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래서 마음이 너무 슬프다

손진성200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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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래서 마음이 너무 슬프다

난 아주 많은 걸 준비하고 있었어.

 

나는 사실 소주를 좋아하지만,

넌 소주를 못 마시니까

나도 너처럼 와인에 익숙해지려고

어울리지도 않게 와인을 집에 사다 놓기도 했어

 

나는 지루한 영화는 죄악이라고 생각하지만,

니가 유난히 재미없고 지루한 영화만 좋아하길래

나도 주말마다 그런 영화들만 빌려 보고 그랬어

왜 그런 거 있잖아, 무슨 영화제 수상작, 그런거.

중간에 잠든 게 더 많긴 했지만 그래도

몇 개는 끝까지 다 봤어 진짜로.

 

지난 번 극장에 갔을 때

니가 커튼 먼지 때문에 막 기침하는 거 보면서

나중에 우리 집에는 커튼 대신에

블라인드를 달아야겠다.. 이런 생각도 했어

 

우습지? 우습겠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에도

너는 '그만 만나자' 이 말만 준비하고 있었을 텐데..

 

생각해 보면 그렇게 길지도 않은 시간이었는데

난, 참 많은 꿈을 꿨어

너랑 하고 싶은 일이 진짜 많았어

 

너한테 버림 받아서, 아님 너가 돌아서 버려서

아프다기 보다는..

 

해주고 싶은 게 진짜 많았는데

이젠 그럴 수가 없어서

너무 안타까워

 

난 그래서 지금 마음이 너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