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지체될 것을 예상하여 우리는 일찌감치 집을 나섰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몰려 있었고, 비는 억수같이 퍼부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가슴이 찢어질 듯한 어머니께서는 이것이 제 생애의 마지막 날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시어 저와 동행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도중에 더욱 많고 감동적인 정경이 지난달과 같이 되풀이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진흙투성이의 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장 겸손하고 애원하는 태도로 길바닥에 무릎을 꿇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코바 다 이리아에 있는 그 떡갈나무에 도착했습니다. 일단 거기에 이르자 저는 어떤 내적 충동에 의해 사람들에게 우산을 접고 묵주의 기도를 하라고 했습니다. 잠시 후 섬광을 보는가 했더니 곧 성모님께서 떡갈나무 위에 나타나셨습니다.
"저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당신께 청할 것이 많이 있는데요. 몇몇 병자들의 치유와 죄인들의 회개,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것들..." "몇 사람은 원하는 대로 되겠고, 다른 사람들은 안 될 것이다. 그들은 생활을 고치고, 자기들의 죄에 대한 용서를 청해야 한다." 매우 슬픈 빛을 띠시고 성모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이신 우리 하느님께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도록 하여라. 그분은 이미 너무 많이 상처를 받으셨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성모님께서는 양손을 펴시어 태양 위에 반사시키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떠오르시자 성모님 자신에게서 나온 빛의 반사가 계속 태양에 발산되었습니다. 주교님, 제가 사람들에게 태양을 보라고 외친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들의 주의를 태양 쪽으로 쏠리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거기에 있는 것조차도 의식하지 못했으니까요. 어떤 내적 충동의 인도로 그렇게 하도록 움직여졌던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늘 저 멀리로 사라지신 후, 우리는 태양 옆에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신 요셉 성인과 흰옷에 푸른 망또를 걸치신 성모님을 보았습니다. 요셉 성인과 아기 예수님께서는 그분들이 손으로 십자 성호를 그으신 것으로 보아 세상을 축복하시기 위해 나타나신 것입니다. 잠시 후 이 발현이 사라졌을 때 저는 우리 주님과 성모님을 보았습니다. 제 생각에 통고의 모친이신 것 같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요셉 성인이 하신 것과 똑같은 모양으로 세계를 축복하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이 발현도 사라지고 저는 한 번 더 성모님을 보았는데, 이번에는 가르멜의 모후 같았습니다. (이 때에 태양의 기적 현상이 일어남)
태양의 기적
...7월, 8월 및 9월의 발현 시 성모님은 10월에 기적을 보여 주겠다고 거듭 약속하셨다. 루치아는 그 때마다 사람들에게 그 얘기를 했다. 그리하여 그 소식은 전 포르투갈에 퍼져 나갔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그 얘기에 비웃음을 보내면서 그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 날은 확실히 아무 일도 없이 지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파티마의 얘기는 순전히 엉터리였다는 것이 증명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믿는 사람들은 믿는 사람들대로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들은 미리 약속한 기적이 그들의 나라에서 이루어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울렁거렸다.
약속의 그 날이 오기 며칠 전부터 근처의 모든 길은 사람들로 꽉 메워졌다. 그 때의 일을 리스본의 '오 디아'지는 이렇게 보도했다. "파티마 부근의 읍과 거리와 마을들은 텅텅 비었다. 그들 주민들은 어떤 이는 걸어서, 어떤 이는 수레로, 또 어떤 이들은 차를 타고 파티마의 언덕과 소나무 숲 사이로 몰려들었다. 이틀 동안이나 파티마의 거리거리는 차바퀴 구르는 소리, 망아지들의 울음 소리, 발자국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로 온통 생기에 가득 차 있었다..."
루치아의 어머니는 자기 딸에게 그 말을 취소하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도 만일 그 날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중대한 일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 목동의 가족은 안절부절못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루치아와 히야친따와 프란치스코는 마음이 차분하고 조용하기만 했다.
"틀림없이 기적이 있을 것입니다. 성모님이 약속하셨으니까요."라고 루치아는 말했다. 12일 밤, 쌀쌀한 바람이 불면서 차가운 비가 내렸다. 그로 인해 야외에서 밤을 새는 순례자들은 큰 괴로움을 당했으나 그들의 열정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13일, 약속한 날이 돌아왔다. 그 날도 날씨는 쌀쌀한 데다가 비가 오고 있었다. 그러나 순례자들은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11시 30분 현재 코바 산에 모인 군중의 수는 약 7만 명 가량 되었다. 그보다 더한 신앙심의 표시는 일찍이 보기 드문 것이었다. 그 날 성모님은 포르투갈 사람들의 그런 모임을 대단히 기뻐하셨을 것이다.
사람들이 양편으로 갈라서서 지켜 보는 가운데 루치아와 프란치스코와 히야친따가 도착했다. "우산들을 접으십시오."하고 루치아가 외치자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했다. 루치아는 지금까지도 왜 자기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정오가 되자 루치아와 두 어린이는 성모님의 발현 전에 언제나 보던 번쩍이는 빛을 보았다. "조용히! 조용히! 부인이 오십니다." 루치아가 말했다. 성모님은 동쪽으로부터 오셔서 참나무 위에 서셨다...
...성모님은 보다 슬픈 표정을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 주께 죄를 지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이미 지은 죄에 대하여 용서를 빌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 그들은 우리 주님의 마음을 크게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이 마지막 말을 하면서 성모님이 지으셨던 그 슬픈 표정을 일생 동안 잊을 수 없었다. 루치아는 그 말씀이 성모님께서 주신 파티마 메시지의 알맹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 주께 죄를 지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우리 주님의 마음을 크게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라살레트의 메시지도 표현은 비록 달랐지만 똑같은 뜻이었다. "만일 나의 백성이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나는 내 아들의 손을 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팔은 너무 강하고 너무 무거워서 나는 더 이상 이를 지탱할 수 없다."
성모님은 두 팔을 뻗치셨다. 그러자 두 손바닥으로부터 빛이 흘러나왔다. 성모님은 태양을 향하셨다. 태양 빛은 성모님의 두 손에서 나오는 빛으로 인해서 흐려지는 것 같았다. 성모님은 스스로 말하는 빛 속에 사라지셨다.
그 때 하늘 높은 곳에 성가정의 모습이 나타났다. 성 요셉은 왼쪽 팔에 아기 예수를 안고 나타나셨다. 성 요셉의 오른쪽에는 푸르고 흰 복장을 한 '매괴의 성모님'이 서 계셨다. 성 요셉과 아기 예수는 지상을 향하여 세 번 성호를 그으셨다.
성가정의 모습이 사라지자 예수님이 하느님이신 구세주로서 붉은 복장을 하고 나타나셨다. 루치아 혼자만 본 이 예수님은 세계를 향해 강복하셨다. 예수님 옆에는 '슬픔의 성모'께서 자색 옷을 입고 서 계셨다. 마지막으로 루치아는 '가르멜의 성모'의 복되신 동정녀를 보았다. 거기 모여 있던 7만 명의 사람들은 위와 같은 발현은 보지 못했으나 하나의 장엄한 광경을 목도했다. 성모님은 약속하신 기적을 잊지 않으셨다.
군중은 루치아가 갑자기 "저 해를 보라."고 소리 치는 것을 들었다. (루치아 자신은 자기가 그렇게 외친 기억이 없다고 말한다.) 그 순간 하늘의 구름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마치 인광(燐光)덩이 같은 태양이 불쑥 솟아 나왔다. 이미 안개도 구름도 없는 맑은 하늘의 태양이었지만 모든 사람은 조금도 눈이 부시지 않고 쳐다볼 수 있었다.
그 뒤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거기 있던 사람들의 말에 큰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양이 하늘에서 삥삥 돌면서 마치 하나의 커다란 바람개비처럼 사방으로 광선을 발하는 것을 보았다. 그 빛은 노란색, 붉은색, 초록색, 푸른색, 바이올렛색으로 계속해서 변했다. 사람들은 이 하느님의 위력을 보면서 정신을 잃고 멍한 채로 있었다.
그러다가 태양은 갑자기 지구를 향해 아래로 내리닥쳤다. 순간 겁에 질린 사람들은 자기들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들 대부분은 진흙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예수여, 우리를 구하소서. 성모여, 우리를 구하소서." 사람들은 부르짖었다. 많은 사람들은 통회의 정을 발했다.
이제 막 지구가 산산이 부서지는구나 하는 찰나, 태양은 뚝 멈춰서더니 다시 하늘로 올라가 제자리에 섰다. 어떤 목격자들은 태양이 하늘에서 삥삥 돌다가 잠시 멈춘 후 다른 방향으로 다시 돌다가 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했다고 말한다. 다른 목격자들은 태양은 계속해서 삥삥 돌았지 중간에 멈추지 않았다고 말한다.(등...) 어떤 중대한 사건이 있으면 으레 서로 다른 얘기를 하게 마련이지만 ...
그 날 그곳에 있는 7만 명 중 사실상 모든 사람은, 자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그 날 태양이 어떤 장엄하고도 두려움을 자아내는 일이 있었다는 데는 일치된 의견을 말했다. 사람에 따라 설명이 틀려지는 것은 아마도 하느님께서 보는 사람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모습으로 보이게 하셨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그렇듯이 다른 인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 기적이 어떤 자연 현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없게한다. 또한 그 현상이 지구의 어느 관측소에서도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도 그것이 자연 현상이 아니었음을 말해 주는 좋은 근거가 될 것이다.
파티마 성모님 여섯번째발현
1917년 10월 13일
길에서 지체될 것을 예상하여 우리는 일찌감치 집을 나섰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몰려 있었고, 비는 억수같이 퍼부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가슴이 찢어질 듯한 어머니께서는 이것이 제 생애의 마지막 날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시어 저와 동행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도중에 더욱 많고 감동적인 정경이 지난달과 같이 되풀이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진흙투성이의 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장 겸손하고 애원하는 태도로 길바닥에 무릎을 꿇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코바 다 이리아에 있는 그 떡갈나무에 도착했습니다. 일단 거기에 이르자 저는 어떤 내적 충동에 의해 사람들에게 우산을 접고 묵주의 기도를 하라고 했습니다. 잠시 후 섬광을 보는가 했더니 곧 성모님께서 떡갈나무 위에 나타나셨습니다.
"저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당신께 청할 것이 많이 있는데요. 몇몇 병자들의 치유와 죄인들의 회개,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것들..."
"몇 사람은 원하는 대로 되겠고, 다른 사람들은 안 될 것이다. 그들은 생활을 고치고, 자기들의 죄에 대한 용서를 청해야 한다."
매우 슬픈 빛을 띠시고 성모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이신 우리 하느님께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도록 하여라. 그분은 이미 너무 많이 상처를 받으셨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성모님께서는 양손을 펴시어 태양 위에 반사시키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떠오르시자 성모님 자신에게서 나온 빛의 반사가 계속 태양에 발산되었습니다.
주교님, 제가 사람들에게 태양을 보라고 외친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들의 주의를 태양 쪽으로 쏠리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거기에 있는 것조차도 의식하지 못했으니까요. 어떤 내적 충동의 인도로 그렇게 하도록 움직여졌던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늘 저 멀리로 사라지신 후, 우리는 태양 옆에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신 요셉 성인과 흰옷에 푸른 망또를 걸치신 성모님을 보았습니다. 요셉 성인과 아기 예수님께서는 그분들이 손으로 십자 성호를 그으신 것으로 보아 세상을 축복하시기 위해 나타나신 것입니다. 잠시 후 이 발현이 사라졌을 때 저는 우리 주님과 성모님을 보았습니다. 제 생각에 통고의 모친이신 것 같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요셉 성인이 하신 것과 똑같은 모양으로 세계를 축복하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이 발현도 사라지고 저는 한 번 더 성모님을 보았는데, 이번에는 가르멜의 모후 같았습니다. (이 때에 태양의 기적 현상이 일어남)
태양의 기적
...7월, 8월 및 9월의 발현 시 성모님은 10월에 기적을 보여 주겠다고 거듭 약속하셨다. 루치아는 그 때마다 사람들에게 그 얘기를 했다. 그리하여 그 소식은 전 포르투갈에 퍼져 나갔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그 얘기에 비웃음을 보내면서 그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 날은 확실히 아무 일도 없이 지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파티마의 얘기는 순전히 엉터리였다는 것이 증명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믿는 사람들은 믿는 사람들대로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들은 미리 약속한 기적이 그들의 나라에서 이루어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울렁거렸다.
약속의 그 날이 오기 며칠 전부터 근처의 모든 길은 사람들로 꽉 메워졌다. 그 때의 일을 리스본의 '오 디아'지는 이렇게 보도했다. "파티마 부근의 읍과 거리와 마을들은 텅텅 비었다. 그들 주민들은 어떤 이는 걸어서, 어떤 이는 수레로, 또 어떤 이들은 차를 타고 파티마의 언덕과 소나무 숲 사이로 몰려들었다. 이틀 동안이나 파티마의 거리거리는 차바퀴 구르는 소리, 망아지들의 울음 소리, 발자국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목소리로 온통 생기에 가득 차 있었다..."
루치아의 어머니는 자기 딸에게 그 말을 취소하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도 만일 그 날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중대한 일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 목동의 가족은 안절부절못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루치아와 히야친따와 프란치스코는 마음이 차분하고 조용하기만 했다.
"틀림없이 기적이 있을 것입니다. 성모님이 약속하셨으니까요."라고 루치아는 말했다.
12일 밤, 쌀쌀한 바람이 불면서 차가운 비가 내렸다. 그로 인해 야외에서 밤을 새는 순례자들은 큰 괴로움을 당했으나 그들의 열정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13일, 약속한 날이 돌아왔다. 그 날도 날씨는 쌀쌀한 데다가 비가 오고 있었다. 그러나 순례자들은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11시 30분 현재 코바 산에 모인 군중의 수는 약 7만 명 가량 되었다. 그보다 더한 신앙심의 표시는 일찍이 보기 드문 것이었다. 그 날 성모님은 포르투갈 사람들의 그런 모임을 대단히 기뻐하셨을 것이다.
사람들이 양편으로 갈라서서 지켜 보는 가운데 루치아와 프란치스코와 히야친따가 도착했다. "우산들을 접으십시오."하고 루치아가 외치자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했다. 루치아는 지금까지도 왜 자기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정오가 되자 루치아와 두 어린이는 성모님의 발현 전에 언제나 보던 번쩍이는 빛을 보았다.
"조용히! 조용히! 부인이 오십니다." 루치아가 말했다.
성모님은 동쪽으로부터 오셔서 참나무 위에 서셨다...
...성모님은 보다 슬픈 표정을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 주께 죄를 지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이미 지은 죄에 대하여 용서를 빌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 그들은 우리 주님의 마음을 크게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이 마지막 말을 하면서 성모님이 지으셨던 그 슬픈 표정을 일생 동안 잊을 수 없었다. 루치아는 그 말씀이 성모님께서 주신 파티마 메시지의 알맹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 주께 죄를 지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우리 주님의 마음을 크게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라살레트의 메시지도 표현은 비록 달랐지만 똑같은 뜻이었다. "만일 나의 백성이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나는 내 아들의 손을 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팔은 너무 강하고 너무 무거워서 나는 더 이상 이를 지탱할 수 없다."
성모님은 두 팔을 뻗치셨다. 그러자 두 손바닥으로부터 빛이 흘러나왔다. 성모님은 태양을 향하셨다. 태양 빛은 성모님의 두 손에서 나오는 빛으로 인해서 흐려지는 것 같았다. 성모님은 스스로 말하는 빛 속에 사라지셨다.
그 때 하늘 높은 곳에 성가정의 모습이 나타났다. 성 요셉은 왼쪽 팔에 아기 예수를 안고 나타나셨다. 성 요셉의 오른쪽에는 푸르고 흰 복장을 한 '매괴의 성모님'이 서 계셨다. 성 요셉과 아기 예수는 지상을 향하여 세 번 성호를 그으셨다.
성가정의 모습이 사라지자 예수님이 하느님이신 구세주로서 붉은 복장을 하고 나타나셨다. 루치아 혼자만 본 이 예수님은 세계를 향해 강복하셨다. 예수님 옆에는 '슬픔의 성모'께서 자색 옷을 입고 서 계셨다.
마지막으로 루치아는 '가르멜의 성모'의 복되신 동정녀를 보았다. 거기 모여 있던 7만 명의 사람들은 위와 같은 발현은 보지 못했으나 하나의 장엄한 광경을 목도했다. 성모님은 약속하신 기적을 잊지 않으셨다.
군중은 루치아가 갑자기 "저 해를 보라."고 소리 치는 것을 들었다. (루치아 자신은 자기가 그렇게 외친 기억이 없다고 말한다.) 그 순간 하늘의 구름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마치 인광(燐光)덩이 같은 태양이 불쑥 솟아 나왔다. 이미 안개도 구름도 없는 맑은 하늘의 태양이었지만 모든 사람은 조금도 눈이 부시지 않고 쳐다볼 수 있었다.
그 뒤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거기 있던 사람들의 말에 큰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양이 하늘에서 삥삥 돌면서 마치 하나의 커다란 바람개비처럼 사방으로 광선을 발하는 것을 보았다. 그 빛은 노란색, 붉은색, 초록색, 푸른색, 바이올렛색으로 계속해서 변했다. 사람들은 이 하느님의 위력을 보면서 정신을 잃고 멍한 채로 있었다.
그러다가 태양은 갑자기 지구를 향해 아래로 내리닥쳤다. 순간 겁에 질린 사람들은 자기들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들 대부분은 진흙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예수여, 우리를 구하소서. 성모여, 우리를 구하소서." 사람들은 부르짖었다.
많은 사람들은 통회의 정을 발했다.
이제 막 지구가 산산이 부서지는구나 하는 찰나, 태양은 뚝 멈춰서더니 다시 하늘로 올라가 제자리에 섰다.
어떤 목격자들은 태양이 하늘에서 삥삥 돌다가 잠시 멈춘 후 다른 방향으로 다시 돌다가 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했다고 말한다. 다른 목격자들은 태양은 계속해서 삥삥 돌았지 중간에 멈추지 않았다고 말한다.(등...) 어떤 중대한 사건이 있으면 으레 서로 다른 얘기를 하게 마련이지만 ...
그 날 그곳에 있는 7만 명 중 사실상 모든 사람은, 자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그 날 태양이 어떤 장엄하고도 두려움을 자아내는 일이 있었다는 데는 일치된 의견을 말했다. 사람에 따라 설명이 틀려지는 것은 아마도 하느님께서 보는 사람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모습으로 보이게 하셨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그렇듯이 다른 인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 기적이 어떤 자연 현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없게한다. 또한 그 현상이 지구의 어느 관측소에서도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도 그것이 자연 현상이 아니었음을 말해 주는 좋은 근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