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rk Night] "조커"로 산화해버린 배우 히스 레져

이동환200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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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처음 공개된 조커만 나온 포스터>

 

‘조커’로 산화해 버린 배우 히스 레져

 

2006년 7월 31일, 워너 브라더스 사는 다시 시작한 [배트맨]시리즈의 2번째 작품의 제작이 시작되었음을 선포한다. 그리고 그 소식과 동시에 세상의 모든 [배트맨] 팬들에게 이슈가 된 것은, 과연 누가, 어떤 배우가 ‘the Joker’를 하려 하겠냐는 질문이었다.

 

로빈 윌리암스, 폴 베타니, 에이드리안 브로디 등 수많은 배우들의 이름이 오르내렸고, 새로운 [배트맨] 영화의 촬영일이 다가오면서, 단 하나 남겨진 과제는 ‘Joker’를 누가 하느냐였다. 많은 배우들이 ‘Joker’를 하고싶어 하면서도, 고사했던 이유는, 첫번째로, 1989년 만들어진 팀 버튼 버전의 [배트맨]에서 열연을 펼친 연기의 고수 잭 니콜슨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사실과, 두번째로, 만화 혹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당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사이코, 연쇄 살인범, 정신 분열자’에 동정심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 ‘Joker’를 연기하는게 너무나 부담 스러운 일이라는 것이었다.

 

소문은 소문을 낳고, 기대는 또다른 기대를 부르며 수많은 팬들이 누가 새 ‘Joker’가 될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칠무렵(심지어는 잭 니콜슨이 다시 해야 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2006년이 다 지나가기 전에 히스 레져가 새 ‘Joker’로서 낙점되었다는 뉴스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여러 여자 사로잡으며 훈남으로 발돋움한 영화 - A Knight Tale>

 

  헐리우드의 미래

 

헐리우드는 약 10년을 주기로 그들을 이끌어나가는 남자 배우들의 얼굴이 바뀌게 된다. 워낙 큰 동네이기 때문에, 20대 중반을 넘겨야 그래도 성숙한 남자로서 대접을 받기 시작하는 이 헐리우드에서, 2000년대의 중반이 넘어가면서 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오는 한 세기를 책임져준 브래드 피트, 톰 크루즈, 조지 클루니와 같은 대표 배우들을 이어줄 새로운 스타 배우가 필요하게 되었다. 조건은, 외모와 빛나는 몸은 기본이고 어느정도 인정받는 연기력과 스타성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됨됨이 였다.

 

헐리우드는 2명의 배우를 주목한다. 한명은 제이크 질렌홀이라는 곱상한 배우이고, 다른 한명은 바로 히스 레져라는 호주산 배우였다. 2005년부터 이 두 배우들이 데이비드 핀쳐, 이안, 테리 길리암 같은 헐리우드의 실력자들과 끊임없이 작업을 하기 시작한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헐리우드는 자신들이 고른 확실한 물건은 확실하게 밀어주는 버릇이 있다. 최근 스필버그에 의해서 또다른 헐리우드의 미래로 낙점된 쉐아 르뵈프가 [Disturbia], [Surf’s Up], [Transformers], [Indiana Jones; Crystal Skull]에 곧 개봉할 [Eagle Eye]까지 2년도 안되는 사이에 무려 5편의 흥행 영화에 출연한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히스 레져는 1999년 [10 Things I hate about you]라는 영화로 수 많은 영화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된다. 영화자체는 크게 호평을 받지는 못했지만, 히스 레져와 줄리아 스타일스라는 2명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그 두 배우 덕을 본 영화다. 히스 레져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영화는 2년뒤, 만들어진 [A Knight’s Tale]이라는 영화이다. 중세시대의 떠돌이 기사의 이야기를 락&롤의 경쾌함으로 풀어낸 이 영화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히스 레져가 있었다.

 

정확하게 2005년을 기점으로 히스 레져는 헐리우드의 새로운 연기파 호남형 배우로 많은 실력자들에게 러브 콜을 받기 시작한다. 2005년에만 데이비드 핀쳐가 직접 제작한 [Lords of Dogtown], 테리 길리엄 감독([Brazil], [12 Monkeys], [The Fisher King])의 [The Brothers Grimm], 이안의 [Brokeback Mountain], 라세 홀스트롬 감독([Chacolate])의 [Casanova]에 이르기까지 2005년에만 무려 4명의 거장들과 작업을 같이 하면서, 헐리우드에서 제이크 질렌홀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배우가 되었다.

 

그리고 헐리우드의 중심에서 가장 주목받던 2006년 히스 레져는 ‘Joker’가 되기로 한다.

 

trivia: 물론 2000년에 만들어진 [the Patriot]에 멜 깁슨의 아들로 나오지만, 크게 주목해야되는 작품은 아니라고 본다. 더군다나, 멜 깁슨과 히스 레져, 두 명의 호주 국적 배우가 미국을 구하려는 가족의 아버지와 아들로 나온다는건, 호주 사람들에게는 코메디에 가까운 상황 설정극이었다.

 

 

                                    <왼쪽이 잭 니콜슨의 &#-9;Joker / 오른쪽이 히스 레져의 &#-9;Joker&#-9;>

 

‘Joker’와의 죽음의 키스

 

히스 레져가 출연에 합의함에 따라서, [메멘토]로 화려하게 데뷔한 크리스토퍼 놀란은 히스 레져와 한번 같이 일하고 싶은 꿈을 [The Dark Knight]으로 풀게되었다. ‘왜 히스 레져인가?’라는 질문에 크리스토퍼 놀란은 ‘왜냐하면 그는 아무런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대답을 했다.

 

크리스토퍼 놀란과 ‘Joker’에 대해서 의논을 마친 히스 레져는 한달간 호텔방에 혼자 지내면서 ‘Joker’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 한달동안 ‘Joker’가 등장하는 수많은 [배트맨]만화를 읽어내려 갔으며, 스탠리 큐브릭의 [A Clockwork Orange]를 반복해서 보며, 그 중 가장 사이코적인 캐릭터였던 시드 비시어스의 캐릭터에 대해서 연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같이 일기를 써내려갔는데, 히스 레져의 일기가 아닌, 세상을 증오하는 정신 분열자 ‘Joker’가 되어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적어내려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 뒤에, 그 일기를 읽으면서 ‘Joker’를 이해하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히스 레져는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 ‘Joker’의 목소리를 꼽았는데 여기서 그가 말한 목소리는 1989년 팀 버튼의 [배트맨]에 나왔던 잭 니콜슨의 ‘Joker’를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히스 레져는 1달의 가금 생활동안 잭 니콜슨이 ‘Joker’로 나오는 [배트맨] 역시 계속 반복해서 시청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은 노장 배우인 마이클 케인 경이 인터뷰를 통해서, 처음 ‘Joker’와 같이 촬영하는 장면에서 히스 레져가 같이 있는 것조차 무서울 정도로 공포스런 ‘Joker’로 나타났을 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 자신의 대사를 잊어버렸다고 밝힌데에서 살펴 볼 수 있다.

 

 

                                   <경악스런 &#-9;Joker&#-9;연기>

 

사상 최고의 악당

 

소문은 다시 또다른 소문을 불러냈다. 2007년 12월 16일, 윌 스미스 주연의 [I am Legend]가 IMAX로 동시 개봉을 하면서, 수많은 IMAX 개봉관을 꽉 채운 이유는 비단 윌 스미스의 힘만은 아니었다. 바로 이날, [The Dark Knight]의 첫 공식 예고편이 [I am Legend] IMAX 상영관을 통해서만 공개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보통 예고편보다 긴 약 7분 분량의 첫 공개 예고편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그리고 첫 예고편이 나온 뒤에, 히스 레져에 대한 소문은 더 무성해져만 갔다. IMAX에서 첫 공개된 [The Dark Knight]의 예고편에는 주인공인 배트맨이 나오지 않는다. 이 화제의 예고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Joker’만을 주목할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공개된 첫 공식 포스터. 여기에도 배트맨은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배트맨이 주인공인지 ‘Joker’가 주인공인지 모를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을때, 2008년 1월 22일, 그가 사망했다는 뉴스가 발표된다. 29번째 생일을 2달 정도 남겨두고 있었던, 1월 어느날, 히스 레져는 그렇게 사라졌다.

 

                                 

                                        <둘이 쌍두마차가 될거라고 믿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찬사

 

히스 레져가 죽은 뒤, 잭 니콜슨은 히스 레져의 죽음에 대해서 물어보는 기자들에게 “I warned”라며, 자신이 분명히 하지 말 것을 권고 했음을 밝혔다. ‘Joker’는 연기하는 배우까지 잡아먹어버릴 그런 사악한 악당이기 때문에… 

 

히스 레져의 사인은 현재까지 약물 과다 복용에 의한 부작용으로 알려져있다. 여기서 약물 과다 복용이란 마약을 말하는게 아니라, 수면제 및 여러 정신 치료제를 말하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The Dark Knight]이 끝난 뒤, 그는 불면증이나 정서 불안 등이 눈에 띄게 심해졌다고 한다. 사실 [Brokeback Mountain]에서의 동성애자, [I’m not there]에서의 여러개의 밥 딜런의 자아 중 한명, 그리고 [The Dark Knight]의 정신 분열 살인마까지 죽기 직전까지 그가 계속 극한의 정신상태를 요구하는 배역을 연이어 해왔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크게 놀랄일도 아니다. 또한, 사망 당시 촬영중이었던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에서도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2개의 서로다른 자아를 가진 캐릭터를 맡았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을 한다는 이 재능 많던 배우는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너무나 가혹하게 자신을 몰아붙여 왔었다. [The Dark Knight]는 개봉이후 찬사의 찬사를 받고있다. 흥행도 비평도 모두 독식하고 있다. 이 영화에 누구보다 큰 공을 세운 히스 레져이지만, 정작 이 수많은 찬사들을 들을 수 없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SAG 남우 주연상을 받는 자리에서 [Monster’s Ball]과 [Brokeback Mountain]에서 히스 레져는 다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만의 특별한 연기를 보여줬음을 지적하며 언제나 자신의 연기에 영감을 주어왔던 히스 레져의 연기 경력에 경의를 표한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었다. 그리고 두 번 다시 그의 연기를 볼 수 없음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내가 죽게되면, 부를 나와같이 가져갈 수는 없지만, 내 영화는 계속 남아서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줄 것이다.”라는 히스 레져의 말처럼, 수많은 영화팬들은 앞으로 그를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특히나, 더이상 완벽할 수 없었던 [The Dark Knight]의 ‘Joker’는 배우를 꿈꾸는 수많은 연기 지망생들에게 꼭 연구해야하는 대상이 될 것이며, 여러 작가들에게 새로운 악당의 표본을 제시할 것이다. [The Dark Knight]이 개봉한 뒤,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찬사가 그의 연기에 바쳐지지만, 그는 ‘Joker’와 함께 산화해버렸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슬픈 찬사이다. 

 

[출처] [S-Kid] &#-9;조커&#-9;로 산화해버린 배우 히스 레져|작성자 달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