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종교계의 잇따른 '시국 행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집회 원천 봉쇄, 강제 해산 같은 초강경 대응을 통해 '촛불'을 겨우 잡아가는 마당에 천주교, 개신교, 불교계가 서울광장으로 나오면서 촛불집회가 다시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성직자나 촛불시위와 연계된 종교 행사의 경우 무작정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강경 대처를 했다가는 역풍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보니 곤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청와대는 일단 "비폭력·평화집회는 얼마든지 허용한다는 게 일관된 방침이었다"며 시국 미사나 기도회, 법회를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촛불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돼 불가피하게 대응했던 것"이라며 "사제단처럼 평화시위를 통해 의견을 표명한다면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작 '속'은 편치 않다. 사실상 쇠고기 재협상 등 종교계 요구에 대한 해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청와대 핵심 인사는 "이미 '재협상은 없다. 추가협상을 통해 쇠고기의 안전성을 보장했다'고 밝힌 터에 새로 내놓을 카드가 없어 걱정"이라며 "솔직히 '시간이 약'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런 만큼 종교계에 최대한 '성의'를 보이며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이나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무기한 단식기도에 돌입한 사제단을 조만간 찾아가 국정운영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특히 불교계의 '오해'를 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 풍경은 단적인 예다. 김장실 문화부 1차관은 국토해양부의 대중교통 서비스 시스템에 사찰 누락, 어청수 경찰청장 사진의 기독교 행사 포스터 게재, 경기여고 교내 공원화 사업시 불교 유적 훼손 사례를 거론하며 "그렇지 않아도 새 정부가 불교계로부터 (기독교)편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데 불필요한 오해를 유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승수 총리도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불상을 치웠다는 '헛소문' 때문에 상당히 많은 불필요한 일이 벌어졌다"고 상기시킨 뒤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여권 내부에선 촛불집회를 계기로 진보·보수 구도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시국행사를 하는 종교단체가 주로 진보 성향인 데 비해 어제 국정 정상화 촉구 시국성명을 발표한 종교계·학계·시민사회 원로들은 보수 색채를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을 전후해 구심점을 잃었던 진보 쪽이 촛불집회를 통해 재결집하고, 새 정부의 실정으로 등을 돌렸던 보수들은 다시 모이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재영기자 >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http://smile.khan.co.kr) -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촛불’ 종교계 확산에 靑 ‘냉가슴’
ㆍ해법은 없지만 시간두고 설득에 주력
청와대가 종교계의 잇따른 '시국 행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집회 원천 봉쇄, 강제 해산 같은 초강경 대응을 통해 '촛불'을 겨우 잡아가는 마당에 천주교, 개신교, 불교계가 서울광장으로 나오면서 촛불집회가 다시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성직자나 촛불시위와 연계된 종교 행사의 경우 무작정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강경 대처를 했다가는 역풍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보니 곤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청와대는 일단 "비폭력·평화집회는 얼마든지 허용한다는 게 일관된 방침이었다"며 시국 미사나 기도회, 법회를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촛불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돼 불가피하게 대응했던 것"이라며 "사제단처럼 평화시위를 통해 의견을 표명한다면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작 '속'은 편치 않다. 사실상 쇠고기 재협상 등 종교계 요구에 대한 해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청와대 핵심 인사는 "이미 '재협상은 없다. 추가협상을 통해 쇠고기의 안전성을 보장했다'고 밝힌 터에 새로 내놓을 카드가 없어 걱정"이라며 "솔직히 '시간이 약'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런 만큼 종교계에 최대한 '성의'를 보이며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이나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무기한 단식기도에 돌입한 사제단을 조만간 찾아가 국정운영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특히 불교계의 '오해'를 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 풍경은 단적인 예다. 김장실 문화부 1차관은 국토해양부의 대중교통 서비스 시스템에 사찰 누락, 어청수 경찰청장 사진의 기독교 행사 포스터 게재, 경기여고 교내 공원화 사업시 불교 유적 훼손 사례를 거론하며 "그렇지 않아도 새 정부가 불교계로부터 (기독교)편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데 불필요한 오해를 유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승수 총리도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불상을 치웠다는 '헛소문' 때문에 상당히 많은 불필요한 일이 벌어졌다"고 상기시킨 뒤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여권 내부에선 촛불집회를 계기로 진보·보수 구도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시국행사를 하는 종교단체가 주로 진보 성향인 데 비해 어제 국정 정상화 촉구 시국성명을 발표한 종교계·학계·시민사회 원로들은 보수 색채를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을 전후해 구심점을 잃었던 진보 쪽이 촛불집회를 통해 재결집하고, 새 정부의 실정으로 등을 돌렸던 보수들은 다시 모이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재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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