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프데이] 성시경 "기다려 달라는 말은 않겠어요"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200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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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프데이] 성시경 "기다려 달라는 말은 않겠어요"

[오!호프데이] 성시경 "기다려 달라는 말은 않겠어요"

‘발라드 왕자’ 성시경(29)이 6집앨범 ‘여기 내 맘속에’를 발표했다. 다음달 1일 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에게 이번 6집은 입대전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같은 앨범이다. 그의 새 음반은 발매와 동시에 앨범판매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입대전 팬들에게 고별선물을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을 충족시켰다. 2000년 ‘내게 오는 길’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등장한 후 한국대표 발라드가수로 자리매김했던 그는 8년의 활동을 뒤로하고 2년간 팬들과의 ‘한시적인 이별’을 앞두고 있다.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성시경을 ‘오!호프데이’의 게스트로 초대해 술잔을 마주했다.

◇“음악하고 앨범얘기 좀 많이 해주세요!”

술집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성시경은 “음악하고 앨범얘기 많이 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새 앨범에 대해 할 얘기가 많기도 했겠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입대를 앞둔 그에게 ‘입대전 심경’등의 질문을 수없이 많이 했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됐다. 그의 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입대 얘기는 잠시 뒤로 미루고…. 성시경이 바라는 새 앨범과 음악. 또 제법 ‘까칠’한 것으로 유명한 그가 마이크를 놓으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라디오에 대한 얘기 등을 먼저 화두로 꺼냈다.

-타이틀곡인 ‘안녕 나의 사랑’을 유희열과 함께 작업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곡이 기존 성시경의 발라드와는 좀 다른. 오히려 유희열의 색깔이 많이 묻어난 것 같은 느낌도 있어요.

아마 편곡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이 곡은 밝은 느낌의 발라드인데 이런 색깔의 노래는 제가 해보고 싶은 거였죠. 희열이형과 함께 노래를 만들며 멜로디와 리듬은 밝게. 가사는 슬프게 만들자고 합의했어요. 처음에는 희열이형과 함께 곡을 쓴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곡을 만들때마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다가 다시 만나기를 반복해야하는 작업이니까요. 6번 정도 만났는데 그때마다 서로 5~6시간씩 작업해서 곡이 만들어졌어요. 제가 형을 많이 괴롭혔습니다. 제가 데뷔하고 얼마안된 22살무렵. 희열이형의 노래를 부른 적이 있는데 그 때의 인연을 얘기하며 많이 괴롭혔죠.

-발라드에 워낙 뛰어난 재능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음반은 특히 차분하고 담담한 느낌입니다. 관조적인 느낌도 보이구요.

사실 새 음반을 작업하기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하고 잘 부를 수 있는 곡들로 작업을 했습니다. 희열이형 노래인 ‘여기 내 맘속에’는 원래 곡을 받았을 때부터 첫 트랙으로 하리라 마음먹었고 영심이 누나 노래인 ‘당신은 참’은 앨범을 마무리하는 노래로 적합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번트랙인 ‘어디에도’는 광진이형(‘마법의 성’을 만든 작곡가 겸 가수 김광진)곡인데 형이 6년만에 처음으로 다른 가수한테 준 곡이었어요. 이 곡을 받아내기 위해 6년동안 형을 졸랐습니다. 참 특이하면서도 멋진 형이에요. 형이 금융쪽에서 일하시잖아요. 그런 일을 하면서 이렇게 멋진 곡을 만든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에요.

-MBC FM4U의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의 DJ자리를 내놓으면서 방송에서 목이 메인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것으로만 보이던 성시경에게는 의외의 면이었다는 말도 많았습니다.

아무리 제가 노력해도 감정적으로 제어가 안되는 게 있더라구요. 라디오를 하면서 너무 좋았습니다. 매일 생방송을 하지는 않았지만 일주일에 적어도 사흘. 나흘씩은 생방송을 했는데 가끔은 힘들고 그랬던 적은 있지만 너무 좋았던 기억밖에 없어요. 많이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가수 성시경에게 음악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굴까요?

역시 형석이형(작곡가 김형석)이죠. 워낙 오래 같이 일했으니까요. 형석이형 곡쓰는 방식이 몸에 밴 것 같아요. 제가 곡을 써도 형석이형 곡처럼 나오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

-데뷔했을 때와 지금의 음악적 풍토는 많이 달라졌죠?

음악 자체만으로 ‘홀로서기’가 안되는 것 같아요. 한 음악프로그램을 보는데 곡. 가사가 별로인 노래가 1등을 하는 걸 봤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순위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면 그 노래가 전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노래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순위 프로그램이라는 게 장사는 되지만 음악적인 편식을 하는 사람들의 ‘그들만의 리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평론가들이 영화에 하는 방식처럼 일부 가요평론가들도 가수들의 노래에 별점을 매기기도 합니다.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인가요.

그들이 들어보고 별로인 곡에 ‘별로다’라고 얘기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평론가의 의견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평론은 평론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정신이 육체보다 더 뛰어나다는 많은 이들의 고정관념을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평론을 보면 항상 보다 대중적이지 못한 게 더 인정을 받는 경향은 있는 것 같더라구요.

[오!호프데이] 성시경 "기다려 달라는 말은 않겠어요"

◇성시경이라는 사람은 이렇습니다!

그에게는 ‘고정관념’이 따라다녔다. 데뷔 때부터 할 말은 하는 듯한 그의 스타일 때문에 ‘까칠하다’. ‘차갑다’는 이미지가 형성됐고. 이와는 반대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사랑과 이별에 관한 발라드를 감미롭게 부르는 모습에 ‘바람둥이’. 심지어 ‘느끼하다’는 의미의 ‘버터왕자’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런 모습들이 실제의 성시경과 일치하는지 물어봤다.

-‘버터왕자’. ‘바람둥이’라는 이미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MBC ‘목표달성 토요일’의 코너 ‘애정만세’에 출연하기전만해도 한번도 느끼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 때 제나이 23살때였습니다. 작가분들이 써주시는대로 얼마나 열심히 했겠어요? 저더러 ‘바람둥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전 성격상 바람둥이가 될 수 없어요. 제가 먼저 이성의 전화번호를 알아낸다거나 지인한테 누구를 좀 소개해달라고 요청해서 누구를 만난 적도 없습니다. 전 저의 대시를 받는 다른 사람의 감정이 저만큼 확실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절대 대시하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정말 확신이 들 때만 얘기해요. 아마 사실과 다른 얘기들은 저를 정말 잘 아는 분들이 많지 않기 때문인 듯해요. 제 인간관계가 좁아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저랑 친한 선배들이 ”시경이 안그렇다“며 저를 변명해주시느라 바쁘대요. 하하.

-활동을 앞두고 살을 빼기 위해 집인 반포에서 여의도까지 달린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참 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살을 빼려면 술만 끊어도 돼요. 술만 끊으면 일주일에 5㎏도 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워낙 좋아해요. 권투도 좋아하고 등산도 좋아하구요. 한창 등산에 빠져있을때는 청계산을 오르내리는데 55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산을 잘 탔습니다.

-‘발라드왕자’가 권투를 좋아한다구요?

네. 권투를 배웠어요.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왠지 멋있어 보이는 걸 좋아합니다. 제 꿈이 ‘뿅카’(경주용같이 유선형으로 제작돼 신체의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타는 오토바이를 일컫는다고 한다)타고 서울대를 통학하는 거였어요. 물론 꿈을 못이뤘지만 그냥 서울대 가는 것보다 그게 더 멋있잖아요. 배철수 선배님이 정말 인문학책을 좋아하시고 많이 읽으신다고 해요. 그런데 방송에서는 자신의 그런 면을 드러내는 얘기를 절대로 안하시잖아요. 그런 게 참 멋있는 것 같아요.

◇기다려달라는 얘긴 안할께요!

인터뷰초반 “음악얘기 많이 해주세요”라는 당부에 입대에 관한 얘기를 묻지는 않았다. 하지만 2년동안 팬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한 감정을 물었고 자연스럽게 입대를 압둔 감정에 대한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앞으로 2년간 팬. 음악과 이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하면 또 욕먹을지도 모르겠는데. 전 제가 인기가수이거나 연예인이라고 하는 걸 정말 못 느끼겠어요. 다른 사람들이 ‘가수다’. ‘연예인이다’라고 하니 그렇다고 느끼는 거죠. 군대가는 것 자체가 두렵지는 않아요. 다만 2년동안 음악에 투자를 못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군에서는 지금처럼 감성을 지니고 노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잖아요. 그런 생활에 익숙해지고 적응을 할까봐 그게 두려워요. 군에 갔다오면 저도 30대가 되네요. 20대를 가수 성시경으로서만 너무 열심히 산 것 같아요. 틈틈이 여행도 하고 많은 생각도 하고 그렇게 보내야하는 20대인데. 그런 시기를 누리지 못한 게 아쉬워요. 이제 좀 정신차릴 때도 됐는데 이제는 20대를 보내게 됐으니 아쉽네요.

-성시경을 군에 보내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줘요.

앨범 마지막장 ‘Thanks to’에 쓴 것처럼 기다려달라는 말씀은 안 드리고 싶어요. 안 보이면 인기는 없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건강하게 부지런하게 잘 지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다시 팬 여러분을 찾아왔는데 제 노래가 그 때에도 팬들의 마음속에 닿는다면 다시 성원해 주시기를 바랄께요. ‘잊지 말아달라’고 하는 건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김상호기자 sangho94@ 사진 | 김도훈기자d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