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데 산티아고

이미진200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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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그런 날이 온다.

다 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고, 가던 길을 그냥 가기에는 왠지 억울한 순간.

‘이렇게 살 수도, 이렇게 죽을 수도 없는 나이’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은 그런 날.

꼭 그렇게 절박해서 떠나는 여행이 아니어도 괜찮다.

방향타도 없이 떠밀려 온 속도전에서 벗어나 느리게 숨쉬고 싶을 때, 짧지만 짜릿한 일탈을 꿈꿀 때,

길 위의 자유 그 불온한 냄새가 그리워질 때..

 

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시작해 Santiago de Compostela까지의 800㎞


그곳에 서면 왠지 삶이 달라질 것만 같다.

마음의 주름을 활짝 펴서 팽팽해진 얼굴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두고 온 곳에 대한 망각, 지금 서 있는 곳에 대한 몰입, 돌아갈 곳에 대한 긍정이 마법처럼 생겨나는 곳.

길의 끝에서 만나는 건 결국 익숙하면서 낯선 자신, 자기 자신과 뜨겁게 소통할 수 있는 곳.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하고픈 당신을 위해 준비된 길.

흔들리는 당신의 등을 떠밀어 보내주고 싶은 그 길.

 

 

[사진출처 : 경향신문, unesco114 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