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관 박목월 관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용납하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下直)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네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하관
하관
박목월
관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용납하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下直)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네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