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이 지하철역에 있는 토스트 가게에서 계산하고 아줌마가 토스트 만드시는 걸 보고 있는데, 옆에 여학생 둘이 와서 막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그냥 아무 관심도 없었는데, 갑자기 한 명이 또 오는 것이었다.
순간 숨이 턱 막혔다-_- 키레이걸이었던 것이다. 토스트를 받아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키레이걸의 두 친구는 시야에서 깔끔하게 어디론가 사라졌고, 혼자서 와플을 계산하고 있었다.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먼저 소요산행 열차를 타러 올라갔다. 그런데, 뒤에서 키레이걸이 따라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설마! 혼자 집에 가는 건가! 어잌후!
순간적으로 재빨리 머리통에 시스템 쇼크를 굴렸다. 그러니까, 수업 때 보육학과 애들 우글우글거리는 그 사이에서, 혹여나 남친이 함께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시간에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가! 아니면, 지금 혼자만 있을 때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가!
기회다!
토스트 한 반쯤 물었나-_-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는 키레이걸 근처에 서서 이걸 어쩌면 쓰까나 촐랭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집에서 일찍 나왔기 때문에 교회에 도착해야할 시간까지는 여유가 많다. 일단 지금은 분명 굉장히 내게 유리한 찬스다! 찬스다! 찬스다!
소요산행 열차가 들어오는데, 나는 재빨리 매점으로 뛰어들어가 음료수 신공을 전수받으면서 배웠던 추천음료수 <해태 레몬에이드>를 샀다. 하마트면 열차 놓칠 뻔한 걸 간신히 탔다.
[김준휘 님께서 <축복받은 해태 레몬에이드>를 습득하셨습니다!]
이거 하나면 다 된다고 배웠습니다[...]
열차를 타긴 탔는데, 그 다음부터가 난감했다. 뭐 어차피 키레이걸 내리는 곳에 따라 내린 뒤에야 뭘 해도 하겠지만. 설마하니, 사람 북적대는 지하철에서 말을 걸긴 뭣하잖은가! 그래서 죽치고 계속 지하철 타고 갔다. 뭐 나야 종로3가 지나기 전까진 교회 가는데 아무런 지장도 없는 데다가, 어차피 시간은 남아돌았으니까!
은하철도 구구구~[...]
키레이걸이 한참 와플을 먹는데, 그 손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분명 반지따윈 없었다. 그렇다면, 애인이 없을 확률이 50%는 되는 것 아니겠는가! 우오오!
하지만 역시 불안했다. 그동안 연애교과서, 연애의 정석, 매혹의 기술을 눈감고도 외울 정도로 캐열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실전에 돌입하자니 막막해서 돌아가시겠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전화찬스를 쓰기로 했다. 학교에서 제일 친한(유일하게 알고 지내는) 친구이자, 작업의 대가이신 광돌이를 호출하기로 했다.
......전화 걸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색퀴, 알바중이군하! ......절대 안 받는다. 대략 캐난감해졌다. 이제 어쩌지? 덜덜덜.
그러다가 두번째 구세주가 생각났다. 친밀도는 훨씬 떨어지지만, 사실 작업에 있어서는 광돌이보다 한 수 위에서 놀고 계신 인성행님이 생각났-_- 결국 덜덜덜 십여분을 고민하며 떨다가 호출했다.
아니, 너 말고[...]
행 : 뭔 일이여? 나 : 여자 꼬시는 법 좀 알려주센; 행 : 무슨 여자? 나 : 지금 같이 지하철 타고 있슨. 행 : 헐. ㄷㄷㄷ. 나 : 제발 도와주센. 행 : ......잘 해야돼. 잘 해야돼. 나 : -_- 행 : 일단 이름 물어보고, 친해지고 싶다고 해. 나 : (연애교과서잖!) 행 : 그리고 전번 따. 나 : (...) 행 : 화이팅~! 나 : ㄷㄷㄷ
그리고 깨달았다. 결국 혼자 해내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시스템 쇼크를 굴렸다. 일단 지하철에서 내리면 다른 열차로 갈아타기 전에 전광석화처럼 재빠르게 끝내야한다. 너무 오랫동안 뒤쫓아가면, 나중에 말 걸면 무슨 스토커라고 생각할지도 몰라ㄷㄷㄷ 일단 내리면, 주위에 사람 신경 안쓰일만한 곳에서 그냥 단번에 끝장(;)내야 한다!
대략 이런 느낌?[...]
그러던 그녀가 드디어 영등포역에서 내렸다! 오오옷! 나도 대책없이 일단 따라서 내렸다! 열라 느리게 걸으시길래 따라서 느리게 걸으려니 뭔가 대단히 어색한 미행, 아니 추척, 아니 그것도 아니고, 스토킹, 젠장-_- 하여튼 혼자 사람들 사이에서 어색한 꼴깝을 연출했다. 그렇게 어색하게 따라가는데, 헐; 열차를 갈아타는 게 아니라 표 끊고 역을 나가는 것이었다.
헐; 캐당황했지만, 일단 나도 표 끊고 밖으로 나왔다. 흐음, 딱 보니 사람이 북적거리면서도 그렇게 많지도 않고, 지금이 분명 딱 찬스였다! 지금 접근해야된다! 전광석화처럼! 우오오오오!
......아놔, 근데 캐쪽팔려서 도무지 접근을 할 수가 없는 거였다. 잠깐 망설이는 사이, 키레이걸은 지하상가쪽으로 사라졌다.
어어?; 나도 당황해서 쫓아갔다. 아놔, 이거 스토킹도 아니고, 너무 대책없이 쫓아가는데?;
스토커로 오해받는 비참한 상황을 겪고 싶진 않았다[...]
지하상가를 걸으면서 계속 뒤쫓아가는데, 이 키레이걸님께서 자꾸 뒤를 힐끔힐끔 보시는 것이었다. 아뿔사- 들킨건가; 무지 쪽팔리고 캐쫄아서 순식간에 한참 떨어져서 걸었다. 근데, 그 순간, 인파 사이에서 키레이걸이 사라진 것이었다. 헐; 당황해서 엄청 찾았는데,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한 5분에서 10분정도 그 자리에서 열라 당황한 채로 막 찾고 있었다는-_-
"아놔, 어디로 사라진 거에염!?"
이미 나는 추격자[-_-]
아주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놔, 아까 완벽한 찬스를 왜 버리고, 이렇게 멍청하게 놓쳐서 혼자서 뭐하고 나자빠진 거지; 끊임없는 자책에 완전 캐좌절하고 있었-_-
완전 캐당황해서 그렇게 있는데, 갑자기 키레이걸이 뒤에서 나타나서 걷고 있는 것이었다. 헐; 헐; 헐; -_-; 아무래도 옷가게에 잠깐 들어간 것 같았......; 그러던 그분께서 갑자기 밖으로 나가는 계단쪽으로 가고 있었다. 바야흐로 내게 두번째 찬스가 온 것이었다. 이번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사실상 완벽한 찬스였다. 그런데......
와, 민망해서 도저히 말을 못 걸겠는기라; 그래서 결국 그분 따라 지하도를 나와버렸다-_-
키레이걸은 몇발자국 걷다가 버스정류장에 서더니, 그대로 버스를 기다렸다[...]
........................
와나; 완전 망했다. 버스정류장에 사람 캐많어; 게다가 하필이면 키레이걸 바로 옆에 왠 아저씨 한분이랑 아주머니 한분이 떡-하니 서 있는 것이었다. 와- 어떻게 저기에 가서 친해지고 싶다고, 전번달라는 말을 하지?;
난감하다!
거기서 다시 10여분을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진작에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내가 몇번이나 결심한듯이 빠르게 키레이걸 바로 뒤까지 달려갔다가 물러나고, 달려갔다가 물러나고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으니까-_-;
젠장, 한참을 고민하는데 갑자기 소림사의 철나한 스님의 맑은 목소리가 머릿속을 청명히 울렸다.
그, 그렇군요-_-
그래서 정말 기를 모았다-_-; 그러면서 감성적 사고를 버리고 이성적, 합리적 사고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분명 수업시간에 접근하는 건 자살행위다. 자살행위가 아닐지라도 오늘 이 기회보다는 위험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 키레이걸이 기다리고 있는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데, 버스 다 와서 말 걸어봤자 아무 소용없다. 망설일 시간 따윈 없는 거였다! 재빨리 대본 연습을 했다.
A. 전화번호 좀 받을 수 있을까요?
B. SS대학교 T과 0X학번 김준휘라고 합니다.
C. 잠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D. 친해지고 싶어서요.
E. 우리 <인간 행동의 심리학적 기초> 같이 듣거든요. 거기서 뵈었어요.
F.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G. SS대학교 다니시죠?
헐; 완전 캐당황했다. 할 말은 마구 떠오르는데, 무슨 말부터 순서대로 해야할지 순간 판단이 안되는 거였다. 한참 시스템 쑈크를 굴려 결국 대화진행을 로 잡았다! 그리고, 기를 열라 모은 다음에!!!!
......아저씨, 아주머니를 비집고-_- 키레이걸에게 말을 걸었다. 할 말은 없는데 말을 해야할 때 으레 다들 쓰는 그 대사로.
"저기요."
네? 하면서 키레이걸이 돌아보는데, 순간 온몸이 얼어서 깨지면서 무너지는 것 같았[...]
"안녕하세요. SS대학교 T과 0X학번 김준휘라고 합니다. SS대학교 다니시죠?"
여기서 키레이걸도 내가 왜 말을 걸었는지 깨달았는지, 웃으면서도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내 꼴이 왠지 처량하게 느껴졌다.
어제 겪은 특수이벤트.
수업 끝나고 바로 교회 가려던 계획을 급수정해서,
집에 들렀다 샤워하고 대충 반팔로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대충 이런 느낌?
언제나 그렇듯이 지하철역에 있는 토스트 가게에서 계산하고 아줌마가 토스트 만드시는 걸 보고 있는데, 옆에 여학생 둘이 와서 막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그냥 아무 관심도 없었는데, 갑자기 한 명이 또 오는 것이었다.
순간 숨이 턱 막혔다-_- 키레이걸이었던 것이다. 토스트를 받아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키레이걸의 두 친구는 시야에서 깔끔하게 어디론가 사라졌고, 혼자서 와플을 계산하고 있었다.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먼저 소요산행 열차를 타러 올라갔다. 그런데, 뒤에서 키레이걸이 따라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설마! 혼자 집에 가는 건가! 어잌후!
순간적으로 재빨리 머리통에 시스템 쇼크를 굴렸다. 그러니까, 수업 때 보육학과 애들 우글우글거리는 그 사이에서, 혹여나 남친이 함께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시간에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가! 아니면, 지금 혼자만 있을 때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가!
기회다!
토스트 한 반쯤 물었나-_-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는 키레이걸 근처에 서서 이걸 어쩌면 쓰까나 촐랭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집에서 일찍 나왔기 때문에 교회에 도착해야할 시간까지는 여유가 많다. 일단 지금은 분명 굉장히 내게 유리한 찬스다! 찬스다! 찬스다!
소요산행 열차가 들어오는데, 나는 재빨리 매점으로 뛰어들어가 음료수 신공을 전수받으면서 배웠던 추천음료수 <해태 레몬에이드>를 샀다. 하마트면 열차 놓칠 뻔한 걸 간신히 탔다.
[김준휘 님께서 <축복받은 해태 레몬에이드>를 습득하셨습니다!]
이거 하나면 다 된다고 배웠습니다[...]
열차를 타긴 탔는데, 그 다음부터가 난감했다. 뭐 어차피 키레이걸 내리는 곳에 따라 내린 뒤에야 뭘 해도 하겠지만. 설마하니, 사람 북적대는 지하철에서 말을 걸긴 뭣하잖은가! 그래서 죽치고 계속 지하철 타고 갔다. 뭐 나야 종로3가 지나기 전까진 교회 가는데 아무런 지장도 없는 데다가, 어차피 시간은 남아돌았으니까!
은하철도 구구구~[...]
키레이걸이 한참 와플을 먹는데, 그 손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분명 반지따윈 없었다. 그렇다면, 애인이 없을 확률이 50%는 되는 것 아니겠는가! 우오오!
하지만 역시 불안했다. 그동안 연애교과서, 연애의 정석, 매혹의 기술을 눈감고도 외울 정도로 캐열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실전에 돌입하자니 막막해서 돌아가시겠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전화찬스를 쓰기로 했다. 학교에서 제일 친한(유일하게 알고 지내는) 친구이자, 작업의 대가이신 광돌이를 호출하기로 했다.
......전화 걸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색퀴, 알바중이군하! ......절대 안 받는다.
대략 캐난감해졌다. 이제 어쩌지? 덜덜덜.
그러다가 두번째 구세주가 생각났다. 친밀도는 훨씬 떨어지지만, 사실 작업에 있어서는 광돌이보다 한 수 위에서 놀고 계신 인성행님이 생각났-_- 결국 덜덜덜 십여분을 고민하며 떨다가 호출했다.
아니, 너 말고[...]
행 : 뭔 일이여?
나 : 여자 꼬시는 법 좀 알려주센;
행 : 무슨 여자?
나 : 지금 같이 지하철 타고 있슨.
행 : 헐. ㄷㄷㄷ.
나 : 제발 도와주센.
행 : ......잘 해야돼. 잘 해야돼.
나 : -_-
행 : 일단 이름 물어보고, 친해지고 싶다고 해.
나 : (연애교과서잖!)
행 : 그리고 전번 따.
나 : (...)
행 : 화이팅~!
나 : ㄷㄷㄷ
그리고 깨달았다. 결국 혼자 해내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시스템 쇼크를 굴렸다. 일단 지하철에서 내리면 다른 열차로 갈아타기 전에 전광석화처럼 재빠르게 끝내야한다. 너무 오랫동안 뒤쫓아가면, 나중에 말 걸면 무슨 스토커라고 생각할지도 몰라ㄷㄷㄷ 일단 내리면, 주위에 사람 신경 안쓰일만한 곳에서 그냥 단번에 끝장(;)내야 한다!
대략 이런 느낌?[...]
그러던 그녀가 드디어 영등포역에서 내렸다! 오오옷! 나도 대책없이 일단 따라서 내렸다! 열라 느리게 걸으시길래 따라서 느리게 걸으려니 뭔가 대단히 어색한 미행, 아니 추척, 아니 그것도 아니고, 스토킹, 젠장-_- 하여튼 혼자 사람들 사이에서 어색한 꼴깝을 연출했다. 그렇게 어색하게 따라가는데, 헐; 열차를 갈아타는 게 아니라 표 끊고 역을 나가는 것이었다.
헐; 캐당황했지만, 일단 나도 표 끊고 밖으로 나왔다. 흐음, 딱 보니 사람이 북적거리면서도 그렇게 많지도 않고, 지금이 분명 딱 찬스였다! 지금 접근해야된다! 전광석화처럼! 우오오오오!
......아놔, 근데 캐쪽팔려서 도무지 접근을 할 수가 없는 거였다. 잠깐 망설이는 사이, 키레이걸은 지하상가쪽으로 사라졌다.
어어?; 나도 당황해서 쫓아갔다. 아놔, 이거 스토킹도 아니고, 너무 대책없이 쫓아가는데?;
스토커로 오해받는 비참한 상황을 겪고 싶진 않았다[...]
지하상가를 걸으면서 계속 뒤쫓아가는데, 이 키레이걸님께서 자꾸 뒤를 힐끔힐끔 보시는 것이었다. 아뿔사- 들킨건가; 무지 쪽팔리고 캐쫄아서 순식간에 한참 떨어져서 걸었다. 근데, 그 순간, 인파 사이에서 키레이걸이 사라진 것이었다. 헐; 당황해서 엄청 찾았는데,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한 5분에서 10분정도 그 자리에서 열라 당황한 채로 막 찾고 있었다는-_-
"아놔, 어디로 사라진 거에염!?"
이미 나는 추격자[-_-]
아주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놔, 아까 완벽한 찬스를 왜 버리고, 이렇게 멍청하게 놓쳐서 혼자서 뭐하고 나자빠진 거지; 끊임없는 자책에 완전 캐좌절하고 있었-_-
완전 캐당황해서 그렇게 있는데, 갑자기 키레이걸이 뒤에서 나타나서 걷고 있는 것이었다. 헐; 헐; 헐; -_-; 아무래도 옷가게에 잠깐 들어간 것 같았......; 그러던 그분께서 갑자기 밖으로 나가는 계단쪽으로 가고 있었다. 바야흐로 내게 두번째 찬스가 온 것이었다. 이번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사실상 완벽한 찬스였다. 그런데......
와, 민망해서 도저히 말을 못 걸겠는기라; 그래서 결국 그분 따라 지하도를 나와버렸다-_-
키레이걸은 몇발자국 걷다가 버스정류장에 서더니, 그대로 버스를 기다렸다[...]
........................
와나; 완전 망했다. 버스정류장에 사람 캐많어; 게다가 하필이면 키레이걸 바로 옆에 왠 아저씨 한분이랑 아주머니 한분이 떡-하니 서 있는 것이었다. 와- 어떻게 저기에 가서 친해지고 싶다고, 전번달라는 말을 하지?;
난감하다!
거기서 다시 10여분을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진작에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내가 몇번이나 결심한듯이 빠르게 키레이걸 바로 뒤까지 달려갔다가 물러나고, 달려갔다가 물러나고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으니까-_-;
젠장, 한참을 고민하는데 갑자기 소림사의 철나한 스님의 맑은 목소리가 머릿속을 청명히 울렸다.
그, 그렇군요-_-
그래서 정말 기를 모았다-_-; 그러면서 감성적 사고를 버리고 이성적, 합리적 사고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분명 수업시간에 접근하는 건 자살행위다. 자살행위가 아닐지라도 오늘 이 기회보다는 위험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 키레이걸이 기다리고 있는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데, 버스 다 와서 말 걸어봤자 아무 소용없다. 망설일 시간 따윈 없는 거였다! 재빨리 대본 연습을 했다.
A. 전화번호 좀 받을 수 있을까요?
B. SS대학교 T과 0X학번 김준휘라고 합니다.
C. 잠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D. 친해지고 싶어서요.
E. 우리 <인간 행동의 심리학적 기초> 같이 듣거든요. 거기서 뵈었어요.
F.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G. SS대학교 다니시죠?
헐; 완전 캐당황했다. 할 말은 마구 떠오르는데, 무슨 말부터 순서대로 해야할지 순간 판단이 안되는 거였다. 한참 시스템 쑈크를 굴려 결국 대화진행을 로 잡았다! 그리고, 기를 열라 모은 다음에!!!!
......아저씨, 아주머니를 비집고-_- 키레이걸에게 말을 걸었다. 할 말은 없는데 말을 해야할 때 으레 다들 쓰는 그 대사로.
"저기요."
네? 하면서 키레이걸이 돌아보는데, 순간 온몸이 얼어서 깨지면서 무너지는 것 같았[...]
"안녕하세요. SS대학교 T과 0X학번 김준휘라고 합니다. SS대학교 다니시죠?"
여기서 키레이걸도 내가 왜 말을 걸었는지 깨달았는지, 웃으면서도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내 꼴이 왠지 처량하게 느껴졌다.
대본은 완벽했으나, 문제는 목소리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잠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네."
"우리 <인간 행동의 심리학적 기초> 같이 듣거든요. 거기서 뵈었어요."
"아, 그랬군요."
"친해지고 싶어서요. 전화번호 좀 받......"
"아, 근데, 저 남친 있는데......"
".....을 수.................................................................................................."
OTL......
"......뭐, 친하게 지내기만 하면 괜찮겠죠? ^^"
그러면서 전화번호를 찍어주는 것이 아닌가!!! 나는 전화번호를 적으면서 이름을 물어봤고,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고 말하고 회심의 해태 레몬에이드를 쥐어줬다. 후하하하!
영등포역으로 들어오자마자, 전번 알려줘서 고맙다고 문자하고, 인성행님과 광돌이에게 결과보고 및 차후대책 등을 수령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기도하고 있다.
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깨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