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자의 광우병 사태 관련 왜곡 보도.

이학윤200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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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과열된 기대감에 호응하기 위한 왜곡 보도.

시간을 쪼개 잠깐 의견을 나눌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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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정치 참여자이다. 그러므로 중립을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현실을 왜곡해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만은 좌시할 수 없다.

즐겨쓰는 예가 있다.

1+2+3=6이다.

여기서 가운데 숫자를 하나 빼보자. 그리고 원하는 대로 수식을  재구성해보라.

계산이 틀리지 않았다면 수식을 본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독자들은 아귀가 맞으면 문을 열고 닫는 사람의 의도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촛불시위에 대한 탁월한 보도 감각으로 일약 '대중의 눈과 귀'로 등극한 신문이 있다.

광우병 사태는 그들 도약의 원천이자, 갓 부풀어오른 덩치를 유지할 자원이다.

자연스레 편중된 시각으로 보도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정치 참여자가 정치적 소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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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 포스팅에서  NYT와의 기사 논조를 분석하며, WP의 언론매체 답지 않은 보도 행태를 분석한 바 있다.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한국 여론에 대해 외교적 수사어구를 통한 국민성 모독과, 

Humane을 통해 허울 뿐인 규제가 폭로되었던 사실을 무시하고 자국 쇠고기의 안전만을 주장하는 WP였다.

 

World-Asia Pacific-Korea-South Korea-Mad Cow Disease라는 긴 카테고리는 미국인들의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국 내 혹은 자체적인 언론 공정성 심사에서 자유로울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미 정부와 거대 자본인 쇠고기 수출업자들에게 유리한 주장과 논조임을 고려해보면,

WP로선 노선을 바꿀 이유가 하등 없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WP는 14일에도 Seoul's Beef Beef라는 제목으로 일관성있는 기사를 실었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자극하는 사건은 한겨레 측에선 아주 좋은 기사 거리이다.

그러나 WP가 비록 시장 점유율이 높은 신문이긴 하지만, 한겨레로선 논조가 정반대되기 때문에 인용하기가 어렵다.

어려워야 정상이다. 거대하고 간단하며 극에 치우친 주장일수록 대중에게 쉽게 전달된다.

그런데도 WP가 인용되었다는 것은 5월 중순 한나라당에 의해 노선 변경되기 전의 조중동 기사를 인용된 것과 다름없다. 어떻게?

  

WP의 노선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2차 편집자가 수식 재구성을 잘했을 뿐이다.

 

같은 실수를 범할 확률을 줄이기 위해, 두 기사의 전문을 인용하여 비교하겠다. 우선 WP의 기사를 보겠다.

 -Boldic와 Italic는 직접 강조한 것이다.

 

 

 

Seoul's Beef Beef
 The Bush administration and Congress must rescue free trade with South Korea.
 

  Saturday, June 14, 2008; Page A14

 

 

There is no reason for South Koreans to fear beef from the United States. Seoul banned it five years ago after U.S. officials confirmed a case of mad-cow disease in an American herd. But the health risk, never great, has long since faded; Americans have been consuming meat with no mad-cow-related problems, and the World Organization for Animal Health declared U.S. beef fit for consumption last September. This fulfilled Seoul's final condition for lifting the ban, and, in April, newly elected President Lee Myung-bak announced that it would indeed end.

So why are South Koreans nearly rioting in protest, and why has Mr. Lee's approval rating plunged to 15 percent?

>15퍼센트라는 통계자료는 물론 제시할 필요가 없다. 미국인과 한국인 중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No doubt the Korean reaction is irrational -- though perhaps not so different from Americans' own periodic import-related panic attacks, from the reaction to lead paint in Chinese toys to the Chilean grape scare of 1989, which caused U.S. officials to impound 2 million crates of fruit over wildly exaggerated fears of terrorist cyanide poisoning. No longer plagued by mass poverty and disease like its communist neighbor to the north, South Korea can afford exquisite sensitivity to remote health risks. In that sense, the booming, democratic South has earned the right to panic once in a while, just as Americans do.

>이것을 국민성에 대한 모욕이 아니면 무엇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물론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But in South Korea, the health fears are compounded by nationalism. Mr. Lee, elected on a promise to mend fences with Washington, failed to anticipate that some of his people would see lifting the ban not as a sensible policy gesture but as a form of tribute to a foreign power with a troop presence that still gives it great influence over the country's fate. And Korean nationalism is compounded by Korean protectionism. A U.S.-South Korea trade agreement, signed last year, has enemies in both countries; its Korean foes will undoubtedly try to exploit Mr. Lee's predicament to shoot down the agreement. The road to victory for Korean protectionists, though, leads through the Democratic-controlled U.S. Congress, which has refused to consider the deal until Korea lifts the ban. Even a partial backtracking now by Mr. Lee could doom the pact on the Hill.

The Bush administration must do everything it can to rescue the agreement, which would slash tariffs in both countries.

>부시 정부는 '관세'를 없애기 위해 협상을 하는 것이다. 즉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한 문장이 아니라 타결된 협상대로 강력하게 추진하라는 문장이다.

 

American trade negotiators, who are meeting with their South Korean counterparts this weekend, must help Mr. Lee find a way to reformulate his decision to lift the beef ban -- without actually reinstating the ban in any meaningful form.

>재협상을 하려고 조금이라도 마음먹은 이명박 대통령을 정신차리게 도우라고 주장한다.

 

The Koreans are seeking to have American exporters voluntarily ensure that Korea-bound meat comes only from cows no older than 30 months. Five leading U.S. beef exporters have said they would temporarily add labels disclosing the age of the animals from which their product comes.

>애초에 규약에 없던 부분이니 라벨을 붙이든 안붙이든 그들 마음대로이다.

 

Once the beef issue is resolved, Congress will no longer have any good excuse to reject the trade deal. The only remaining objection would be the charge, voiced mainly by the United Auto Workers and a single automaker, Ford, that the pact does not sufficiently open the Korean car market. The Democratic leadership has expressed sympathy for this claim, as has the party's presumptive presidential nominee, Sen. Barack Obama (Ill.). The vast majority of American industries, however, have analyzed the deal and declared it a win-win. In a year of seemingly rising anti-globalization sentiment, the path of least resistance for Democrats might be to let the deal die and blame South Korea. But Democrats should take their cues instead from Mr. Lee, who is trying to do the right thing for his country despite furious resistance. If he can take the heat, they can, too.

>이명박이 협상을 '본래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출처 http://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8/06/13/AR2008061303223.html 

 

 

WP의 기사는 이토록 일관적이다. 'FTA를 당장 추진해야하므로, 쇠고기 문제에 대해선 재협상 여지는 없다.'

 

그럼 이 기사를 인용한 한겨레 류재훈 기자의 기사를 살펴보자.

 

 

 

미국 주요언론 보도 ‘촛불효과’
뉴욕타임스 “미숙한 쇠고기 외교 한국민에 모욕감”
워싱턴포스트 “부시정부, FTA 위해 모든 일 해야” 

류재훈 기자 


 
한국 안의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한국민의 무지를 지적하던 미국 주요 언론들의 논조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규모 촛불시위를 계기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가 국제문제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에서 미국 정부의 협조를 촉구하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전의 포스팅에서 NYT의 재협상 찬조적인 논조를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NYT뿐이다. 아직도 WP의 논조가 '미국 정부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고 보는가?

<워싱턴 포스트>는 14일 ‘서울의 쇠고기’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인들의 반발은 불합리한 것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의 주기적인 수입품 관련 공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부시 행정부와 의회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되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문을 인용해 여기서 비교해 보자.

'The Bush administration must do everything it can to rescue the agreement, which would slash tariffs in both countries.'

which이하의 문장은 the agreement를 설명하는 역할을 하는데, '양국의 관세를 없애는 협정'이라 풀이할 수 있다.

원문에서 WP의 저 문장은 '재협상의 여지는 없다. '행여 협상을 마친 FTA에 균열이 갈까 우려되니 마무리나 빨리 지어라'로 해석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기자는 쇠고기 재협상을 찬성하는 어조의 문장을 앞뒤로 배치해, 이 문장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도록 유도했다.

즉, '쇠고기 문제가 불거져 가장 우선시되는 FTA에 균열이 갈까 우려되니 무슨 일이든 해라, 쇠고기 재협상도 포함된다'로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래도 아귀가 맞는지만 살펴볼텐가? 문을 열고닫는 사람의 의도란 이리도 경계해야할 것이다.

 

<뉴욕 타임스>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13일치 칼럼에서 “안전성 검사를 축소한 미국산 쇠고기의 검사관리 시스템에 대한 한국민들의 여전한 불신은 문제가 있지만 한국민을 비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쇠고기 문제는 한국민의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며 미숙한 미국의 외교가 한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두 신문은 지난 10일 대규모 촛불시위 사진을 1면 머리에 실어 보도하며 쇠고기 문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뉴욕 타임스>는 쇠고기업자들에게 놀아난 농무부의 검역체계를 비판하고, “한국 내 쇠고기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이유는 쇠고기 이상의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라는 분석기사 등을 연일 내보내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도 지난 12일 ‘미국 쇠고기에 대한 불만’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사람이 무엇을 먹느냐 하는 것은 대단히 인격적인 문제”라며 한국민들의 불만에 깊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두 신문'이라면 앞에서 인용했던 WP와 NYT를 떠올리게된다. 그러나 이어지는 인용은 NYT와 USA TODAY의 기사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WP의 기사는 어디로 가고 USA TODAY의 기사가 인용되었는가?

이 역시 기자의 트릭이다. 기자가 말하는 '두 신문'은 앞에서 인용한 NYT와 WP가 아니라, 이제부터 인용할 NYT와 USA TODAY의 '두 신문'인 것이다. 구어적으로나 문어적으로나 어색하기 짝이 없지만, 문법적으로 틀리진 않았다.

이 트릭으로 기자는 WP가 '두 신문'이후에 인용한 NYT와 USA TODAY의 광우병 찬성적 논조 성향을 갖는 신문이라는 인식을 독자들에게 새길 수 있었다.

 

황진하 한나라당 쇠고기방미단 대표도 “처음엔 사람을 만나기도 거북했지만, 6·10 시위사태가 미국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그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WP의 논조마저 '재협상 찬성'으로 위장해 성취해야할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정치적으로 상당히 조작된 기사이다. 재협상을 위해 파견된 방미단이 국민여론을 안심시켜 지지를 얻을 속셈 정도라면 다행이겠지만…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출처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293404.html 

 

 

언론은 정치 참여자이다. 중립은 바라지 않는다.

이번 광우병 사태는 국내 언론을 '선'과 '악'으로 나누었다. 

권선징악의 논리는, 가치판단을 배제하면, 정보 편식이 우려된다.

'선'의 축이라 여겨지는 한겨레조차 기사 내용의 맥락 유지를 위해 원문을 왜곡해서 인용한다.

이번 경우는 '한겨레니까 당연히 사실이겠지'라고 믿는 독자들을 우롱하는 것과 같다.

과열된 국민적 기대감에 호응하는 기사를 쓰는 것은 자유지만,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