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의 '행로(行路)'는 어떻게 될까. 시위 참가자 내부에서 향후 촛불시위 행로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시위 주최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시위를 주도하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가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현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한 일괄 반대 투쟁을 선언한 것이 주요 계기로 작용했다. 시위를 거듭할수록 학생·주부·직장인의 참여가 조금씩 줄어들고, 대신 민주노총·한총련 등 조직 차원 참가자가 늘고 있다. 자연히 각 단체·정파들의 목소리가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촛불시위의 방향 선회(旋回)
16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의 이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가 아니었다. 대책회의가 집회 주제로 내건 것은 '조중동 심판, 공영방송 지키기 촛불문화제'였다. '현 정권 정책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 첫 집회에 참가자 수는 급감했다. 1000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주장 4000명)이 참가했다.
시위대 구성도 변했다. 일반 시민이 다수이긴 하지만 전체 숫자는 확연히 줄었다. 언노련,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 관련 모임·단체 회원들이 많았다. '국민 건강권'을 걱정하며 다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뛰어나온 그전의 촛불집회에서, 이제는 정치·이념적 색채를 드러낸 단체들이 선봉에 섰기 때문이다.
이날 시위는 촛불시위의 방향 선회(旋回)를 본격적으로 알린 신호탄이다.
대책회의는 앞으로도 '의료·공기업 민영화' '물 사유화' '교육' 대운하' 등 의제를 촛불집회와 결합해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깃발 내려주세요 색깔 변한 ''촛불'' 내분 가속
"깃발 내려주세요" 색깔 변한 '촛불' 내분 가속
[조선일보] 2008년 06월 17일(화) 오전 00:26
촛불시위의 '행로(行路)'는 어떻게 될까. 시위 참가자 내부에서 향후 촛불시위 행로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시위 주최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시위를 주도하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가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현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한 일괄 반대 투쟁을 선언한 것이 주요 계기로 작용했다.
시위를 거듭할수록 학생·주부·직장인의 참여가 조금씩 줄어들고, 대신 민주노총·한총련 등 조직 차원 참가자가 늘고 있다.
자연히 각 단체·정파들의 목소리가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촛불시위의 방향 선회(旋回)
16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의 이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가 아니었다. 대책회의가 집회 주제로 내건 것은 '조중동 심판, 공영방송 지키기 촛불문화제'였다.
'현 정권 정책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 첫 집회에 참가자 수는 급감했다.
1000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주장 4000명)이 참가했다.
시위대 구성도 변했다.
일반 시민이 다수이긴 하지만 전체 숫자는 확연히 줄었다.
언노련,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 관련 모임·단체 회원들이 많았다.
'국민 건강권'을 걱정하며 다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뛰어나온 그전의 촛불집회에서, 이제는 정치·이념적 색채를 드러낸 단체들이 선봉에 섰기 때문이다.
이날 시위는 촛불시위의 방향 선회(旋回)를 본격적으로 알린 신호탄이다.
대책회의는 앞으로도 '의료·공기업 민영화' '물 사유화' '교육' 대운하' 등 의제를 촛불집회와 결합해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촛불, 논쟁과 분화(分化) 가속
'쇠고기'에서 '정권 투쟁'으로 옮겨가면서,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 내부 분화(分化)도
가속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9시 20분쯤 시위인파 2800여명이 종로구 광교사거리에 도착했다.
선두에서 시위대를 이끌던 대책회의의 방송차량은
"이명박은 사기꾼, 공영방송 지켜내자"는 구호를 선창하고,
"화물연대를 위해 모두 응원의 함성을 크게 외칩시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대부분의 시위대들은 구호를 따라 했지만,
일부는 "화물 연대 얘기가 왜 나오냐"고 외쳤다.
행진 대열에 있던 장모(34·회사원·서울 금천구 독산동)씨는
"나는 쇠고기 때문에 나왔지 공영방송, 화물연대 문제까지 촛불 시위에 끼어드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인도로 빠져버렸다.
이날 행진을 시작할 때 참여한 사람은 2800여명이었지만,
1시간쯤 뒤 서울광장으로 돌아올 때는 1000여명밖에 남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도 이런 논란과 분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책회의 홈페지에 올린 글에서 "시민들은 '민영화' '대운하'보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거리로 나왔다"고 비판했다.
'큰거북이'이란 네티즌도 "정권타도나 한국방송공사 사장 사수 같은 쪽으로
(촛불시위가) 변질되는 것을 반대합니다"는 글을 올렸다.
◆"깃발은 내려라"
촛불시위에서 특정 이념의 정파가 정치적인 목적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16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한 네티즌이 쓴 '촛불문화제에는 깃발을 내려주십시오'라는
글이 화제가 됐다.
이 네티즌은 "대학 총학(총학생회)이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이들의 깃발이 행사장을 가득 채우는 순간 자발적 참여자인 시민들은 뒤로 물러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이 글에 "국민 모두의 문화제에 특정 단체가 슬며시 끼는 것은 반대"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반면, 일부는 "흩어진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깃발이 없어지면 뿔뿔이 흩어지고
말 것"이라며 조직적인 참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경근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쇠고기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각종 이익단체와 정치집단이 자기들 목적에 맞게 촛불시위를
이어나가기 위해 다른 이슈를 계속 들고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