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결혼하기 전에, 늦어도 첫날밤의 침대에서는 멋있게 했어야 할 이야기를 지금에서야 전하기가 부끄러워 많이 고민했지만 오늘만은 꼭 이야기 해야겠다고 결심했어 조금 더 늦어버리면, 내가 정말 늙어버리면, 그러니까 지금처럼 분위기 잡고 너에게 속삭일 수 있는 로맨스마저 없어져버리면, 그땐 정말 큰일이잖아 무슨 얘긴데 그렇게 뜸을 들이냐고? 안심해 니가 싫어하는 첫사랑 얘기도 아니고, 지난 달 긁은 술 집 영수증 얘기도 아니니까. 그냥, 내가 머릿속에 그려왔던 '결혼'이 어떤 모습인지 얘기해주고 싶었어. 결혼한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번도 그런 얘길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말이야. 난 말야, 내가 언제까지나 세상의 주인공일거라고 자신하던 호기넘치는 젊은 날부터 '결혼' 이란 것의 밑그림을 그려봤었어. 그런데 그 밑그림이라는게 그 나이에 어올리지 않을정도로 소박하고 사소했어 미로 찾기를 해야 할 정도로 넓은 저택과 번쩍이는 고급 승용차, 가족간의 세계일주 따위를 그려도 모자랄 판에 난 뭘 그렸는 줄 아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가져다 줄 모닝커피 한 잔, 화사한 파스텔 톤으로 가득할 창문의 커튼, 아이들을 재우고 우리 둘만 마시는 캔맥주, 의기양양하게 시험지를 들고온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나, 봄이면 모두 손잡고 떠날 벚꽃놀이, 그리고 주름 가득한 노인이 되서도 한 이불 아래 잠들 너와 나, 뭐 이런 것들이었어 니가 왜 그런 표정 짓는지도 알아 그래, 마지막 것 빼고는 우리가 다 해 본 것들이지? 난 정말 신기했거든. 내가 꿈꿔왔던 것들이 현실로 펼쳐지는 지금이, 그 꿈속에서 사는 너와 내가 많이 신기했단 말이야 뜬 구름만잡고 똑같은 소리만 해대는 책들이 정말 싫었지만, 그런 내용들 중에서도 '간절히 머릿속에 그리면 현실이 된다' 이 말만큼은 무섭도록 현실적이더라 그런 신기함이 새삼 내가 이렇게 분위기를 잡는 첫 번째 이유라면, 두번 째는, 음, 이렇게 사소한 것들을 누리고 사는게 사실 가장 힘들다는걸 요즘에서야 새삼 느끼기 때문이야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행복'인지 아직 모르는 것 같더라 우리 아무한테도 가르쳐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고있자 나 지금 정말 속이 후련할 정도야 사실 이렇게 널 팔에 눕히고 내가 그려왔던 모습에 대해 하나하나 말해주는 것도 그 사소한 꿈들 중 하나였거든 이제까지 이런 행복 누리게 해준건 정말 고마운데, 염치없이 하나만 더 부탁할까 해. 나중에 나중에 말이야, 웃을 때마다 이마에 주름이 번질 정도로 늙었을때도, 이렇게 내 옆에서 웃으며 누워있을 수 있지? 2008. 07. 22 Colors Of Love, #4 Music < 연인 > by. 알렉스
Colors Of Love, #4
어쩌면 결혼하기 전에,
늦어도 첫날밤의 침대에서는 멋있게 했어야 할 이야기를
지금에서야 전하기가 부끄러워 많이 고민했지만
오늘만은 꼭 이야기 해야겠다고 결심했어
조금 더 늦어버리면,
내가 정말 늙어버리면,
그러니까 지금처럼 분위기 잡고 너에게 속삭일 수 있는
로맨스마저 없어져버리면,
그땐 정말 큰일이잖아
무슨 얘긴데 그렇게 뜸을 들이냐고?
안심해
니가 싫어하는 첫사랑 얘기도 아니고,
지난 달 긁은 술 집 영수증 얘기도 아니니까.
그냥,
내가 머릿속에 그려왔던 '결혼'이 어떤 모습인지
얘기해주고 싶었어.
결혼한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번도
그런 얘길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말이야.
난 말야,
내가 언제까지나 세상의 주인공일거라고 자신하던
호기넘치는 젊은 날부터
'결혼' 이란 것의 밑그림을 그려봤었어.
그런데 그 밑그림이라는게
그 나이에 어올리지 않을정도로 소박하고 사소했어
미로 찾기를 해야 할 정도로 넓은 저택과
번쩍이는 고급 승용차,
가족간의 세계일주 따위를 그려도 모자랄 판에
난 뭘 그렸는 줄 아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가져다 줄 모닝커피 한 잔,
화사한 파스텔 톤으로 가득할 창문의 커튼,
아이들을 재우고 우리 둘만 마시는 캔맥주,
의기양양하게 시험지를 들고온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나,
봄이면 모두 손잡고 떠날 벚꽃놀이,
그리고 주름 가득한 노인이 되서도 한 이불 아래 잠들 너와 나,
뭐 이런 것들이었어
니가 왜 그런 표정 짓는지도 알아
그래, 마지막 것 빼고는 우리가 다 해 본 것들이지?
난 정말 신기했거든.
내가 꿈꿔왔던 것들이 현실로 펼쳐지는 지금이,
그 꿈속에서 사는 너와 내가 많이 신기했단 말이야
뜬 구름만잡고 똑같은 소리만 해대는 책들이 정말 싫었지만,
그런 내용들 중에서도
'간절히 머릿속에 그리면 현실이 된다'
이 말만큼은 무섭도록 현실적이더라
그런 신기함이
새삼 내가 이렇게 분위기를 잡는 첫 번째 이유라면,
두번 째는, 음,
이렇게 사소한 것들을 누리고 사는게
사실 가장 힘들다는걸
요즘에서야 새삼 느끼기 때문이야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행복'인지 아직 모르는 것 같더라
우리 아무한테도 가르쳐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고있자
나 지금 정말 속이 후련할 정도야
사실 이렇게 널 팔에 눕히고
내가 그려왔던 모습에 대해 하나하나 말해주는 것도
그 사소한 꿈들 중 하나였거든
이제까지 이런 행복 누리게 해준건 정말 고마운데,
염치없이 하나만 더 부탁할까 해.
나중에 나중에 말이야,
웃을 때마다 이마에 주름이 번질 정도로 늙었을때도,
이렇게 내 옆에서 웃으며 누워있을 수 있지?
2008. 07. 22
Colors Of Love, #4
Music < 연인 > by. 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