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1 - 잭니콜슨의 조커와 히스레저의 조커?

김대규2008.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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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와 배트맨의 대결을 그린 영화 다크 나이트의 한국 개봉을 참지 못하고 아주 옛날에 보았던 팀버튼 감독의 1989년작 배트맨1을 다시 한번 보았다. 영화를 다시보기전 기억을 더듬어보니 배트맨1 에서 기억나는 것은 마이클 키튼의 어두운 영웅의 모습이 아닌 잭 니콜슨의 장난기 가득한 조커의 연기였다. 내 기억의 파편들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다시 보니 역시 배트맨은 조커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조연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잭 니콜슨의 조커는 배트맨 1을 창조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가 그 시작부분을 대체하고 있지만 비긴즈가 나오기전까지는 배트맨1이 도입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배트맨이 왜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지도 못하는데도 고담시의 어두운 밤거리를 지키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주어져야 했다. 원작인 DC코믹스의 만화에서는 이를 부르스 웨인의 부모님의 죽음으로 설명하고 있다. 배트맨1에서도 이를 묘사하고 있는데 워낙 짧고 단편적으로 다루고 있어 배트맨의 고민과 고통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부르스 웨인의 이중생활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오히려 한참뒤에 나온 배트맨 비긴즈가 충분히 하고 있다. 그만큼 배트맨1에서는 캐릭터의 인간적인 심리묘사는 다소 소홀히 하고 있다.

 

반면 독특한 미장셴이 전매특허인 팀버튼은 본인의 특성을 살려 독특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냈다. 동화적 분위기의 캐릭터들을 전면에 등장시키고 역설적으로 이들이 갖은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을 통해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 정점에 조커가 있는 것이다. 장난기 가득하고 언제나 웃음을 띠고 있는 캐릭터인 조커의 천진난만함은 도시 전체에 커다란 위협을 준다. 역설적인 상황과 이미지들로 만들어내는 그로테스크함은 팀버튼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영화를 언급하며 반드시 빼놓을 수 없는것이 잭 니콜슨의 조커 연기였다. 잭니콜슨의 조커는 가장 매력있는 악당으로 선정될만큼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정받았다. 굳이 여기에 일일이 설명을 안하더라도 수많은 평론가들과 대중들이 잭 니콜슨이 연기한 조커의 가치를 인정했다. 그러나 순전히 이미지로 창조된 조커에게서도 악당으로서의 고민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가 왜 세상을 향해 악행을 저지르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없다. 따라서 배트맨1의 조커는 조금 심하게 얘기하면 입체적인 캐릭터라기 보다는 이미지로 만들어진 미술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을 보고나니 다크 나이트가 더더욱 기대된다. 다크 나이트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미 비긴즈에서 배트맨의 심리를 상당히 세밀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내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똑같은 작업을 했다고 한다. 특히 히스레저가 재창조한 조커는 잭 니콜슨의 조커와는 다르게 인간적인 고뇌로 인해 무거운 광기가 흐르는 인물이라고 한다. 비긴즈에서 배트맨을 '인간'으로 재탄생 시켰던 크리스토퍼 놀란이 이번에는 조커를 '인간'으로 재탄생 시켰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난 다크 나이트를 기다린다. 난 영화속에서 '미술'보다는 '인간'을 보고싶다.

 

written by 민물장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