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북부지역은 기온이 한층 찬 관계로 체온을 유지할만한 방편들이 발달되었는데, 모진 눈보라를 견디기 위해서 짐승의 털을 옷으로 지어 입는다던가, 불을 이용한 열 도구들이 자연스레 만들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찬 기운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냉병(冷病)질환에 따른 대응이 필요했던 바, 온열(溫熱)을 쬐는 요령을 터득하기에 이르렀고, 이러한 생활의 지혜들이 발전하여 오늘날의 뜸 요법의 효시를 이루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뜨거운 돌덩어리나 흙을 신체의 어떤 부위에다 붙여서 국부에 온기를 전하였고, 쇠붙이가 발명되면서부터는 창 같은 것을 달궈서 아픈 부위에 갖다대기도 하였으며, 또한 나무껍질이나 건초를 연료로 국부에 고정적인 온열자극을 가하기도 하였는데, 요즘 뜸 재료의 대명사로 알려진 쑥[艾]이 쓰여지기 시작한 시기가 이즈음이 아니었나 추정된다. 그러나 쑥이 타 재료에 비해 탁월함을 안 것은 그 후의 일로 이것저것 사용하다 보니 그중에서 쑥이 가장 적합하단 사실을 객관적으로 검증한 후였다. 쑥은 어느 땅에서나 잘 자라고, 마른 쑥잎은 불이 잘 붙으며, 가공하여 저장하기가 용이하다는 등의 장점이 있어 뜸 치료의 주요 원료로 쓰였다.
중앙아시아에서 행하여진 옛 뜸 요법 몇 가지를 살펴보면, 18세기와 19세기 몽골의 [감로의 흰이슬], [감로의 샘], [몽골의학정선]에 아래와 같은 기록이 남아 있다
- 버드나무 뜸 요법
버드나무를 불에 태워 그 불기운으로 약을 묻힌 종이 위를 누른다.
- 종이 뜸 요법
종이를 중지나 약지 정도의 굵기로 말아서 한 쪽 끝에 불을 붙여 환부에 쬔다.
- 구리 뜸 요법
구리 막대를 소똥을 태운 불에 달궈서 환부에 쬐는 방법으로 각종 세균의 침입으로 인한 염증(특히 피부염)에 이용함
- 금(金) 뜸 요법
금으로 된 일종의 뜸 재료로 가열된 버터에 담궜다 꺼내어 뜸을 한 것으로 추정
왕소군의 얘기로 잘 알려진 중앙아시아의 위구르족이나 문성공주의 일화로 유명한 장족(藏族) 등은 주로 야외에서 노숙하거나, 앉거나, 누워서 생기는 풍습병과 관절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잠자기 전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등(背)과 복부(腹部)에 뜸을 떴다고 한다. 그것은 신체의 특정부위에 일정한 온열자극을 가하여 원기를 돋구며 질병을 예방하려했던 생활의 지혜였을 것이다.
맹자 이루 편에는칠 년의 오래된 병에는 삼 년 묵힌 쑥을 구해 쓴다(七年之病에 求三年之艾)고 했고, 장자 도척편에도 무병자구(無病自灸)로서 건신(建身)한다.고 했으며, 올해로 90세가 되신 필자의 스승 구당(灸堂) 김남수 옹께서도 지금의 건강이 있기까지는 열심히 뜸을 해온 덕분이라고 술회하시곤 했다.
2. 뜸의 현상
“뜸“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1. (무엇을 흠씬 찌거나 삶은 다음 얼마 동안 그대로 두어)제풀에 속속들이 푹 익게 하는 일]
[2. 한방에서, 뜸쑥을 경혈에 놓고 불을 붙여 뜨겁게 하는 자극 요법의 한 가지]
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고서(古書)에 의하면 뜸의 방법과 재료로 이 두 가지 설명보다 훨씬 더 다양한 의미를 생각해낼 수 있게 한다. 이를테면 뜸의 재료로 나무껍질이나 우무(한청)같은 것을 사용한 기록을 보아도 그렇다. 그러나 여기서는 쑥을 재료로 하여 뜸을 하는데 따른 여러 가지 현상과 방법을 알아본다.
뜸의 방법과 현상을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다. 뜸이 여러 가지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걸 잘 아는 사람들조차도 화상과 연기와 냄새, 또 시술의 번거로움 등을 인하여 기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뜸이란 반드시 이러한 현상들을 동반하여만 하는 것일까.
우선 사람들이 가장 꺼려하는 부분으로 화상을 들 수 있겠는데, 뜸은 반드시 화상을 남기게 되고, 또 화상을 입지 않으면 뜸 효과를 맛볼 수 없는 것일까. 문헌에 의하면 우리 선인들은 뜸을 뜨는 요령에 있어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뜸쑥을 놓을 경혈 자리에 먼저 감자를 얇게 썰어 붙인 다음 뜸을 뜬다던가, 아니면, 마늘이나, 생강 여타 다른 재료를 이용하여 화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뜸을 뜨는 등의 다각적인 방법이 시도되었던 바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뜸자리(火痕)가 남는 뜸 유흔(有痕)과 그렇지 않은 뜸 무흔(無痕), 둘 다 효과는 있었다는 것이다. 혹자는 직접 뜸(피부에 쑥을 직접 붙여서 태우는 방법)만을 뜸의 진수인 양 주장하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뜸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분석이며, 또한 유흔(有痕)과 무흔(無痕)의 임상적 차이는 무엇인지를 밝혀 환자 혹은 질병에 따라 적절하게 응용하는 일일 것이다.
3. 치료(治療)수단으로서 뜸
한의학(韓醫學)이든, 서양(西洋)의학이든 여타의 대체(代替)의학이든 그 의학이 갖는 유형의 치료수단이 있다. 예컨대 따기(사혈), 지압 등은 방법이 틀리기는 하나 신체에 물리적(物理的) 자극(刺戟)을 가함으로 치료 효과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하며, 헌데에 고약을 붙인다거나 감기에 생귤차를 달여 먹는 등은 약성을 빌리는 이치로 묶어서 생화학적(生化學的) 치료수단이라 하겠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치료법에 차이를 찾는다면 생화학적, 물리적, 심리적 수단은 서로 유사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단지, 서양의학은 수술적(手術的) 요법이 현격하게 발달한 반면 한의학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특이한 점은 어느 도구(道具)나 재료(材料)라 할지라도 위의 4가지 요건을 두루 갖추지는 못한다. 필자가 뜸을 입이 마르도록 예찬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여기에도 있다. 뜸은 위에 열거한 치료법이 갖는 4가지 큰 유형을 다 점유(占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하나 짚어가며 살펴보기로 하자.
3-1. 물리적 요법으로서의 뜸
3-1-1. 온열효과
피부에 온열을 가함으로 어혈과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며 또 임파구는 열에 의해 활동이 활발해져서 면역력을 높이며, 글로뮈 및 말초혈액공간의 활성은 체내 폐기물처리 과정을 도울 뿐 아니라 신경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3-1-2. 화상효과
뜸자리에 생긴 화상 부위에는 이종(異種)의 단백체가 생성되며 이 단백체는 면역세포로 분화하여 질병에 대한 면역력 및 저항력을 갖게 한다.
3-1-3. 원적외선 방사 효과
쑥 또는 여타의 뜸 재료에서는 일정 온도의 열을 받았을 때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원적외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래와 같다.
* 원적외선 [遠赤外線, far infrared ray]이란?
[ 적외선 중 파장이 긴 것을 말한다. 적외선은 가시광선의 적색 영역보다 파장이 길어 열작용이 큰 전자파의 일종으로, 파장이 짧은 것은 근적외선이라 한다. 눈에 보이지 않고 물질에 잘 흡수되며 유기화합물 분자에 대한 공진(共振) 및 공명(共鳴) 작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 빛은 일반적으로 파장이 짧으면 반사가 잘 되고, 파장이 길면 물체에 도달했을 때 잘 흡수되는 성질이 있으므로 침투력이 강해서 사람의 몸도 이 적외선을 쐬면 따뜻해진다. 예를 들어 30℃의 물속에서는 따뜻한 기운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같은 온도의 햇볕을 쐬고 앉아 있으면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햇볕 속에 포함되어 있는 원적외선이 피부 깊숙이 침투하여 열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작용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고,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과 세포조직 생성에 도움을 준다. 또 세포를 구성하는 수분과 단백질 분자에 닿으면 세포를 1분에 2,000번씩 미세하게 흔들어줌으로써 세포조직을 활성화하여 노화방지, 신진대사 촉진, 만성피로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그밖에도 발한작용 촉진, 통증완화, 중금속 제거, 숙면, 탈취, 방균, 곰팡이 번식방지, 제습, 공기정화 등의 효과가 있어 주택 및 건축자재, 주방기구, 섬유․의류․침구류, 의료기구, 찜질방 등의 여러 분야에 쓰이고 있다. ]
이와 같이 원적외선은 인체 피하조직에 열을 전달 할 수 있는 유일한 빛의 주사선이다. 그런데, 원적외선이 굳이 쑥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라도 잘 안다. 광물질 혹은 여타의 물질이 열을 받거나 연소 될 때, 방사 양의 차이는 있으나 원적적외선이 방출된다. 중요한 사실은 쑥의 특이한 섬유조직에 있는 것이다.
쑥의 뛰어난 생명력에는 과학이 다 해명할 수 없는 특출한 에너지가 존재하는데, 이를 영기(靈氣)라고도 하고 쑥의 섬유질은 미세한 유선(油線)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들이 탈 때 어느 조직보다도 많은 양의 빛을 방사하는 것이다. 즉, 가장 다면적인 것이 원이고 그 수많은 원형의 가닥이 발하는 굴절된 빛의 주사량은 쑥의 섬유질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특이한 쑥의 섬유질은 원적외선뿐 아니라 뜸쑥으로의 공극율(空隙率)과 밀도에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함으로서 연소속도나 온도에도 영향을 끼쳐 타 물질과 구별되는 것이다.
3-2. 생화학 요법으로서의 뜸
3-2-1. 생약 작용
뜸 재료를 이루고 있는 물질 중에는 각가지 생약적 약성(藥性)을 지니고 있는데 이들은 뜸 시술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피부호흡 또는 피부식(皮膚食)을 통해 체내로 흡수(吸收)되어 혈액의 변화, 내분비 활동 등에 영향을 미친다.
3-2-2. 화학적 작용
뜸 재료가 타면서 수반하는 연소적 화학반응에는 과학으로 다 해명 할 수 없는 뜸만의 독특한 기운(靈氣)이 작용한다.
3-3. 심리, 신경적 요법으로서의 뜸
3-3-1. 심리 작용
의료기관에서의 ‘환자(患者)’라 함은 좀 심하게 표현하면 사람이 아닌 것이다.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가 시장경제화 되면서 환자의 수(數)는 돈과 환산된다. 현실이 그렇고 보니 물리적인 부분의 서비스는 나아졌지만 환자를 대하는 인격적 예우는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렇다보니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흰색 콘크리트벽에 대한 공포가 있고 그 건물의 문턱을 들어서기가 도살장 끌려가는 소 기분 같은 것이다. 이러한 병원의 상황은 환자를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왠지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든다. 치료를 위한 도구들도 그렇다. 주사(注射)나 침(針)은 보기만 해도 몸이 움칠해진다. 그러나 화상을 전제로 하지 않는 뜸은 온열에 따른 신체적 안정감으로 인해 비교적 안온한 심리 상태로 유인된다.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가 뜸을 뜨는 동안 어느새 잠이 들어 코를 골고 있는 모습은 뜸의 현장에서 흔하게 대하는 풍경(?)이다.
3-3-2. 신경작용
필자가 공부할 때 선생님께서 뜸을 오래하면 죽을 때 고통 없이 죽는다고 하셔서 그게 무슨 말씀인고 그때는 몰랐다가 뜸에 대해서 깊이 공부하다 보니 깨닫게 되었다. 뜸은 내분비와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쳐 교감, 부교감 신경의 자율조절력을 높여준다. 그래서 뜸을 진통과 반사작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3-4. 수술(手術) 요법으로서의 뜸
피부를 장부의 거울이라 할 때, 피부에 생겨나는 각종 이상 조직은 질병 표적 일수 있다. 아토피성 피부질환이나 습진(濕疹), 두드러기 따위는 그 병원이 내과적 요인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근원적인 치료법이 필요하겠지만 단순히 피부 표면에 생겨나는 이상 조직(티눈, 사마귀, 혹, 점, 검버섯, 주름 등)은 그 자체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하여 점이나 주름 같은 것은 쉽게 제거가 된다. 그러나 혹이나 뿌리가 깊은 옹(癰), 정(疔), 혹, 티눈과 같은 것은 뿌리 채 뽑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뜸으로는 이 모든 것을 쉽게 제거 할 수 있다. 안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뜸으로 수술을 한다니 누가 믿을 것인가. 어디 이뿐이랴 피부 깊숙이 곪아 있는 궤양성 염증에서부터 암(癌)의 조직까지 뜸으로 수술이 가능하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두 형제가 산중(山中)에서 암 환자를 뜸으로 치료하는 장면을 방영(放映)한바 있다. 암 조직이 있는 부위의 살갗을 뜸으로 태워 구멍을 내고, 암 덩어리 위에 뜸 시술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엄격히 뜸의 수술적 요법에 해당한다. 필자는 수 없는 사람에게로 수술을 행했다. 콩알만한 혹에서부터 계란만 한 혹, 곪은 가랫토시 제거, 수술한 자리에 손가락이 들어갈 만치 푹 패인 티눈 등등 피부에 있는 어떤 이상조직이든 뜸으로 수술이 안 되는 것이 없었다. 병원에 가면 조그만 한 혹 하나 제거하려해도 마취(痲醉)하고 수술하며 수술 후에도 꿰매고 붕대로 감고 수술에 따른 절차는 다 밟는다. 그러나 뜸 수술 요법은 간단하다. 뜸의 훈증(燻蒸)과 타르(tar) 성분은 소염(消炎)과 살균(殺菌)작용이 뛰어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빠른 시일에 원상을 회복시킨다.
4. 조선실록(朝鮮實錄)에 담긴 뜸 이야기
조선실록(朝鮮實錄)에 담겨있는 의화(醫話)를 보면 임금에게 뜸을 시술하는 상황들이 소상하게 그려지는데, 특히 선조는 뜸 맛을 제대로 안 임금중의 한 사람으로 추정된다. 의관(醫官)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뜸 시술을 차일피일 미루자 어느 날 선조는 짜증스런 어투로 이렇게 말한다. “봄에는 가을을 기다리자 하고 가을에는 봄을 기다리자 하여, 올해도 이렇게 해서 다시 명년이 되는 동안 내 병은 세월과 함께 더욱 깊어만 가니 어쩌란 말인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옷을 걷고 뜸을 뜨기가 좋으니 꼭 하고 싶다”
선조에 간절한 바램에 부응하여 드디어 뜸 시술이 시작되는데 그 장면을 관찰함으로 당시의 뜸의 현상과 방법에 대한 정리를 돕고자 한다. 때는 1601년 음력4월10일(정축), 약방 도제조 김 명원, 제조 유 근, 부제조 윤 돈이 아뢰기를 “오늘 뜸을 뜨실 혈을 신들이 다시 의관 등과 되풀이 상의했더니 ‘성상의 환후에서 오른편에 유주하는 기는 다 족소양 경맥 가운데 있다. 어제 아뢴 경혈중에 삼리혈이 긴요하긴 하나 이것은 족양명의 경맥이고 소양경의 혈은 아니니 마땅히 이 혈을 제외하고 소양경의 풍시혈로 대신하는 것이 옳다. 또 오른쪽 겨드랑이의 유주하는 기도 소양경인데 한 혈을 골라잡는 것이 바로 아시혈이다. 이 모두에 쑥 기운을 들이어 위아래 경맥을 통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였음을 감히 아룁니다.” 하니 성상께서 아뢴 대로하라고 답하였다.
이에 다시 아뢰기를 “신들이 하교를 듣잡고 침의(鍼醫) 등과 상의했더니 ‘상께서 침을 맞으신 것이 이미 7번에 이르러 혈의 숫자가 매우 많다. 성상의 환후는 본디 허열(虛熱)이 있었는데 뜸으로 인해 증가될까 싶어 늘 염려하였다. 그래서 전에 작애구(灼艾灸)의 숫자를 참작하여 7장(壯)으로 아뢰었었다. 대게 작애구는 뜸이 매우 작지만 살을 태우게 되고, 우각구(牛角灸)는 뜸이 매우 크나 살을 태우지 않고 그 훈열하는 기운만으로도 몇 배가됨을 근일 시험하였기로 3 ~ 5장만에 쑥 기운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꼈었다. 이로 보아도 7장을 넘어서면 안 된다. 더구나 여섯 군데의 뜸 수가 도합 42장이라서 그 수가 매우 많으니, 우선 전의 논의대로 각기 7장을 뜨는 것이 마땅하다’ 고 하였음을 감히 아룁니다.”하니 아뢴 대로하라고 답하였다. 사흘이 지난 후 신하들의 염려하는 문안에 “평안하다”라고 답하였다.
위의 상황을 놓고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여기서 말하는 작애구를 요즘 표현에 빌리면 미립(米粒)뜸이라 할 수 있겠고, 우각구(牛角灸)란 간접뜸을 말하는 것인데 글자 그대로의 풀이라면 ‘소의 뿔 모양을 한 뜸쑥’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 소의 뿔이면 피라밋 모양의 속이 빈 관 형태의 원뿔이 된다. [매우 크다]라고 한 점과 [훈열(薰熱) 하는 기운이 몇 배가된다] 점을 미루어 미립대 뜸쑥의 크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큼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당시 왕(王)에게도 간접뜸을 시술할 만치, 뜸 시술 방법은 다양했다.
둘째, 심신의 상태가 허약해져 있는 상태에서는 직접(直接)뜸 보다 간접(間接)뜸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화독(火毒)을 삭히기 위해서는 그만한 열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데 병약한 환자에게 자칫 해가 될 수 있다.
셋째, 살을 태우지 않고 훈열(薰熱)하는 기운만으로도 몇 배가된다고 하는 점이다. 우각뜸이 인체에 미치는 뜸의 효과가 대단함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부분으로 우리 우보 뜸 마을에서 행하는 우각뜸법의 정통성을 뒷받침하고 있음이다.
셋째, 허열증(虛熱症)에 뜸을 시술한 후 신하들은 늘 염려하였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뜸 시술 후의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후에 성상께서 신하들의 문안에 [평안하다]라고 명료하게 시술 후의 상태를 말해주고 있음을 볼 때, 허열(虛熱)에도 뜸의 방법과 장(壯) 수를 조절함으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상에서 뜸의 효과를 놓고 화상을 전제로 하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된다. 뜸이 인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쑥의 생화학적인 요소부터 알아야 한다. 그리고 쑥이 다른 식물이나 재료가 갖지 못하는 그 무엇이 있음을 찾아내야 한다. 쑥이 탈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반응들을 살펴보면, 연소 과정에서 완전 연소 된 쑥의 연기는 옅푸른 빛의 흰색이나, 불완전 연소 상태에서 생긴 연기는 연황색이다. 쑥잎에는 약간의 치네올(cineol)을 비롯한 갖가지 유성분(油性分)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쑥잎을 계속 타 들어가게 하거나, 타면서 여러 가지 화학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쑥잎은 여느 식물 조직에서 볼 수 없는 특수한 섬유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 섬유질은 흡사 누에고치 마냥 수(數) 겹의 실오라기로 이어져 있으며, 이것은 쑥을 다른 뜸 재료와 구별 짓는 요인이 되기도 하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인주印朱(도장밥)의 주 바탕 재료가 쑥의 섬유질인데, 화학물질 외에는 아직 이를 대체할 그 어떤 자연재료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 예일 것이다.
5. 뜸 재료로의 쑥
5-1 쑥의 식물학적 고찰
쑥은 국화과(菊花科)에 속한 다년생(多年生) 초목(草木)으로 약쑥의 학명은Artemisia Vulgaris L. Varindica Maxim 인데, Artemisia 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과 사냥의 여신’이란 뜻으로 쑥이 달과 여인과 유관함을 시사하고 있으며, 빙대(氷臺), 의초(醫草), 구초(灸草)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애엽(艾葉)은 태고 희랍쪽에서부터 사용하였다고 하며, 독일서는 중고시대, 고대중국은 당시대 이전부터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는 사천여백년전의 단군신화로부터 유래된다. 쑥은 다년초(多年草)로서 잎은 둔삼각의 1~2회 우상(羽狀)으로 분열하고 키는 30cm에서 1m에 까지 달하며 잎의 표면은 녹색이며 이면은 丁자 모양의 백모(白毛)가 조밀하여 희게 비치며 줄기의 좀 오그라진 부위에 특이한 구조의 유선세포가 있어 향과 맛을 낸다.
가을에는 잎과 줄기 사이에서 화경(花莖)이 나와 연자주색 꽃(頭狀花)이 이삭 모양으로 핀다. 생육환경은 까다롭지 않으며 오히려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 쑥의 잎에는 약 0.02%의 정유를 함유하고 있는데 그 중 치네올(Cineol)이 50%이고, 그밖에 츄온(L-Thujone ), 세스키테루펜알콜, 아데닌, 콜린, 등의 염기와 산화칼륨, 유산, 수지, 비타민A, B, C, D, 아미라제 등이 있다.
5-2. 쑥 주변 이야기
5-1-1. 우리의 민초(民草) 쑥(艾)
우리나라의 민초(民草)이자 영물(靈物)인 쑥은 전국 어디에나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그 종류 또한 약 30여종에 이른다. 오랜 세월 식용(食用)과 약용(藥用)으로 인류사에 이용되어 왔으며 특히 우리 전통의학 부분에 약초로서뿐 아니라 여러 가지 질병 치료를 위한 재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자극요법(stimulation treatment)의 하나로 쑥뜸을 그 예라 할 수 있는데, 쑥의 섬유질을 태워 얻게되는 생화학적 약리작용을 통한 치료효과를 말하는 것이다.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히로시마에 최초의 생명체로 쑥이 자라난 사실은 간과 할 사건이 아니다. 쑥은 어쩌면 우리 인간이 태어나기 전인 신시대(神時代)적 영물인지 모른다. 우리나라 단군(檀君)의 개국(開國) 이야기에 쑥이 등장하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이러한 추측이 가능해 진다.
우리가 쑥뜸을 알고자 할 때, 먼저 쑥을 알아야 하고, 쑥을 알자면 쑥의 식물학적 요소와 생태학적 속성에 대해 이해하여야 하며 나아가 쑥을 둘러싼 주변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쑥에 관한 초기의 기록으로 보여지는 삼국유사의 고조선(古朝鮮)을 살펴보자. 알만한 사람은 다 알터이지만, 옛날, 옛날 하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천상을 다스리는 환인(桓因)에게는 환웅(桓雄)이라는 서자가 있었는데, 그의 마음은 늘 세상에 있었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그의 아버지 환인이 자식의 소원을 들어주려 환웅에게 세상을 다스리는 권한을 주게 된다. 환웅은 360여 가지의 일들을 주재하며 세상을 다스리는데, 어느 날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자신들도 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애원을 하자 환웅은 그들에게 쑥과 마늘을 주며 백 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아야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곰은 참아서 사람이 되었지만 범이 그만 못 참아서 한 쌍의 커플 작업은 실패로 끝나고 결국 환웅이 사람의 몸을 빌어 웅녀랑 짝을 지어 단군왕검을 낳게 된다. (여기까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이야기) 이때가 고대 중국 당의 황제 요(堯)가 즉위한지 50년 되던 해이다.
5-1-2. 신령한 약초 쑥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쑥과 마늘을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은데, 고려후기의 고승(高僧) 일연(一然) 스님의 글에서 쑥 한 뭉치라는 그 원문이 일주(一炷)라고 표기되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炷는 등불의 심지를 뜻하는 글자로서 뜸쑥을 한문으로 표기할 때 艾炷(애주)라고 쓴다. 뜸쑥을 소의 뿔 모양으로 빚어서 거기다가 불을 붙이면 마치 심지에 불을 붙여놓은 형상과 같아진다. 부봉사(副奉事) 이지손이 사용했던 우각구법(牛角灸法)이 이에 연유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한가지 짚어볼 문제는, 백일 동안 쑥과 마늘로만 연명하며 햇빛을 쬐어서는 안 된다 명하였는데, 곰이야 본시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라서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 범이 백일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그러나 환웅이 풀 수 없는 문제를 낼 까닭이 있었겠는가. 아마도 범에겐 배고픔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이 어두움과 추위였을 것이다. 필자가 군대생활 할 당시 겨울 혹한기에 야영을 하곤 했는데, 배고픔은 견딜만하였는데 등골을 파고드는 추위에는 잠조차 이룰 수 없어 서러웠던 기억이 새롭다. 범의 인내심이 부족했던 탓도 있으려니와 쑥과 마늘의 활용방법에 대해 무지했던 것은 아닐까? 쑥과 마늘을 단순히 식용(食用)과 약용(藥用)으로만 여긴다면 이미 한계는 보인다. 그렇다 여기엔 그 이상의 비밀(秘密)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쑥, 마늘 두 종류 다 따뜻한 성미를 지녔는데, 마늘은 공중의 기운을 받아 땅속의 뿌리에 영양을 모으고 쑥은 지심(地心)을 받아 잎에 양기를 저장한다. 쑥은 조(操)하고, 마늘은 습(濕)하다. 쑥에 열을 가하면 순함이 강함으로 변하고, 마늘에 열을 가하면 강함이 순하게 변한다. 이러한 성정들을 잘 응용한다면 묘책(妙策)이 나옴직 하다.
뜸과 쑥
뜸과 쑥
출처 : 다음카페 우보뜸마을(http://cafe.daum.net/medikorean)
1. 뜸의 기원
아시아 북부지역은 기온이 한층 찬 관계로 체온을 유지할만한 방편들이 발달되었는데, 모진 눈보라를 견디기 위해서 짐승의 털을 옷으로 지어 입는다던가, 불을 이용한 열 도구들이 자연스레 만들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찬 기운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냉병(冷病)질환에 따른 대응이 필요했던 바, 온열(溫熱)을 쬐는 요령을 터득하기에 이르렀고, 이러한 생활의 지혜들이 발전하여 오늘날의 뜸 요법의 효시를 이루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뜨거운 돌덩어리나 흙을 신체의 어떤 부위에다 붙여서 국부에 온기를 전하였고, 쇠붙이가 발명되면서부터는 창 같은 것을 달궈서 아픈 부위에 갖다대기도 하였으며, 또한 나무껍질이나 건초를 연료로 국부에 고정적인 온열자극을 가하기도 하였는데, 요즘 뜸 재료의 대명사로 알려진 쑥[艾]이 쓰여지기 시작한 시기가 이즈음이 아니었나 추정된다. 그러나 쑥이 타 재료에 비해 탁월함을 안 것은 그 후의 일로 이것저것 사용하다 보니 그중에서 쑥이 가장 적합하단 사실을 객관적으로 검증한 후였다. 쑥은 어느 땅에서나 잘 자라고, 마른 쑥잎은 불이 잘 붙으며, 가공하여 저장하기가 용이하다는 등의 장점이 있어 뜸 치료의 주요 원료로 쓰였다.
중앙아시아에서 행하여진 옛 뜸 요법 몇 가지를 살펴보면, 18세기와 19세기 몽골의 [감로의 흰이슬], [감로의 샘], [몽골의학정선]에 아래와 같은 기록이 남아 있다
- 버드나무 뜸 요법
버드나무를 불에 태워 그 불기운으로 약을 묻힌 종이 위를 누른다.
- 종이 뜸 요법
종이를 중지나 약지 정도의 굵기로 말아서 한 쪽 끝에 불을 붙여 환부에 쬔다.
- 구리 뜸 요법
구리 막대를 소똥을 태운 불에 달궈서 환부에 쬐는 방법으로 각종 세균의 침입으로 인한 염증(특히 피부염)에 이용함
- 금(金) 뜸 요법
금으로 된 일종의 뜸 재료로 가열된 버터에 담궜다 꺼내어 뜸을 한 것으로 추정
왕소군의 얘기로 잘 알려진 중앙아시아의 위구르족이나 문성공주의 일화로 유명한 장족(藏族) 등은 주로 야외에서 노숙하거나, 앉거나, 누워서 생기는 풍습병과 관절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잠자기 전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등(背)과 복부(腹部)에 뜸을 떴다고 한다. 그것은 신체의 특정부위에 일정한 온열자극을 가하여 원기를 돋구며 질병을 예방하려했던 생활의 지혜였을 것이다.
맹자 이루 편에는칠 년의 오래된 병에는 삼 년 묵힌 쑥을 구해 쓴다(七年之病에 求三年之艾)고 했고, 장자 도척편에도 무병자구(無病自灸)로서 건신(建身)한다.고 했으며, 올해로 90세가 되신 필자의 스승 구당(灸堂) 김남수 옹께서도 지금의 건강이 있기까지는 열심히 뜸을 해온 덕분이라고 술회하시곤 했다.
2. 뜸의 현상
“뜸“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1. (무엇을 흠씬 찌거나 삶은 다음 얼마 동안 그대로 두어)제풀에 속속들이 푹 익게 하는 일]
[2. 한방에서, 뜸쑥을 경혈에 놓고 불을 붙여 뜨겁게 하는 자극 요법의 한 가지]
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고서(古書)에 의하면 뜸의 방법과 재료로 이 두 가지 설명보다 훨씬 더 다양한 의미를 생각해낼 수 있게 한다. 이를테면 뜸의 재료로 나무껍질이나 우무(한청)같은 것을 사용한 기록을 보아도 그렇다. 그러나 여기서는 쑥을 재료로 하여 뜸을 하는데 따른 여러 가지 현상과 방법을 알아본다.
뜸의 방법과 현상을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다. 뜸이 여러 가지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걸 잘 아는 사람들조차도 화상과 연기와 냄새, 또 시술의 번거로움 등을 인하여 기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뜸이란 반드시 이러한 현상들을 동반하여만 하는 것일까.
우선 사람들이 가장 꺼려하는 부분으로 화상을 들 수 있겠는데, 뜸은 반드시 화상을 남기게 되고, 또 화상을 입지 않으면 뜸 효과를 맛볼 수 없는 것일까. 문헌에 의하면 우리 선인들은 뜸을 뜨는 요령에 있어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뜸쑥을 놓을 경혈 자리에 먼저 감자를 얇게 썰어 붙인 다음 뜸을 뜬다던가, 아니면, 마늘이나, 생강 여타 다른 재료를 이용하여 화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뜸을 뜨는 등의 다각적인 방법이 시도되었던 바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뜸자리(火痕)가 남는 뜸 유흔(有痕)과 그렇지 않은 뜸 무흔(無痕), 둘 다 효과는 있었다는 것이다. 혹자는 직접 뜸(피부에 쑥을 직접 붙여서 태우는 방법)만을 뜸의 진수인 양 주장하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뜸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분석이며, 또한 유흔(有痕)과 무흔(無痕)의 임상적 차이는 무엇인지를 밝혀 환자 혹은 질병에 따라 적절하게 응용하는 일일 것이다.
3. 치료(治療)수단으로서 뜸
한의학(韓醫學)이든, 서양(西洋)의학이든 여타의 대체(代替)의학이든 그 의학이 갖는 유형의 치료수단이 있다. 예컨대 따기(사혈), 지압 등은 방법이 틀리기는 하나 신체에 물리적(物理的) 자극(刺戟)을 가함으로 치료 효과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하며, 헌데에 고약을 붙인다거나 감기에 생귤차를 달여 먹는 등은 약성을 빌리는 이치로 묶어서 생화학적(生化學的) 치료수단이라 하겠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치료법에 차이를 찾는다면 생화학적, 물리적, 심리적 수단은 서로 유사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단지, 서양의학은 수술적(手術的) 요법이 현격하게 발달한 반면 한의학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특이한 점은 어느 도구(道具)나 재료(材料)라 할지라도 위의 4가지 요건을 두루 갖추지는 못한다. 필자가 뜸을 입이 마르도록 예찬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여기에도 있다. 뜸은 위에 열거한 치료법이 갖는 4가지 큰 유형을 다 점유(占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하나 짚어가며 살펴보기로 하자.
3-1. 물리적 요법으로서의 뜸
3-1-1. 온열효과
피부에 온열을 가함으로 어혈과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며 또 임파구는 열에 의해 활동이 활발해져서 면역력을 높이며, 글로뮈 및 말초혈액공간의 활성은 체내 폐기물처리 과정을 도울 뿐 아니라 신경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3-1-2. 화상효과
뜸자리에 생긴 화상 부위에는 이종(異種)의 단백체가 생성되며 이 단백체는 면역세포로 분화하여 질병에 대한 면역력 및 저항력을 갖게 한다.
3-1-3. 원적외선 방사 효과
쑥 또는 여타의 뜸 재료에서는 일정 온도의 열을 받았을 때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원적외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래와 같다.
* 원적외선 [遠赤外線, far infrared ray]이란?
[ 적외선 중 파장이 긴 것을 말한다. 적외선은 가시광선의 적색 영역보다 파장이 길어 열작용이 큰 전자파의 일종으로, 파장이 짧은 것은 근적외선이라 한다. 눈에 보이지 않고 물질에 잘 흡수되며 유기화합물 분자에 대한 공진(共振) 및 공명(共鳴) 작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 빛은 일반적으로 파장이 짧으면 반사가 잘 되고, 파장이 길면 물체에 도달했을 때 잘 흡수되는 성질이 있으므로 침투력이 강해서 사람의 몸도 이 적외선을 쐬면 따뜻해진다. 예를 들어 30℃의 물속에서는 따뜻한 기운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같은 온도의 햇볕을 쐬고 앉아 있으면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햇볕 속에 포함되어 있는 원적외선이 피부 깊숙이 침투하여 열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작용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고,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과 세포조직 생성에 도움을 준다. 또 세포를 구성하는 수분과 단백질 분자에 닿으면 세포를 1분에 2,000번씩 미세하게 흔들어줌으로써 세포조직을 활성화하여 노화방지, 신진대사 촉진, 만성피로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그밖에도 발한작용 촉진, 통증완화, 중금속 제거, 숙면, 탈취, 방균, 곰팡이 번식방지, 제습, 공기정화 등의 효과가 있어 주택 및 건축자재, 주방기구, 섬유․의류․침구류, 의료기구, 찜질방 등의 여러 분야에 쓰이고 있다. ]
이와 같이 원적외선은 인체 피하조직에 열을 전달 할 수 있는 유일한 빛의 주사선이다. 그런데, 원적외선이 굳이 쑥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라도 잘 안다. 광물질 혹은 여타의 물질이 열을 받거나 연소 될 때, 방사 양의 차이는 있으나 원적적외선이 방출된다. 중요한 사실은 쑥의 특이한 섬유조직에 있는 것이다.
쑥의 뛰어난 생명력에는 과학이 다 해명할 수 없는 특출한 에너지가 존재하는데, 이를 영기(靈氣)라고도 하고 쑥의 섬유질은 미세한 유선(油線)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들이 탈 때 어느 조직보다도 많은 양의 빛을 방사하는 것이다. 즉, 가장 다면적인 것이 원이고 그 수많은 원형의 가닥이 발하는 굴절된 빛의 주사량은 쑥의 섬유질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특이한 쑥의 섬유질은 원적외선뿐 아니라 뜸쑥으로의 공극율(空隙率)과 밀도에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함으로서 연소속도나 온도에도 영향을 끼쳐 타 물질과 구별되는 것이다.
3-2. 생화학 요법으로서의 뜸
3-2-1. 생약 작용
뜸 재료를 이루고 있는 물질 중에는 각가지 생약적 약성(藥性)을 지니고 있는데 이들은 뜸 시술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피부호흡 또는 피부식(皮膚食)을 통해 체내로 흡수(吸收)되어 혈액의 변화, 내분비 활동 등에 영향을 미친다.
3-2-2. 화학적 작용
뜸 재료가 타면서 수반하는 연소적 화학반응에는 과학으로 다 해명 할 수 없는 뜸만의 독특한 기운(靈氣)이 작용한다.
3-3. 심리, 신경적 요법으로서의 뜸
3-3-1. 심리 작용
의료기관에서의 ‘환자(患者)’라 함은 좀 심하게 표현하면 사람이 아닌 것이다.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가 시장경제화 되면서 환자의 수(數)는 돈과 환산된다. 현실이 그렇고 보니 물리적인 부분의 서비스는 나아졌지만 환자를 대하는 인격적 예우는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렇다보니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흰색 콘크리트벽에 대한 공포가 있고 그 건물의 문턱을 들어서기가 도살장 끌려가는 소 기분 같은 것이다. 이러한 병원의 상황은 환자를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왠지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든다. 치료를 위한 도구들도 그렇다. 주사(注射)나 침(針)은 보기만 해도 몸이 움칠해진다. 그러나 화상을 전제로 하지 않는 뜸은 온열에 따른 신체적 안정감으로 인해 비교적 안온한 심리 상태로 유인된다.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가 뜸을 뜨는 동안 어느새 잠이 들어 코를 골고 있는 모습은 뜸의 현장에서 흔하게 대하는 풍경(?)이다.
3-3-2. 신경작용
필자가 공부할 때 선생님께서 뜸을 오래하면 죽을 때 고통 없이 죽는다고 하셔서 그게 무슨 말씀인고 그때는 몰랐다가 뜸에 대해서 깊이 공부하다 보니 깨닫게 되었다. 뜸은 내분비와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쳐 교감, 부교감 신경의 자율조절력을 높여준다. 그래서 뜸을 진통과 반사작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3-4. 수술(手術) 요법으로서의 뜸
피부를 장부의 거울이라 할 때, 피부에 생겨나는 각종 이상 조직은 질병 표적 일수 있다. 아토피성 피부질환이나 습진(濕疹), 두드러기 따위는 그 병원이 내과적 요인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근원적인 치료법이 필요하겠지만 단순히 피부 표면에 생겨나는 이상 조직(티눈, 사마귀, 혹, 점, 검버섯, 주름 등)은 그 자체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하여 점이나 주름 같은 것은 쉽게 제거가 된다. 그러나 혹이나 뿌리가 깊은 옹(癰), 정(疔), 혹, 티눈과 같은 것은 뿌리 채 뽑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뜸으로는 이 모든 것을 쉽게 제거 할 수 있다. 안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뜸으로 수술을 한다니 누가 믿을 것인가. 어디 이뿐이랴 피부 깊숙이 곪아 있는 궤양성 염증에서부터 암(癌)의 조직까지 뜸으로 수술이 가능하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두 형제가 산중(山中)에서 암 환자를 뜸으로 치료하는 장면을 방영(放映)한바 있다. 암 조직이 있는 부위의 살갗을 뜸으로 태워 구멍을 내고, 암 덩어리 위에 뜸 시술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엄격히 뜸의 수술적 요법에 해당한다. 필자는 수 없는 사람에게로 수술을 행했다. 콩알만한 혹에서부터 계란만 한 혹, 곪은 가랫토시 제거, 수술한 자리에 손가락이 들어갈 만치 푹 패인 티눈 등등 피부에 있는 어떤 이상조직이든 뜸으로 수술이 안 되는 것이 없었다. 병원에 가면 조그만 한 혹 하나 제거하려해도 마취(痲醉)하고 수술하며 수술 후에도 꿰매고 붕대로 감고 수술에 따른 절차는 다 밟는다. 그러나 뜸 수술 요법은 간단하다. 뜸의 훈증(燻蒸)과 타르(tar) 성분은 소염(消炎)과 살균(殺菌)작용이 뛰어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빠른 시일에 원상을 회복시킨다.
4. 조선실록(朝鮮實錄)에 담긴 뜸 이야기
조선실록(朝鮮實錄)에 담겨있는 의화(醫話)를 보면 임금에게 뜸을 시술하는 상황들이 소상하게 그려지는데, 특히 선조는 뜸 맛을 제대로 안 임금중의 한 사람으로 추정된다. 의관(醫官)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뜸 시술을 차일피일 미루자 어느 날 선조는 짜증스런 어투로 이렇게 말한다. “봄에는 가을을 기다리자 하고 가을에는 봄을 기다리자 하여, 올해도 이렇게 해서 다시 명년이 되는 동안 내 병은 세월과 함께 더욱 깊어만 가니 어쩌란 말인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옷을 걷고 뜸을 뜨기가 좋으니 꼭 하고 싶다”
선조에 간절한 바램에 부응하여 드디어 뜸 시술이 시작되는데 그 장면을 관찰함으로 당시의 뜸의 현상과 방법에 대한 정리를 돕고자 한다. 때는 1601년 음력4월10일(정축), 약방 도제조 김 명원, 제조 유 근, 부제조 윤 돈이 아뢰기를 “오늘 뜸을 뜨실 혈을 신들이 다시 의관 등과 되풀이 상의했더니 ‘성상의 환후에서 오른편에 유주하는 기는 다 족소양 경맥 가운데 있다. 어제 아뢴 경혈중에 삼리혈이 긴요하긴 하나 이것은 족양명의 경맥이고 소양경의 혈은 아니니 마땅히 이 혈을 제외하고 소양경의 풍시혈로 대신하는 것이 옳다. 또 오른쪽 겨드랑이의 유주하는 기도 소양경인데 한 혈을 골라잡는 것이 바로 아시혈이다. 이 모두에 쑥 기운을 들이어 위아래 경맥을 통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였음을 감히 아룁니다.” 하니 성상께서 아뢴 대로하라고 답하였다.
이에 다시 아뢰기를 “신들이 하교를 듣잡고 침의(鍼醫) 등과 상의했더니 ‘상께서 침을 맞으신 것이 이미 7번에 이르러 혈의 숫자가 매우 많다. 성상의 환후는 본디 허열(虛熱)이 있었는데 뜸으로 인해 증가될까 싶어 늘 염려하였다. 그래서 전에 작애구(灼艾灸)의 숫자를 참작하여 7장(壯)으로 아뢰었었다. 대게 작애구는 뜸이 매우 작지만 살을 태우게 되고, 우각구(牛角灸)는 뜸이 매우 크나 살을 태우지 않고 그 훈열하는 기운만으로도 몇 배가됨을 근일 시험하였기로 3 ~ 5장만에 쑥 기운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꼈었다. 이로 보아도 7장을 넘어서면 안 된다. 더구나 여섯 군데의 뜸 수가 도합 42장이라서 그 수가 매우 많으니, 우선 전의 논의대로 각기 7장을 뜨는 것이 마땅하다’ 고 하였음을 감히 아룁니다.”하니 아뢴 대로하라고 답하였다. 사흘이 지난 후 신하들의 염려하는 문안에 “평안하다”라고 답하였다.
위의 상황을 놓고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여기서 말하는 작애구를 요즘 표현에 빌리면 미립(米粒)뜸이라 할 수 있겠고, 우각구(牛角灸)란 간접뜸을 말하는 것인데 글자 그대로의 풀이라면 ‘소의 뿔 모양을 한 뜸쑥’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 소의 뿔이면 피라밋 모양의 속이 빈 관 형태의 원뿔이 된다. [매우 크다]라고 한 점과 [훈열(薰熱) 하는 기운이 몇 배가된다] 점을 미루어 미립대 뜸쑥의 크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큼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당시 왕(王)에게도 간접뜸을 시술할 만치, 뜸 시술 방법은 다양했다.
둘째, 심신의 상태가 허약해져 있는 상태에서는 직접(直接)뜸 보다 간접(間接)뜸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화독(火毒)을 삭히기 위해서는 그만한 열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데 병약한 환자에게 자칫 해가 될 수 있다.
셋째, 살을 태우지 않고 훈열(薰熱)하는 기운만으로도 몇 배가된다고 하는 점이다. 우각뜸이 인체에 미치는 뜸의 효과가 대단함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부분으로 우리 우보 뜸 마을에서 행하는 우각뜸법의 정통성을 뒷받침하고 있음이다.
셋째, 허열증(虛熱症)에 뜸을 시술한 후 신하들은 늘 염려하였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뜸 시술 후의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후에 성상께서 신하들의 문안에 [평안하다]라고 명료하게 시술 후의 상태를 말해주고 있음을 볼 때, 허열(虛熱)에도 뜸의 방법과 장(壯) 수를 조절함으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상에서 뜸의 효과를 놓고 화상을 전제로 하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된다. 뜸이 인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쑥의 생화학적인 요소부터 알아야 한다. 그리고 쑥이 다른 식물이나 재료가 갖지 못하는 그 무엇이 있음을 찾아내야 한다. 쑥이 탈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반응들을 살펴보면, 연소 과정에서 완전 연소 된 쑥의 연기는 옅푸른 빛의 흰색이나, 불완전 연소 상태에서 생긴 연기는 연황색이다. 쑥잎에는 약간의 치네올(cineol)을 비롯한 갖가지 유성분(油性分)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쑥잎을 계속 타 들어가게 하거나, 타면서 여러 가지 화학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쑥잎은 여느 식물 조직에서 볼 수 없는 특수한 섬유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 섬유질은 흡사 누에고치 마냥 수(數) 겹의 실오라기로 이어져 있으며, 이것은 쑥을 다른 뜸 재료와 구별 짓는 요인이 되기도 하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인주印朱(도장밥)의 주 바탕 재료가 쑥의 섬유질인데, 화학물질 외에는 아직 이를 대체할 그 어떤 자연재료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 예일 것이다.
5. 뜸 재료로의 쑥
5-1 쑥의 식물학적 고찰
쑥은 국화과(菊花科)에 속한 다년생(多年生) 초목(草木)으로 약쑥의 학명은Artemisia Vulgaris L. Varindica Maxim 인데, Artemisia 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과 사냥의 여신’이란 뜻으로 쑥이 달과 여인과 유관함을 시사하고 있으며, 빙대(氷臺), 의초(醫草), 구초(灸草)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애엽(艾葉)은 태고 희랍쪽에서부터 사용하였다고 하며, 독일서는 중고시대, 고대중국은 당시대 이전부터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는 사천여백년전의 단군신화로부터 유래된다. 쑥은 다년초(多年草)로서 잎은 둔삼각의 1~2회 우상(羽狀)으로 분열하고 키는 30cm에서 1m에 까지 달하며 잎의 표면은 녹색이며 이면은 丁자 모양의 백모(白毛)가 조밀하여 희게 비치며 줄기의 좀 오그라진 부위에 특이한 구조의 유선세포가 있어 향과 맛을 낸다.
가을에는 잎과 줄기 사이에서 화경(花莖)이 나와 연자주색 꽃(頭狀花)이 이삭 모양으로 핀다. 생육환경은 까다롭지 않으며 오히려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 쑥의 잎에는 약 0.02%의 정유를 함유하고 있는데 그 중 치네올(Cineol)이 50%이고, 그밖에 츄온(L-Thujone ), 세스키테루펜알콜, 아데닌, 콜린, 등의 염기와 산화칼륨, 유산, 수지, 비타민A, B, C, D, 아미라제 등이 있다.
5-2. 쑥 주변 이야기
5-1-1. 우리의 민초(民草) 쑥(艾)
우리나라의 민초(民草)이자 영물(靈物)인 쑥은 전국 어디에나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그 종류 또한 약 30여종에 이른다. 오랜 세월 식용(食用)과 약용(藥用)으로 인류사에 이용되어 왔으며 특히 우리 전통의학 부분에 약초로서뿐 아니라 여러 가지 질병 치료를 위한 재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자극요법(stimulation treatment)의 하나로 쑥뜸을 그 예라 할 수 있는데, 쑥의 섬유질을 태워 얻게되는 생화학적 약리작용을 통한 치료효과를 말하는 것이다.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히로시마에 최초의 생명체로 쑥이 자라난 사실은 간과 할 사건이 아니다. 쑥은 어쩌면 우리 인간이 태어나기 전인 신시대(神時代)적 영물인지 모른다. 우리나라 단군(檀君)의 개국(開國) 이야기에 쑥이 등장하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이러한 추측이 가능해 진다.
우리가 쑥뜸을 알고자 할 때, 먼저 쑥을 알아야 하고, 쑥을 알자면 쑥의 식물학적 요소와 생태학적 속성에 대해 이해하여야 하며 나아가 쑥을 둘러싼 주변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쑥에 관한 초기의 기록으로 보여지는 삼국유사의 고조선(古朝鮮)을 살펴보자. 알만한 사람은 다 알터이지만, 옛날, 옛날 하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천상을 다스리는 환인(桓因)에게는 환웅(桓雄)이라는 서자가 있었는데, 그의 마음은 늘 세상에 있었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그의 아버지 환인이 자식의 소원을 들어주려 환웅에게 세상을 다스리는 권한을 주게 된다. 환웅은 360여 가지의 일들을 주재하며 세상을 다스리는데, 어느 날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자신들도 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애원을 하자 환웅은 그들에게 쑥과 마늘을 주며 백 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아야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곰은 참아서 사람이 되었지만 범이 그만 못 참아서 한 쌍의 커플 작업은 실패로 끝나고 결국 환웅이 사람의 몸을 빌어 웅녀랑 짝을 지어 단군왕검을 낳게 된다. (여기까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이야기) 이때가 고대 중국 당의 황제 요(堯)가 즉위한지 50년 되던 해이다.
5-1-2. 신령한 약초 쑥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쑥과 마늘을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은데, 고려후기의 고승(高僧) 일연(一然) 스님의 글에서 쑥 한 뭉치라는 그 원문이 일주(一炷)라고 표기되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炷는 등불의 심지를 뜻하는 글자로서 뜸쑥을 한문으로 표기할 때 艾炷(애주)라고 쓴다. 뜸쑥을 소의 뿔 모양으로 빚어서 거기다가 불을 붙이면 마치 심지에 불을 붙여놓은 형상과 같아진다. 부봉사(副奉事) 이지손이 사용했던 우각구법(牛角灸法)이 이에 연유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한가지 짚어볼 문제는, 백일 동안 쑥과 마늘로만 연명하며 햇빛을 쬐어서는 안 된다 명하였는데, 곰이야 본시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라서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 범이 백일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그러나 환웅이 풀 수 없는 문제를 낼 까닭이 있었겠는가. 아마도 범에겐 배고픔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이 어두움과 추위였을 것이다. 필자가 군대생활 할 당시 겨울 혹한기에 야영을 하곤 했는데, 배고픔은 견딜만하였는데 등골을 파고드는 추위에는 잠조차 이룰 수 없어 서러웠던 기억이 새롭다. 범의 인내심이 부족했던 탓도 있으려니와 쑥과 마늘의 활용방법에 대해 무지했던 것은 아닐까? 쑥과 마늘을 단순히 식용(食用)과 약용(藥用)으로만 여긴다면 이미 한계는 보인다. 그렇다 여기엔 그 이상의 비밀(秘密)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쑥, 마늘 두 종류 다 따뜻한 성미를 지녔는데, 마늘은 공중의 기운을 받아 땅속의 뿌리에 영양을 모으고 쑥은 지심(地心)을 받아 잎에 양기를 저장한다. 쑥은 조(操)하고, 마늘은 습(濕)하다. 쑥에 열을 가하면 순함이 강함으로 변하고, 마늘에 열을 가하면 강함이 순하게 변한다. 이러한 성정들을 잘 응용한다면 묘책(妙策)이 나옴직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