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놈보다 당한 네가 더 잘못이야..

김유경2008.07.02
조회157
떠난 놈보다 당한 네가 더 잘못이야..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전국민적 표어처럼, 실연만 하고 나면 꼭 이런 소리들 하더라? 다들 어찌나 당하고만 사셨는지, 바람 피운 놈, 뒤통수 때린 놈, 사랑이 변했다는 놈,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는 논리에 빠방~ 확인도장까지 찍어준 그 놈들 때문에 오늘도 눈물을 흘리고 있을 너.

그 놈은 '너'라서 그랬던 거야~

어떻게 세월이 흘러도 영화나 드라마 소재는 매번 뻔하니~. 연애를 하든 결혼을 했든 십중팔구 마음 변한 애는 꼭 남자쪽이더라? 바람 피우는 것도 남자, 권태기에 서운하게 구는 것도 남자, 사랑이 먼저 식는 것도 남자. 그게 이 세상 남자들이 다 거지 같아서 그런 걸까? 노노~ 그만큼 눈치 없고 재수 없어 걸린 여자가 많다는 사실이야. 죽일 놈, 살릴 놈 욕해봤자 되돌아오는 건 내 얼굴 침뱉기일 뿐이란 거지.


 

누가 더 잘못이래니? 응?

오죽 운이 안 좋았으면 왜 하필 그런 놈들한테 걸려서 사랑의 눈물, 콧물을 다 흘리고 있는 건지. 대체 너는 뭔 복이 없어서 그런 건지 한탄 실컷 해 봤지? 솔직히 까놓고 보면 떠난 그네들보다 남은 네가 더 잘못인 거 아냐?

생각해봐. 바람 피운 놈, 인성이 거지 같아서 떠났다지만 당사자는 사랑을 찾았네 하면서 지겨워진 네 곁을 떠난 거잖아. 집 나간 강아지 탓을 하겠니? 잃어버린 휴대폰 탓을 하겠니. 결국 소유물 한 번 제대로 못 지킨 네 잘못이거든.

떠난 놈이 지 살 길 찾아 가면 그만, 남은 너는 찌질한 신세한탄이나 해대면 누가 불쌍하다고 볼까? 그저, 앞에서는 같이 침 튀기며 그 놈 욕해주지만 어차피 떠난 버스. 아직도 휑한 정류장에서 손만 흔드는 너를 측은히 여길 뿐이라고.

사랑은 표현해야 하는 거라며 미친 듯이 뒷바라지만 해댄 거 아냐? 표현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페이스를 읽는 것도 하나의 센스인데 말이야, 그저 일방적인 네 시선으로만 그 사람을 바라본 무딘 신경도 한 몫 했을 거라고. 말똥말똥 눈을 반짝이며 사랑만 먹고 사는 것처럼 바라본다면 좋은 것도 한때지, 금세 질리는 게 인간이란 동물이야.

어떻게 그 놈이 너한테 이럴 수 있냐고? 너니까 그런 거야. 네가 눈치 없이 굴고, 한도 끝도 없이 네 남자 철석같이 믿고, 그저 먹이 달라고 얼굴만 내밀고 있는 강아지처럼 사랑만 갈구해댄 ‘너’라서 그 나쁜 놈이 그렇게 군 거라고.

바람을 피웠던들, 소 닭 보듯 사랑이 식었던들, 그 남자 탓하면 뭐하겠니. 어차피 네 팔자, 네 탓일 뿐인 걸.


결국은 남자 하나 잘못 고른, 네 잘못!

그리고 결정적인 너의 바보 같은 잘못이 뭔지 아니? 그건 말이지, 바로 너의 그 ‘taste’ 때문이야. 그래도 이 세상, 아직은 순정남도 많고 사랑에 충실할 줄 아는 남자도 많은 데 고작 고른 놈이 ‘그 놈’인 것은 너도 몰랐던 취향의 문제인 거지. 골라도 꼭 결과 뻔히 보이는 나쁜 놈만 골라 사서 맘 고생한 것, 내 인연을 아직도 못 찾아 엄한 놈에게서 상처 받은 것. 그것 모두 너의 취향과 선택의 문제였던 거야.

그러니 이제 제발 실연으로 인한 ‘그 놈탓’ 좀 그만 하자. 어차피 떠난 놈인 거야. 주구장창 드라마 소재나 입방아 거리에 오르지 말고, 내 탓이요 하며 깔끔히 뒤돌아 서주자고. 욕해봤자 그 놈 명이나 연장시키는 결과밖에 더 있어? 오늘도 밤새워 울며 떠난 놈 탓하고 있었다면 거울 보고 네 뺨이나 찰싹 한대 때리고 정신차려. 다~ 너의 레벨 낮은 취향과 선택의 탓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