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는 연일 폭력진압이 만연해있고 극장에서는 깡패새끼 맨손으로 때려잡는 강철중이 흥행 중이다. 나는 이 전혀 다른 공간 속에서 아이러니하게 맞닿아 있고 또 너무나 멀리 동떨어져 있는 것들에 대해 괴로워하다가 뒤숭숭해서 몇 자 적어본다.
경계가 모호한 시대,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없는 시대, 언제나 없었지만 이제는 가식적인 노선을 굳이 따르거나 선택을 종용당할 필요가 없는 시대, 우리가 숨 쉬고 사는 지금은 바로 그런 시대다. 대한민국 경찰, 강동서의 강철중은 오로지 주먹과 감으로 세상의 악한 인간들과 맞짱 뜨려는 끈질기게 쓸쓸한, 대출 얼마 못 받는 민중의 지팡이. 왕년에는 좀 지독한 형사 소리도 들어봤고 부패결찰 표딱지 붙어서 기동대 ‘중호’(추격자)처럼 짤릴 뻔도 했던 인물, 즉 불분명한 경계에서 얼쩡거려도 개새끼 하나 때려잡으면 누구 하나 싫은 소리 잘 안하는 요즘 시대 노선의 수혜자라 할 수 있다. 주먹 먼저 나가고 고참 함부로 대하고 원칙도 없고 자기 밖에 모르는데다 뒷돈까지 챙겨봤으니 그는 법치국가에서는 영락없는 범법자다. 그런데도 진짜 나쁜 범법자를 찾기 위해 정말 말 그대로 죽도록 뛰어 댕긴다. 영화는 바로 그런 영화다.
원래는 어설픈 자기반영에 빠지느라 러닝타임 까먹고, 유머 흐름 까먹고,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느라 떠올린) 옛 추억에 기반한 억지웃음 유발 때문에 영화 버렸다고 욕하려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영화를 보고 나와 너무나 어이없는 일들을 겪은 터라 다행히 지금은 영화 욕하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영화 욕은 위에서 살짝 언급한 몇 마디로 대신하겠다.
여튼 영화는 결국엔 과정이야 어찌 됐든 한국 사회의, 혹은 이 세상 삶의 기본 원리를 잘 체득하고 있는 깡패 하나 때려잡고 끝을 맺는다. 자기랑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놓고(정치적으로 어찌 보면 공평하게) 맨 손으로 싸우는 모습은 감격스럽다. 정말 저런 개싸움을 요즘에는 도통 못 봤는지라(광화문에서 이런 개싸움 연출되면 일단 나도 참가하리라. 나는 개띠니까 쥐 정도는 맨 손으로 가능할 것 같다.) 꽤나 감동적이기까지 한 모습은 강철중이란 인물이 싸우는 순간에는 정말 순수해보이기 때문이다. 저렇게 때 묻지 않고 오로지 때려잡자는 일념 하나로 집중하는 모습,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말이다(궥궥거리며 오로지 때려 잡자고 달려드는 전경들의 모습도 참말로 아름답도다).
강철중이 맨 손으로 그들을 때려잡는 이유와 사람들이 거기에 호응하고 박수치는 이유는 같다. 보이지 않는 헛것들로는 그들을 때리기가 여간해서 어렵기 때문이다. 극 중에서 제일 나쁜 놈인 이원술을 맨 손이 아닌 다른 것들로 때리려면 깡패 이원술을 상대해야 하는 게 아니라 성공한 기업가 이원술을 상대해야 한다. 강철중도 관객들도 그걸 안다는 말이다(어떤 이원술은 왜 강철중이 맨 손으로 싸우자고 광화문 바닥에서 판 벌려 넣고 기다리고 있는지 그걸 모른다. 정말 안타깝다. 다 아는데 그 한 사람만 모르는 건지, 아님 싸그리 죄다 같은 마트에서 뇌를 일괄 공동구매한건지 알 길은 없다.). 그래서 관객들은 강철중을 전면에 내신 내세우고 맨 손으로라도 스크린에서 개같이 후려쳐야 아드레날린도 조금씩 싸지르고 스트레스라는 것도 좀 풀리고 하는가보다. 그런데 웬걸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영화가 아직 안 끝난 듯한 느낌이 들어버렸다...ㅠ
현실에서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진짜 맘 같아서는 개 패듯이 패서 잡아 쳐 넣고 싶은데 여간해선 때리기 어려운 존재들이 강철중들을 물대포로, 곤봉으로, 방패로 개 패듯이 패대기쳐내고 있었다. 스크린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말이다. 방금까지 영화에 나왔던 육박전이 인터넷 동영상 뉴스를 재생시키니까 방영되고 있었으며 저들은 공권력이라고 쓰여 있는 곤봉(아 진짜 실제로는 X만한 거시기의 알레고리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공간개념 없이 휘두르는 남근들)을 휘두르면서, 니가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오면 내가 잘못 때린 거 인정해줄게. 라고 협박하고 있었다. 저 종교집단들은 성경에 나오는 간통녀 이야기를 이렇게도 해석하는 거다. 어이가 없다 모잘라 손가락까지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영화 속 이원술이 극장을 나서기가 무섭게 너무 많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광화문 네거리 지천에 이원술들이 깔렸고 수많은 이원술들 중에서 궁극의 이원술은 어딘가에 꽁꽁 숨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원래 마지막 왕은 항상 물음표 섹션에 숨어 있는 게 폼 난다. 괜히 어설프게 공략법 드러나면 오락실 주인 거덜 나듯이 말이다. 기업윤리 측면에서 오락실을 먹여 살리려면 강철중들이 이원술들을 때려잡기 위해 거쳐야 할 스테이지를 다양한 레벨로 산정해 가로막아야 하는 거다. 서울 시내를 모델로 한 스테이지는 현재 두 달 째 계속 게임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끝이 어딘지 모르고 돈만 열라 쓰고 있는 형국이다. 오락실 주인은 가만히 앉아서 떼돈 벌고 있는 중이다.
영화 속 감동적인 장면을 오마주한 행동들도 보였다. 이원술 캐릭터를 몸소 구현해보이고자 확성기에 대고 ‘죄다 짓밟아버려.’ 라고 외친 이들이 있었다. 니들이 나서서 몇 번 밟고 오면 내가 우리 회사 맡겨 줄께. 라는 감언이설로 불쌍한 애들을 꼬드기고 있었다. 안타까운 전경들이여. 너희들은 제대하면 끝이다. 어차피 결말 뻔히 보이는데도 굳이 최고의 시나리오라면서 방패로 박수치는 걸 보고 있자니 그들 중에 몇 명은 몇 장면 뒤에 칼 맞고 버려지는 것 까지 영화에서 보여주지는 않을까 너무 두려웠다.
이쯤에서 강철중을 먼저 보고 온 입장에서 굳이 스포일러 좀 뿌려보자면, 우리 강철중 형사는 이 깡패가 세상 마지막 깡패라는 마음으로다가 수사를 하기 때문에 결말은 오로지 하나라는 사실을 밝혀두고 싶다. 시나리오 쓰는 입장에서는 결말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없는 영화, 솔직히 장르적으로나 영화의 순수 미학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어설퍼서 평단의 쓴 소리를 견뎌야하지만 그래도 종국에는 다 때려잡는, 오로지 통쾌한 결말 하나로 승부하시니 흥행 좀 되는 걸 배 아프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서 강철중이 이원술 쳐 넣고 배에 기스난 거 상처 좀 아물면 광화문으로 달려 나와 <강철중: 공공의 적 1-2> 촬영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엑스트라 주조연 제작 촬영 미술 다 필요 없다. 사방이 스텝이요, 카메라요, 그리고 이원술들인 그 영화 현장을 부디 빨리 평정해주길... 아트 영화 필요 없으니 일단 이 영화도 흥행부터 시켜주시길...
-강철중은 ‘광화문’에서 이원술을 때려 잡아라-
광화문에서는 연일 폭력진압이 만연해있고 극장에서는 깡패새끼 맨손으로 때려잡는 강철중이 흥행 중이다. 나는 이 전혀 다른 공간 속에서 아이러니하게 맞닿아 있고 또 너무나 멀리 동떨어져 있는 것들에 대해 괴로워하다가 뒤숭숭해서 몇 자 적어본다.
경계가 모호한 시대,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없는 시대, 언제나 없었지만 이제는 가식적인 노선을 굳이 따르거나 선택을 종용당할 필요가 없는 시대, 우리가 숨 쉬고 사는 지금은 바로 그런 시대다.
대한민국 경찰, 강동서의 강철중은 오로지 주먹과 감으로 세상의 악한 인간들과 맞짱 뜨려는 끈질기게 쓸쓸한, 대출 얼마 못 받는 민중의 지팡이. 왕년에는 좀 지독한 형사 소리도 들어봤고 부패결찰 표딱지 붙어서 기동대 ‘중호’(추격자)처럼 짤릴 뻔도 했던 인물, 즉 불분명한 경계에서 얼쩡거려도 개새끼 하나 때려잡으면 누구 하나 싫은 소리 잘 안하는 요즘 시대 노선의 수혜자라 할 수 있다. 주먹 먼저 나가고 고참 함부로 대하고 원칙도 없고 자기 밖에 모르는데다 뒷돈까지 챙겨봤으니 그는 법치국가에서는 영락없는 범법자다. 그런데도 진짜 나쁜 범법자를 찾기 위해 정말 말 그대로 죽도록 뛰어 댕긴다. 영화는 바로 그런 영화다.
원래는 어설픈 자기반영에 빠지느라 러닝타임 까먹고, 유머 흐름 까먹고,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느라 떠올린) 옛 추억에 기반한 억지웃음 유발 때문에 영화 버렸다고 욕하려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영화를 보고 나와 너무나 어이없는 일들을 겪은 터라 다행히 지금은 영화 욕하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영화 욕은 위에서 살짝 언급한 몇 마디로 대신하겠다.
여튼 영화는 결국엔 과정이야 어찌 됐든 한국 사회의, 혹은 이 세상 삶의 기본 원리를 잘 체득하고 있는 깡패 하나 때려잡고 끝을 맺는다. 자기랑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놓고(정치적으로 어찌 보면 공평하게) 맨 손으로 싸우는 모습은 감격스럽다. 정말 저런 개싸움을 요즘에는 도통 못 봤는지라(광화문에서 이런 개싸움 연출되면 일단 나도 참가하리라. 나는 개띠니까 쥐 정도는 맨 손으로 가능할 것 같다.) 꽤나 감동적이기까지 한 모습은 강철중이란 인물이 싸우는 순간에는 정말 순수해보이기 때문이다. 저렇게 때 묻지 않고 오로지 때려잡자는 일념 하나로 집중하는 모습,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말이다(궥궥거리며 오로지 때려 잡자고 달려드는 전경들의 모습도 참말로 아름답도다).
강철중이 맨 손으로 그들을 때려잡는 이유와 사람들이 거기에 호응하고 박수치는 이유는 같다. 보이지 않는 헛것들로는 그들을 때리기가 여간해서 어렵기 때문이다. 극 중에서 제일 나쁜 놈인 이원술을 맨 손이 아닌 다른 것들로 때리려면 깡패 이원술을 상대해야 하는 게 아니라 성공한 기업가 이원술을 상대해야 한다. 강철중도 관객들도 그걸 안다는 말이다(어떤 이원술은 왜 강철중이 맨 손으로 싸우자고 광화문 바닥에서 판 벌려 넣고 기다리고 있는지 그걸 모른다. 정말 안타깝다. 다 아는데 그 한 사람만 모르는 건지, 아님 싸그리 죄다 같은 마트에서 뇌를 일괄 공동구매한건지 알 길은 없다.).
그래서 관객들은 강철중을 전면에 내신 내세우고 맨 손으로라도 스크린에서 개같이 후려쳐야 아드레날린도 조금씩 싸지르고 스트레스라는 것도 좀 풀리고 하는가보다. 그런데 웬걸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영화가 아직 안 끝난 듯한 느낌이 들어버렸다...ㅠ
현실에서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진짜 맘 같아서는 개 패듯이 패서 잡아 쳐 넣고 싶은데 여간해선 때리기 어려운 존재들이 강철중들을 물대포로, 곤봉으로, 방패로 개 패듯이 패대기쳐내고 있었다. 스크린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말이다.
방금까지 영화에 나왔던 육박전이 인터넷 동영상 뉴스를 재생시키니까 방영되고 있었으며 저들은 공권력이라고 쓰여 있는 곤봉(아 진짜 실제로는 X만한 거시기의 알레고리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공간개념 없이 휘두르는 남근들)을 휘두르면서, 니가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오면 내가 잘못 때린 거 인정해줄게. 라고 협박하고 있었다. 저 종교집단들은 성경에 나오는 간통녀 이야기를 이렇게도 해석하는 거다. 어이가 없다 모잘라 손가락까지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영화 속 이원술이 극장을 나서기가 무섭게 너무 많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광화문 네거리 지천에 이원술들이 깔렸고 수많은 이원술들 중에서 궁극의 이원술은 어딘가에 꽁꽁 숨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원래 마지막 왕은 항상 물음표 섹션에 숨어 있는 게 폼 난다. 괜히 어설프게 공략법 드러나면 오락실 주인 거덜 나듯이 말이다. 기업윤리 측면에서 오락실을 먹여 살리려면 강철중들이 이원술들을 때려잡기 위해 거쳐야 할 스테이지를 다양한 레벨로 산정해 가로막아야 하는 거다. 서울 시내를 모델로 한 스테이지는 현재 두 달 째 계속 게임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끝이 어딘지 모르고 돈만 열라 쓰고 있는 형국이다. 오락실 주인은 가만히 앉아서 떼돈 벌고 있는 중이다.
영화 속 감동적인 장면을 오마주한 행동들도 보였다. 이원술 캐릭터를 몸소 구현해보이고자 확성기에 대고 ‘죄다 짓밟아버려.’ 라고 외친 이들이 있었다. 니들이 나서서 몇 번 밟고 오면 내가 우리 회사 맡겨 줄께. 라는 감언이설로 불쌍한 애들을 꼬드기고 있었다. 안타까운 전경들이여. 너희들은 제대하면 끝이다. 어차피 결말 뻔히 보이는데도 굳이 최고의 시나리오라면서 방패로 박수치는 걸 보고 있자니 그들 중에 몇 명은 몇 장면 뒤에 칼 맞고 버려지는 것 까지 영화에서 보여주지는 않을까 너무 두려웠다.
이쯤에서 강철중을 먼저 보고 온 입장에서 굳이 스포일러 좀 뿌려보자면, 우리 강철중 형사는 이 깡패가 세상 마지막 깡패라는 마음으로다가 수사를 하기 때문에 결말은 오로지 하나라는 사실을 밝혀두고 싶다. 시나리오 쓰는 입장에서는 결말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없는 영화, 솔직히 장르적으로나 영화의 순수 미학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어설퍼서 평단의 쓴 소리를 견뎌야하지만 그래도 종국에는 다 때려잡는, 오로지 통쾌한 결말 하나로 승부하시니 흥행 좀 되는 걸 배 아프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서 강철중이 이원술 쳐 넣고 배에 기스난 거 상처 좀 아물면 광화문으로 달려 나와 <강철중: 공공의 적 1-2> 촬영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엑스트라 주조연 제작 촬영 미술 다 필요 없다. 사방이 스텝이요, 카메라요, 그리고 이원술들인 그 영화 현장을 부디 빨리 평정해주길...
아트 영화 필요 없으니 일단 이 영화도 흥행부터 시켜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