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봐도 사랑인 것들

임세현200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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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사랑인 것들

 

 

그런 말이 있다.

오른쪽 신발끈이 풀리면

누군가가 날 생각하는 거라는 얘기.

그런 말도 있다.

떨어지는 낙엽을 우연히 받게 되면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시작하게 될 거라는.

이제 그런 말 따위 믿지 않아. 말도 안되는 미신.

 

꺼져 버리란 말이다.

운동화끈도, 노란은행잎도

볼따구에 여드름과

첫눈이 올 때까지 남아있는 봉숭아꽃물까지.

멀리멀리 사라져버리란 말이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만 남겨두고.

누가 봐도 타당한 것들만 남겨두고 모두다.

 

누가 봐도 '사랑'인 것들만 인정하겠다.

누구 하나 토달 수 없는 완벽한 데이트와 통화내용만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동일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만

사랑으로 인정하겠다.

100일이나 커플링 정도는 아직 마라톤의 초반으로 인정하겠다.

나는 분명 '사랑'인데, 남들이 절레절레하는 것들은 치지 않겠다.

어줍짢은 배려로 알반지나 루이뷔똥 토드백따위 사양하지 않겠다.

 

크리스마스에 머리칼과 시계를 팔아버린 델라와 짐이나,

'사랑은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제니퍼러브휴잇의 솔로 독주회가 있을리가 없지.

로미오와 줄리엣의 몇세기를 돌아오는 전형적인 감동은 바라지도 않을테다.

너무 영화를 본 거지. 할리퀸 로맨스 소설을 너무 읽은거다.

그런데 결국 나는 몸에 힘이 쭉 빠지고 멍한 얼굴이 된다. 

아주 잘 걷다가 코너 하나 돌았을 뿐인데,

듣고느끼고 싶지 않은 데 자꾸 보인다. 보이는 거다.

누가봐도 그러한 것과 내가봐도 그러한 것들 사이엔 분명 차이가 있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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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니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끊임없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너를 사랑으로 인정하겠다.

귀찮은 전화인냥 말투는 퉁퉁거리면서 표정은 웃고있는 너를 사랑으로 인정하겠다.

신경쓰지말자말자.. 되네이는 너를 사랑으로 인정하겠다.

요며칠 강동원 펜카페에 뜸한 너를 사랑으로 인정하겠다.

주위의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을 정도로 싸워놓고도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파우치백을 들고서 있는 그대를,

언제 싸웠나 싶게 어느새 손을 잡고 걷고 있는 그대들을,

사랑으로 인정하겠다.

 

쿨한 척 헤어지고도 돌아보고또돌아보는 너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