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도덕적 도둑]

이규선2008.07.18
조회1,062

 

 

 

도둑이 과연 도덕적일 수 있을까?

이런 역설적인 제목에 끌렸던 것 같다.

 

한 도둑이 있다.

그리고 보안회사에서 일하는 아내 덕에 그의 직업은 도둑이다.

이번 타겟은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 최종구 의원의 집..

창문을 넘어 그의 집으로 들어오고 보안회사 아내가 그 집의 보안 장치를 푼다.

집을 털려고 하자 갑자기 최종구 의원과 김가영이 나타나고, 곧이어 도둑의 아내 그리고 최종구의 아내 오지민 그리고 김가영의 남편 맹자성이 나타나면서 불륜의 불륜의 꼬리를 무는 코믹스러운 상황들이 연출된다.

하지만 이 연극은 단순히 웃긴 불륜의 꼬리가 아니라 도둑이 도둑임을 자수하기 위해 건 전화로 인해 경찰이 등장하고 그 경찰의 조사를 그 누구도 아닌 사회적인 계층에서 가장 낮게 평가되는 도둑이라는 그 신분의 주인공이 어이없지만 나름 논리 정연하게 서로의 오해를 풀어가며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그 모든 이들을 다시금 그들의 자리로 돌려보내며, 자신도 다시금 옳거나 그르거나의 문제를 떠나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라는 이야기 속에 사회적 풍자를 말 그대로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인 작지만 간과할 수 없는 많은 부조리들이 하나하나 끄집어내지며, 웃음의 코드로 맞춰졌던..

유쾌하지만 무개념으로 보기에는 많은 뼈들이 속속 담겨 있던 연극이었다.

결국 어디에도 진실은 존재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과연 진실이 뭐고 거짓이 뭐냐의 어떤 중심선이 희미한 오늘날 이 희곡이 우리에게 주려고 했던 그 무엇은 무엇이었을까에 작은 물음을 던져준 재미있었던 연극이었다.  

 

희극작가 다리오 포를 기억하는 건 한 6~7년전쯤 봤던 연극‘안내놔 못내놔’ 라는 작품이다.

기성 극단에서 했던 것을 본건 아니었지만 대학연극제에서 우연히 보고는 참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의 희곡에는 일정한 메시지 보다는 기본적인 주제에 입혀지는 다양한 소재로 인해 그 어떤 사회에서 그 어떤 풍자든 할 수 있게 만드는 아주 기발함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희곡이기에 살짝 미소를 짓고 나올 수 있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나올 수 있음에 그 웃음의 코드가 살짝 다른 부분들이 있지만, 좋은 소식보다는 좋지 않은 소식이 주가 되는 요즘 사회에 살짝 찌들어 있었다면 한번쯤 아니 두번쯤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정말 가장 도덕적인 도둑을 만날 수 있다.

 

허밍스 아트홀 <문성혁,이성환,감지희,구옥분,류경환,김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