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성내식당' 일명 도깨비시장으로 불리는 중앙시장 초입에 자리잡은 성내식당은 재래시장 분위기 그대로다. ‘인테리어’라는 단어는 이 집에서는 말 그대로 외래어일 뿐. 평범한 4인용 상 7개가 이 집이 가진 손님맞이 밥상의 전부다. 깨끗하고 세련된 맛집 찾는 요즘 트렌드를 생각하면, ‘역주행’이다. 하지만 20년째 모든 젓갈을 직접 담그는 전남 담양 출신 주인 이순례(66)씨의 고집 탓에 충성도 높은 단골들이 줄을 잇는다. 20년 동안 식당 자리도 지금 위치 그대로 였고, 밥상 숫자도 바뀌지 않았다. “사람 써 봤는데 성에 안차고, 젓갈 담글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으니 이 정도 규모가 딱 맞어.” 성내식당의 주력은 역시 백반. 청국장 갈치찌개 굴비 생태찌개 갈치구이 삼치구이 고등어구이 북어찜 등의 ‘메인 디시’를 고르면, 스무 가지가 훨씬 넘는 젓갈과 밑반찬이 그 주변을 둘러 싼다. 청국장(7000원)과 생태 찌개(9000원)를 제외하면 모두 1인분에 8000원. 2인분 부터 주문을 받는다. 이날의 선택은 ‘굴비 백반’. 주문을 하면 그 때부터 돌솥 에 쌀을 안치니, 미리 전화로 주문하는 게 좋다. 주인이 직접 돌솥을 가져와 뚜껑을 연다. 하얗게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밤콩과 조선콩이 탐스럽다. “젊은 사람이 젓갈 맛을 알아?”라며 퉁명스럽게 말하지만, 하나하나 이름을 알려주는 세심함이 다정하다. 이날 상 위에 오른 젓갈은, 어리굴젓 명란젓 토하젓 가자 미식해 오징어젓 황새기(황석어)젓 생멸치젓 삭힌멸치젓. 그 밖에 어른 주먹만한 간장게장, 말린 북어 조림, 말린 갈치 조림, 묵은 호박줄기 무침, 마늘대 무침, 볶은 김치, 꼬막, 해물 된장찌개와 호박잎, 강된장, 취나물, 시래기 나물 등 손 맛 나는 반찬들이 상 위에 가득하다. 곰삭은 맛을 즐기며 밥 한 숟갈에 젓갈 한 종류씩을 올려놨더니, 벌써 밥이 부족하다. 시장에서 파는 젓갈들과의 차이는 뭘까. “소금을 너무 많이 넣으면 생선(젓갈)들이 바다로 가고, 소금을 적게 넣으면 젓갈이 되기 전에 다 녹아부러.” 적절한 양으로 알맞게 삭혀내는 게 능력이고 비결이다. 내년 먹을 걸, 올해 미리 담근다. 그런데 올해는 (내년에 쓸) 젓갈을 반으로 줄여 담았다. “너무 힘들어 자식한테 물려줄 수도 없다. 내년 쯤부터는 식당을 좀 쉬면서, 나도 인생을 좀 즐기고 싶다.” 영업은 오전 11시~저녁 10시. 연중 무휴. 주인의 집안 잔치 있는 날은 쉰다. 주차장 없고, 신용카드는 받지 않는다. 6호선 신당역 6번 출구로 나와 도보 2분. (02)2252-5878.4
20가지 젓갈, 젓가락이 바쁘다
신당동 '성내식당'
일명 도깨비시장으로 불리는 중앙시장 초입에 자리잡은
성내식당은 재래시장 분위기 그대로다. ‘인테리어’라는
단어는 이 집에서는 말 그대로 외래어일 뿐. 평범한 4인용
상 7개가 이 집이 가진 손님맞이 밥상의 전부다. 깨끗하고
세련된 맛집 찾는 요즘 트렌드를 생각하면, ‘역주행’이다.
하지만 20년째 모든 젓갈을 직접 담그는 전남 담양 출신
주인 이순례(66)씨의 고집 탓에 충성도 높은 단골들이
줄을 잇는다. 20년 동안 식당 자리도 지금 위치 그대로
였고, 밥상 숫자도 바뀌지 않았다. “사람 써 봤는데 성에
안차고, 젓갈 담글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으니 이 정도
규모가 딱 맞어.”
성내식당의 주력은 역시 백반. 청국장 갈치찌개 굴비
생태찌개 갈치구이 삼치구이 고등어구이 북어찜 등의
‘메인 디시’를 고르면, 스무 가지가 훨씬 넘는 젓갈과
밑반찬이 그 주변을 둘러 싼다. 청국장(7000원)과 생태
찌개(9000원)를 제외하면 모두 1인분에 8000원. 2인분
부터 주문을 받는다.
이날의 선택은 ‘굴비 백반’. 주문을 하면 그 때부터 돌솥
에 쌀을 안치니, 미리 전화로 주문하는 게 좋다. 주인이
직접 돌솥을 가져와 뚜껑을 연다. 하얗게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밤콩과 조선콩이 탐스럽다. “젊은 사람이 젓갈
맛을 알아?”라며 퉁명스럽게 말하지만, 하나하나 이름을
알려주는 세심함이 다정하다.
이날 상 위에 오른 젓갈은, 어리굴젓 명란젓 토하젓 가자
미식해 오징어젓 황새기(황석어)젓 생멸치젓 삭힌멸치젓.
그 밖에 어른 주먹만한 간장게장, 말린 북어 조림, 말린
갈치 조림, 묵은 호박줄기 무침, 마늘대 무침, 볶은 김치,
꼬막, 해물 된장찌개와 호박잎, 강된장, 취나물, 시래기
나물 등 손 맛 나는 반찬들이 상 위에 가득하다. 곰삭은
맛을 즐기며 밥 한 숟갈에 젓갈 한 종류씩을 올려놨더니,
벌써 밥이 부족하다.
시장에서 파는 젓갈들과의 차이는 뭘까. “소금을 너무 많이
넣으면 생선(젓갈)들이 바다로 가고, 소금을 적게 넣으면
젓갈이 되기 전에 다 녹아부러.” 적절한 양으로 알맞게
삭혀내는 게 능력이고 비결이다.
내년 먹을 걸, 올해 미리 담근다. 그런데 올해는 (내년에 쓸)
젓갈을 반으로 줄여 담았다. “너무 힘들어 자식한테 물려줄
수도 없다. 내년 쯤부터는 식당을 좀 쉬면서, 나도 인생을 좀
즐기고 싶다.”
영업은 오전 11시~저녁 10시. 연중 무휴. 주인의 집안 잔치
있는 날은 쉰다. 주차장 없고, 신용카드는 받지 않는다.
6호선 신당역 6번 출구로 나와 도보 2분. (02)2252-5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