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배우, 연극 연출가를 거쳐 자작 시나리오 으로 1998년 감독데뷔,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재능 있고 주목 받는 작가이자 감독 중 한 명으로 자리잡은 김지운 감독은 '코믹 잔혹극' 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표방했던 이래 코미디 , 호러 , 느와르 등 끊임없이 새로운 장르를 탐색 하면서도 각 장르의 고유한 문법을 비튼 스타일과 스토리 텔링을 선 보였다. 그런 그가 신작으로 '한국형 웨스턴 무비'를 선보인다고 했을 때 관객들의 반응은 기대 반 걱정 반 이였다. 김지운 감독을 믿을 수 있다는 관객들과 한국 정서에 웨스턴 무비가 맞을 지 하는 걱정이었을 관객들로 말이다.
하지만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와 같은 연기파 배우가 섭외 되면서 그의 신작은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9개월간의 촬영기간이 끝나가는 동안 조금씩 공개된 티저 포스터와 예고편, 그리고 메이킹 필름은 흥행을 점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바로 '연기를 잘하는 세 배우', '독한 감독-실제로 김지운 감독은 독하다고 소문이 났다'이 모여 재미있는 영화가 나오기에는 충분한 요소였다. 또한 올해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가 되면서 해외 언론 및 비평가와 관객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다시 한번 영화의 흥행성을 확인 시켜 주었다. 이처럼 개봉 전 부터 (이하 놈놈놈)은 마적, 증기 기관차, 아편 향기 감도는 화류계 등 1930년대 무정부주의적 다국적 문화가 판쳤던 만주로 눈을 돌린 한국형 웨스턴 무비로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신세계를 펼쳐 보여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 미국 개척시대의 백인들의 전유 물인 웨스턴 무비를 동양 배우들이 동양의 배경에서 만들어 진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다. 그렇지만 1930년대의 만주의 배경으로 돌려 보았을 때 그 어색함의 우려는 7일 기자시사회에서 첫 공개된 후 괜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그 이유는 분명 웨스턴 무비와 같은 서로 쫒고 쫒기며 어드벤처 적인 요소를 보여주고는 있으나 한국 정서에 맞는 배경과 스토리가 서부영화를 보았을 때의 느낌과는 비교 자체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정우성의 의상, 영하 초반의 기차 탈취 씬, '총 누가 먼저 뽑아 쏘나' 하는 장면에서는 서부영화에서 볼수 있는 느낌을 받지만 공간적 장소가 만주라는 배경과 동양 배우의 총격씬 연기, 또한 1930년 대 만주의 역사적 배경이 서양 웨스턴 무비의 공식을 포함한 한국형 영화이다. 즉 김치향이 나는 어드벤처+활극+코미디+액션이 모두 포함된 오락형 영화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이 맞는 표현 같다.
기자시사회 무대인사에서 김지운 감독은 "철저하게 오락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는 말을 하며 이 영화는 관객의 구미를 당기는 영화임을 설명했고 세 주연배우 역시 이 가지는 그 완성도와 흥행성에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결론을 먼저 말해보자면 감독과 배우가 느끼는 그 자신감은 영화를 보고나면 사실임에 틀림없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보기 힘든 블럭버스터의 진가를 보여주며 헐리웃 영화와 비교를 하더라도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상반기에 흥행에 성공한 '추격자'와 어느 영화가 더 낫냐는 질문에 답하기에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이유는 장르와 스케일 면에서 너무나 다른 두 영화를 비교한 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며 관객의 성향에 따라 어느 영화를 선택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영화이야기를 해보자.
정체불명의 지도 한 장에 목숨을 건 세 놈들이 추격전을 펼친다. '손가락 귀신'을 찾아 죽이겠다는 일념을 가진 현상금 사냥꾼 '좋은 놈' 박도원(정우성), 이상하리만치 생명력 질기고 웃긴 열차강도 '이상한 놈' 윤태구(송강호), 최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부르짖는 마적 두목 아주 '나쁜 놈' 박창이(이병헌)가 지도 한 장을 손에 넣기 위해 1930년대 만주 벌판을 가로지른다는 단순한 스토리에서 시작된다. 친일파 김판주(송영창)은 마적단 최고의 실력자이면서 두목인 박창이에게 자신이 일본 은행장에게 보내준 정체 불명의 지도를 다시 되찾아오라는 의뢰를 하게 되고 박창이는 이를 찾기 위해 그가 타고 있는 열차를 탈취한다. 하지만 이미 열차 털이범인 윤태구가 지도를 손에 넣은 상황, 반면에 독립군에게 의뢰를 받아 지도를 쫒는 현상금 사냥꾼인 박도원은 자신이 꼭 잡아야 하는 박창이와 열차에서 데면한다.
지도를 손에 넣은 태구는 그 지도가 보물 지도임을 확인하고 보물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하지만 이를 눈치 챈 또 다른 마적단인 삼국파에게 쫒기게 되고 이를 자신의 유일한 짝패인 만길에게 맞긴 채 도망을 치게 된다. 하지만 이미 도원과 창이에게 표적이 된 태구는 도원에게 붙잡히고 태구를 쫒는 창이파 일당때문에 도원과 동업자로 동맹을 맺게되지만, 태구는 도원을 배신하면서 홀로 그 지도에 표시된 보물을 찾으러 떠난다. 그러나 지도를 되찾으려는 일본 군, 박창이가 이끄는 마적단, 만길에게 가짜 지도를 건내 받아 사기를 당한 삼국파에게 쫒기게 되면서 영화는 쫒고 쫒기는 어드벤처 활극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과연 그 지도의 장소에는 무엇이 묻혀 있으며 그 지도가 어떤 지도이길래 이처럼 목숨을 내놓고 쫒는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은 작정하고 만든 웰메이드 오락영화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큰 고민없이 즐기기만 하면 되는 영화다. 스토리의 고민도 없으며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캐릭터 그의 배경은 중요치 않다. 그냥 눈에 보이는대로 소리가 들리는대로 느끼면서 즐거우면 되는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 관람 포인트는 분명 있다.
첫째, '세명의 배우 중 누가 멋있을까?' 하는 문제다. '좋은놈 정우성'은 감독이 작정을 하고 멋지게 만든 캐릭터 같다. 가장 웨스턴 적인 복장을 하고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타일리쉬함과 진지하게 수배범을 사냥하는 헌터의 기질을 충분히 보여준다. 또한 영화속 귀시장에서 밧줄을 타고 날아가거나 말을 타고 전력질주를 하며 장총을 돌려가며 장전하는 모습은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이상한놈 송강호'는 과거가 가장 베일에 쌓여 있으며 이 영화에서 이 캐릭터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코믹이란 장르가 하나 빠졌을 정도로 영화의 한 단면을 책임진다. 마지막으로 '나쁜놈 이병헌'은 개인적으로 가장 변신에 성공한 배우이다. 공포의 쌍권총으로 가장 무게감있고 치떨리게 살벌한 악역 연기는 영화의 무게감을 더해준다.
둘째, '한국형 웨스턴 무비의 매력' 앞에서 언급했듯이 1930년대의 시간적 배경과 무정부 상태이며 러시아인, 중국인, 만주인, 조선인까지 인종과 언어가 충돌하던 만주라는 공간적 배경은 서부극의 장르를 살리고 있으면서 서부극의 한국화와 현대화에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셋째, '제작비 부분' 이다. 순제작비 170억인 이 영화. 마케팅 비용까지는 200억 정도 들었으리라 예상된다. 하지만 돈 들인만큼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못지 않은 영화로 시각과 청각에 만족감을 준다.
이 세가지 관전 포인트를 가지고 영화를 한번 본다면 기존의 1000만 관객 영화가 탄생할지 조심스럽게 예측할수도 있겠으나 한국 관객의 특성상 민족주의와 세대를 뛰어넘는 소재가 아니면 1000만 관객을 넘기기 힘든 상황이기에 제작비 대비 대박을 치겠다는 예상은 다소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또한 이 모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도를 뺏기 위한 세 사람의 쫓고 쫓기는 스토리가 조금 더 치밀하고 정교하게 맞물려 갔다면 하는 바램은 개인적인 욕심일 수도 있으나 분명, 135분 동안 눈은 확실히 즐겁고 (주로 송강호에 집중된) 코믹한 장면, 대사 등 잔재미는 있지만 이야기 전체로 봤을 때는 평이하고 심심한 점이 없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즉, 스토리의 아쉬움은 영화를 보면서 긴장감과 보고 난 후의 여운이 남지 않는다는 단점이 아닐까?. 또 결말에 다다르는 대추격전 등의 장면은 화면이나 액션 등이 멋있기는 하지만 다소 길게 편집돼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영상미를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단점은 개인적인 생각일 뿐 다른 관객이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눈과 시각으로 즐기기만 하면되는 오락영화의 진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버전과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공개 버전의 차이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칸에서 공개된 버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유는 우선 국내 버전은 러닝타임이 135분으로 칸 버전보다 15분 늘어났고 늘어난 15분은 영화 전반에 걸쳐 고루 반영됐다고 한다. 또한 칸에서는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던 엄지원의 분량이 극의 도입부와 중반에 첨가되어 현상금 사냥꾼 도원(정우성)과 독립군을 연결시키는 대목을 보여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결말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칸에서는 마지막 극한 대결 이후, 세 주인공의 생사를 암시하는 정도에서 끝을 맺었지만 국내용엔 확실한 마무리를 했다. 주인공들의 생사가 자세히 설명된다. 칸에서의 편집본으로 본다면 즐기기만 하는 이 영화가 관객에게 여운을 더 남겨주지 않을까 하는 궁금중에서 이다.
올 2008년 하반기 한국영화에서 가장 멋있게 그려진 캐릭터와 신들린 악역연기의 진수, 코믹연기와 달달한 연기의 진수를 보고 싶다면 극장에서 은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관객의 몫은 단지 즐기기만 해도 되는 웰메이드 오락영화
(씨네통 닷컴 빡's의 기자시사회 리뷰 보기)
Copyright ⓒ parkchulw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