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08.07.07]

서경환200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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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희생번트]

 

영화 '스카우트'에서 야구는 일종의 희생번트다. 야구에서 희생타는 득점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선행주자를 1루씩 진루시키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리는 작전이다. 기본적인 얼개는 호창(임창정)의 선동열 스카웃 해프닝으로 진행되지만 영화는 스카웃 과정의 해프닝 보단 80년, 최루향 짙은 그 시절의 온기를 담아내는데 집중했다. 간혹 선행주자와 함께 타자주자 까지 올세잎 되는 경우도 있지만, 영화는 희생번트 소기의 목적 달성에 만족해 한다.

 

 

[우리 그땐 그랬지]

 

영화는 5.18 광주 민주항쟁 10일 전을 다룬 영화의 내용이 99%의 픽션이라 밝히며 시작한다. 여기서 부터 스카우트는 야구적 소재를 가지고 강공으로 갈 생각이 없음을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세영(엄지원)과 호창(임창정)을 중심으로 가벼운 최루향 하나로 상처깊지만 상처에 가려졌던 그 시절의 온기를 설명한다. 야구는 그 중 하나인 셈인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당시 정치적, 사회적, 지역적 등의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실제 우리 들과 같은 높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 한다. 즉, 5.18은 영화가 내세우는 강력한 4번 타자인 셈이고, 나머지는 그 시절의 온기를 설명할 수 있는 추억들이 차지한다.

 

 

Y와 K. 현재의 대중적인 관심도는 떨어지지만, 80년대와 90년대, 이 두 문자의 대립은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부럽지 않은 관심을 이끌었던 이슈였다. 철저한 지역연고제에 따른 봉황대기 고교야구 등은 말할 것도 없다. 고등학교 투수를 두고 신문 1면 표제에 광주의 아들이라고 표현할 정도이다. 대학교 내에서는 자율권 보장을 위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캠퍼스를 메아리치던 그 때였다. 영화는 거칠지만 생기있던 그 시절을 제대로 엮어내며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에겐 99% 논픽션일 수도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99% 픽션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선동열은 지금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 현존하고 있고, 우리는 다양하게 그 시절을 회자한다. 영화는 다양한 회자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리 민감할 것도, 무의미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