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임종 정 겸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던 방패연이사철나무 숲을 지나서 갈참나무 숲 위를 차고 올라야윈 낮달과 마주보고 있다대나무를 깎아 꼿꼿하게 뼈대를 세우고중심을 잡은 사각의 틀이 반듯하다 얼레에 감긴 무명실 같은 삶은늘 바람과의 전쟁이었다지구의 자전처럼 속도를 내며 돌아가는 얼레연줄이 자꾸 풀어지고 있다얼마 안 남은 연줄얼레가 돌아가다 멈칫거리며 멈춘다팽팽해지는 연줄서로가 놓치지 않으려고 힘을 다하고 있다툭, 끊어지고 말았다 힘을 쥐고 있던 손아귀에서 힘이 빠져 나갔다아득히 솟구쳐 오르는 방패연보이지 않는다갑자기 먹장구름이 몰려오더니소나기를 한 차례 퍼 붓고 갔다 (2008년 시와 창작 여름호)
아버지의 임종
아버지의 임종
정 겸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던 방패연이
사철나무 숲을 지나서
갈참나무 숲 위를 차고 올라
야윈 낮달과 마주보고 있다
대나무를 깎아 꼿꼿하게 뼈대를 세우고
중심을 잡은 사각의 틀이 반듯하다
얼레에 감긴 무명실 같은 삶은
늘 바람과의 전쟁이었다
지구의 자전처럼 속도를 내며 돌아가는 얼레
연줄이 자꾸 풀어지고 있다
얼마 안 남은 연줄
얼레가 돌아가다 멈칫거리며 멈춘다
팽팽해지는 연줄
서로가 놓치지 않으려고 힘을 다하고 있다
툭, 끊어지고 말았다
힘을 쥐고 있던 손아귀에서 힘이 빠져 나갔다
아득히 솟구쳐 오르는 방패연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먹장구름이 몰려오더니
소나기를 한 차례 퍼 붓고 갔다
(2008년 시와 창작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