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스 아일랜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영화

문옥조2008.07.30
조회34

는 모험 활극도, 아동 판타지도 아니다. 영화가 주력하는 것은 자연으로 돌아간 동심과 끝없이 펼쳐진 해변의 시원한 이미지다.

“약간의 상상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말하는 님(아비게일 브레스린)은 모험심이 강한 소녀. 해양생물학자인 아버지 잭(제러드 버틀러)과 남태평양에 있는 한 섬에서 단둘이 살고 있다. 하루하루가 흥미로운 모험의 연속이던 어느 날, 산호섬으로 떠난 잭이 갑자기 닥친 폭풍우로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설상가상으로 섬이 해적들의 손에 넘어갈 위험에 처하자 님은 우연히 메일을 주고받게 된 위대한 탐험가 알렉스 로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알렉스 로버’는 작가 알렉산드라 로버(조디 포스터)가 만들어낸 책 속의 인물. 대범하고 용감한 자신의 캐릭터와 달리 알렉산드라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운 광장공포증 환자. 그러나 님의 안타까운 사연은 그녀를 집 밖으로 이끈다.
"님스 아일랜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영화
섬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 는 어드벤처물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미지의 섬, 호기심 강한 주인공, 해적의 등장, 위기 탈출 등 어드벤처의 요소들이 적절히 분포돼 있다. 님은 잭이 바다에 발이 묶여 있는 동안 외부의 침입자를 맞이하고 자신만의 보금자리인 섬을 지키기 위해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님이 숨어서 갖가지 전략으로 침입자를 퇴치한다는 설정은 (1991)를 떠올리게도 한다. 타잔을 흉내 낸 섬 생활은 흥미를 유발한다. 하지만 11세의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는 어드벤처물로서의 쾌감보다 동심의 순수함이 먼저 다가오는 영화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펼쳐지는 아이와 동물의 교감은 영화의 주된 테마 중 하나. 님은 갈매기에게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바다사자와 축구를 하며 우정을 쌓는다. 동심의 세계에서는 어른들도 아이 못지않은 순수함을 지닌다. 잭은 낙천적인 이상주의자고, 알렉산드라의 신경증은 코믹한 수준으로 그려진다. 악당으로 등장하는 해적들도 무섭기보다 허술하고 단순해서 웃음이 먼저 나온다. 판타지는 영화의 동심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 소설 속 주인공 알렉스 로버를 주요 캐릭터로 등장시키는 영화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다. 님이 소설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소설 속 주인공인 알렉스 로버가 알렉산드라의 현실에 등장하기도 한다.

제작 단계에서 모험물의 환상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제작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님의 섬을 찾는 일이었다. 시리즈로 풍경의 스펙터클을 선보인 바 있는 제작사 윌든 미디어는 이번 영화에서도 광활한 자연의 풍광을 담아 보여준다. 제작진은 야생의 순수가 남아 있는 촬영지를 찾기 위해 각 나라의 섬과 해변을 뒤졌다. 고심 끝에 선택한 곳은 호주 퀸즐랜드의 골드코스트와 국립공원이 위치한 힌친브룩 섬. 한없이 푸른 바다와 그 바다를 따라 펼쳐진 해변은 님의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인터넷과 위성전화가 설치돼 님과 잭을 바깥세상과 이어주는 통로인 오두막집은 (2115)와 (2115)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담당했던 베리 로빈슨이 세트로 만들었다.

언제나 님과 함께하는 동물들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바다사자와 도마뱀, 펠리컨은 님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특히 님과 특별한 교감을 하는 바다사자는 동물들 중에서도 연기력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한 동물. 제작진은 촬영장 골드코스트에서 가까운 수족관에서 두 마리의 바다사자를 섭외해 카메라와 익숙해지도록 조련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다사자들과 님 역의 아비게일 브레스린이 실제로도 친해지는 일. 이를 위해 제작진은 브레스린에게 바다사자의 먹이 담당을 맡기며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을 최적으로 이끌었다. 님과 바다사자가 함께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
"님스 아일랜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영화
아름다운 자연과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긴 하지만 영화에 활력을 주는 것은 조디 포스터, 제러드 버틀러와 같은 쟁쟁한 배우들의 변신이다. 당찬 여성을 주로 연기했던 조디 포스터는 그간의 이미지를 깨고 결벽증과 광장공포증으로 안절부절못하는 소설가로 분한다. 거미 한 마리에 혼비백산하고 문고리 잡는 것도 두려워하며 집 밖을 나서지 못해 통조림으로 연명하는 알렉산드라를 연기한 포스터는 다양한 표정 연기뿐 아니라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선보인다.

(2006)의 근육 전사 제러드 버틀러는 님의 아버지 잭과 소설 속 주인공 알렉스 로버를 맡아 2인 2역을 연기한다. 자상한 아버지와 쾌활한 모험가를 연기하는 버틀러의 모습 역시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면들. 똑 부러지는 꼬마 모험가를 연기한 아비게일 브레스린은 다코타 패닝 이후 할리우드에서 가장 촉망받는 아역 배우다. (2006)에서의 호연으로 열 살의 나이에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까지 오른 바 있다. 본래 무명 아역 배우를 찾으려 했던 레빈 감독 역시 의 브레스린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당시보다 몰라보게 성장한 브레스린은 이번에도 성인 배우에 밀리지 않는 당찬 연기를 선보인다.

메가폰을 잡은 이는 (2998) (2004) 등에서 부부 공동 작가로 활동한 마크 레빈과 제니퍼 플랙켓. 공동 연출은 처음인 부부 감독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밝고 코믹한 감성을 발휘한다. 특히 그들의 장기가 드러난 부분은 알렉산드라 캐릭터 묘사와 님과 동물들의 에피소드. 어드벤처물답게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지만 깊은 고난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는 유의 모험 활극도, 처럼 복합적인 메시지를 담은 아동 판타지도 아니다. 영화가 주력하는 것은 자연으로 돌아간 동심과 끝없이 펼쳐진 해변의 시원한 이미지다. 장르적 쾌감이 넘치는 모험극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무리 없이 볼 만한 가족영화다.

‘몸개그’로 돌아온 조디 포스터
"님스 아일랜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영화
어떻게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됐나?
조디 포스터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원작 소설을 읽고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이번 영화 출연은 그 아이들에게 하는 투자라고 생각했다.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그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다.

알렉산드라 로버는 어떤 인물인가?
조디 포스터 집에만 틀어박혀 모험소설을 쓰는, 어찌 보면 괴팍한 샌프란시스코의 소설가다. 광장공포증을 앓고 있는 그녀는 거의 집을 떠나는 일이 없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 알렉스 로버를 통해 숨겨진 모험가로서의 욕망을 드러낼 뿐이다. 하지만 결국 우연한 님과의 메일 교신을 통해 마침내 현실에서 직접 모험을 떠난다. 어쩌면 자신의 캐릭터인 알렉스 로버에게 교화됐는지도 모르겠다.

아비게일 브레스린과의 작업은 어땠나?
조디 포스터 아비게일은 정말 멋진 소녀다. 그녀를 보고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아역 배우 시절 가졌던 어려움들을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아비게일의 연기는 ‘그냥 해낸다’는 설명이 어울린다.

코미디 연기는 어땠나?
조디 포스터 나는 코미디영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정말 위트 있는 영화여야만 한다. 그런 영화가 많지는 않은데 는 바로 그런 영화였다. 내가 모든 것을 신경 써야 할 정도로 방대한 이야기가 아닌 점도 마음에 들었고 웃음에 감동도 녹아 있는 점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