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핑계로 여유부린 靑… 2시간 "안보공백" 허탈

유정선200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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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민이 적국(敵國) 군인의 총에 맞아 숨진 이 사건은 명백히 안보 관련 중대 사안이다.

문제는 청와대의 위기대응시스템이다.

통일부가 청와대에 ‘박씨 피격 사건’을 보고한 시각은 현대아산 측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15분 후인 11시45분.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이 동시에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대통령에게 이를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11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심각하고도 중대한 ‘워딩(발언)’을 했다.

오후 4시 통일부의 사건개요 브리핑이 있은 직후 이 관계자는 청와대 기자실을 찾았다. 기자들은 이 대통령에게 곧바로 보고되지 않고 2시간의 공백이 발생한 데 대해 질문을 쏟아냈는데 이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점심시간도 끼어 있지 않느냐.”

이 관계자는 이 발언을 내뱉은 후 곧바로 “농담”이라며 서둘러 말을 주워 담았다. 하지만 당시 분위기는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 아니었다.

따라서 그의 이 발언에서 대통령에게 늑장보고가 이뤄진 원인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청와대 참모들이 점심시간이라는 이유로 여유를 부렸든지, 대통령의 점심시간을 방해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자체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발 더 나가면 엄중한 사안 앞에 점심시간을 따질 정도로 청와대 위기관리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