋㅋㅋ)

 

내가 라디오를 듣기 시작한 고2, 고3 때부터였다.

이소라 음도나 옥주현 별밤이나 이수영

등등에 나타나서 수다 떨고 자기 할 말 다 하고 사는 모습이 

어찌 보면 내겐 호감으로 다가왔을 지도 모른다.  

 

 

밤 열두시까지 학교서 야자하고 돌아와 지친 내 하루는

그의 싸가지 없고 메마른 웃음 코드에 자조적인 웃음으로

마무리 되곤 했다. 그때가 아마 때였던 것 같다.

 

부쩍 힘든 날이면 그의 목소리가 라디오에 등장하지는 않을까나...

은근히 기다려졌다.

기다림이 길어지면 읊조리곤 했다.

 

"게스트가 아니라 메인으로 나오면 안 되려나?"

 

그런데 어느 날 같은 반 누가 그러더라.

 

"그래도 걔 삼수까지 해서 고대 갔다더라. 성시경 같은 애들 아무리 잘난 척 해도 소용없어. 지들이 그걸로 먹고 살 것도 아니고..."

 

하지만 난 그 말에 용기를 얻고 더 열심히 공부를 했던 것 같다.

세상엔 삼수 해놓고도 저렇게 당당한 인간도 있다고...

저렇게 똑똑한 인간도 대학에선 미끄러질 수도 있는 거라고...

대학만 가면 노래건 뭐건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래.

당시 그는 나의 이상향이었고 충고를 주는 멘토였다.

 

 

이내 그는 앨범활동을 접으며 각종 방송활동도 접었다.

그리고 난 대학에 갔고 라디오는 잊혀졌다.

음도는 사라졌고 이제 별밤의 DJ는 다른 사람이다.

 

그 이후로 난 라디오에 마음을 준 일이 없다.

 

 

 

그러다 어느 날 성식이횽이 다 늙어서 을 시작하더라.  

여전히 거침없이 말하고 싹수도 없고 재수도 없고...ㅋㅋ

 

혼자 지껄이는 거 좋아하니 가 영원할 줄 알았던 나는

당시엔 공기처럼 와 닿던 목소리가 조금도 소중하지 않았다.

 

 

"잘자요..."

 

"아흐~ 느끼해..."

  

그러면서도 계속 들었다.

중간 부분 못 들어도 마지막 부분만은 들으려고 귀를 기울였다.

왠지 그 말을 듣고 나면 잠이 정말 잘 왔다.

기분이 달달해진다고 해야 할까? 

그런 날엔 가위도 눌리지 않고 푹 잘 수 있었다.  

 

 

그런 사람이 어느 날 그랬다.

 

"내가 없어도 잘자요..."

 

그땐 좀 서운했지만 이제 드디어 군대가나 보다 했다.

 

잘 다녀오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무릎팍에서 떠들어놓은 말도 있으니 고생 좀 하겠다 싶었다.

나이 어린 고참들 때문에 안 그래도 더러운 성격

더 까칠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다.

 

그게 끝이었다.

 

 

그런데...

그가 푸른밤을 떠난 그날 이후 나의 밤이 점점 얕아지기만 한다.

심해인 양 짙어서 아름답기까지 했던 검푸르름은

더 이상 깊어지지 않고 얕은 물처럼 그저 맑기만 하다.

이젠 깊은 밤에 라디오를 틀어도 그의 목소리는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게 있어 그의 목소리가 없는 라디오는 라디오가 아니다.

 

엊그제 밤엔, 별 맛없이 캄캄할 뿐인 어둠 속에서 뒤척이다가

홀로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주어도 없이...

 

"군대 안 가면 안 되나?"

 

...ㅠㅠ

 

 

 

 

여름냄새 벌써 이 거리에 날 비웃듯 시간은 흐르네

눈부신 햇살 얼굴을 가리면 빨갛게 손끝은 물들어가

몰래 동그라미 그려놨던 달력 위 숫자 (입대날? ;ㅂ;)

어느덧 내일...
제일 맘에 드는 옷 펼쳐놓고서 넌 어떤 표정일까 나 생각해

 

해맑은 아이 같은 그대의 눈동자 그 미소가

자꾸 밟혀서 눈에 선해 한숨만 웃음만

★그대 힘겨운 하루의 끝 이젠 누가 지킬까 누가 위로할까

 

내 턱끝까지 숨이 차올라 내 머리 위로 바람이 불어온다
온 힘을 다해 나는 달려간다 이게 마지막 선물이 될지도 몰라

(그딴 말은 하는 게 아니야...ㅠㅠ)

 

눈물이 흘러 아니 내 얼굴 가득히 흐르는 땀방울 ㅠㅠ
늘 그랬듯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안녕

나의 사랑 그대 미안해 ...  

 

 


하루에도 몇 번씩 나눴던 잘잤어 보고싶다는 인사

그리울 때면 꺼내볼 수 있게 하나하나 내 마음에 담곤해

해맑은 아이 같은 그대의 눈동자 그 미소가

자꾸 밟혀서 눈에 선해 한숨만 웃음만

그대 힘겨운 하루의 끝 이젠 누가 지킬까 누가 위로할까★

 

내 턱끝까지 숨이 차올라 내 머리 위로 바람이 불어온다

온 힘을 다해 나는 달려간다 이게 마지막 선물이 될지도 몰라

 

어떻게 어떻게 그대없는 내일 아침은 (난 겁이 나요)

수많은 밤들 견딜 수 있을까 (웃으며 안녕)

(내 심정이네ㅠㅠ)

길 건너 멀리 니가 보인다 지루했나봐 발끝만 바라보네

온 힘을 다해 나는 달려간다 이제 마지막 인사가 될지도 몰라

(죽으러 가는 건 아니잖아!)

눈물이 흘러 아니 내 얼굴 가득히 흐르는 땀방울

나 없을 때 아프면 안돼요 바보처럼 자꾸~

괜찮을거야 잘 지내요 그대 안녕

 

 

희열사마! 가사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눈물나잖아...ㅠㅠ

 

   

 

부탁이야.

절대! 절대!

어떤 외압과 압력이 있어도 싸가지만은 절대 변하지마..ㅠ

그건 성식이횽의 센치하고도 냉소적인 감성과 더불어

커다란 생명력이나 다름 없다규...ㅠ 

 

정말...그에 대한 감정은 팬이라기보단 애증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