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다 - #474

강재진2008.07.27
조회129
사랑을 말하다 - #474

 

 

하늘은 텅 비어있다.

내가 사랑하는 어떤 남자. 나를 떠날.. 어떤 남자.

그 나머지는 내 앞뒤의 일이든 내 전후의 일이든 나와 무관하다.

나는 널 사랑해.

 

[이게 다예요] 중에서 마르크리트 뒤라스.

 

첫 데이트 장소로 택한 놀이공원에서 솜사탕을 베어물며 여자가 말했다.

 

- 솜사탕은 사랑같아.

 

남자가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 사랑이 달기만 할까?

 

여자는 회전목마의 매표소르 걸어가며 말했다.

 

- 아니, 허무해서..

솜사탕은 가득 베어물어도 입안에선 달콤한 즙 한방울로 남잖아.

사랑이 시잘할 땐 모든 것이지만, 지나고 나면 몇 장의 사진이었어..

 

두 사람은 그런 대화를 나누다가 회전목마에 탔고

회전목마가 도는 동안 세상도 빙글빙글 돌았다.

지루한 반복.

성인게게는 더 짜릿한 롤러코스터가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여자는 회전목마에서 내리고 난 후에 이렇게 말했다.

 

- 나 어릴 때 회전목마에 타면 엄마는 출입구쪽에 서서 기다리셨거든.

한바퀴 돌 때마다 엄마가 기둥에 가려서 사라졌다가 나타났다가 했어.

난 엄마가 사라질 때 살짝 불안해졌어.

갑자기 엄마가 없어지면 어떡하나 생각이 들었거든.

 

그녀가 솜사탕 막대를 휴지통에 버리고 말을 이었다.

 

- 근데 말이야.. 너도 언젠가 날 떠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난 회전목마에 타면 항상 불안해져..

사랑이 시작될 때도 불안하지. 지금 우리처럼.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니까. 그게 전부니까.. 난 널 사랑해.

 

남자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처음이었다.

 

니 손을 꼭 잡아봐. 느껴지니? 우리가 잡은게 바로 사랑이야.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