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지키기"는 장기전이다

김재엽200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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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독도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영원한 '뜨거운 감자'인 것일까. 지난 7월 14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중학교 사회교과서 신 학습지도요령 발표로 현해탄은 다시 한번 얼어붙었다. 일본은 북방 4개도서(러시아와 일본이 분쟁 중인 남쿠릴열도)와 더불어 '자신들의 영토, 영역에 대한 이해 심화가 필요한 대상'으로 독도를 포함시킨 것이다.

 

이 조치는 향후 10년 동안 일본의 주요 중학교 사회 교과서 제작 내용에 영향을 주며, 2011~2012년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강변이 담긴 교과서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일본 청소년층까지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유한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믿게 만들면서 양국 대립의 불씨가 먼 장래까지 계속되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사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1952년에 다시 독도에 대한 주권행사가 재개된 이후 일본은 매년 외교적 항의, 혹은 주요 정치지도자의 망언 등으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최근 수년 동안에는 물리적, 제도적 도발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시마네 현의 소위 '다케시마의 날' 지정, 2006년 4월 한때 한일 양국 해경의 충돌 직전까지 치달았던 독도 주변 해역에의 해양탐사 시도, 그리고 최근의 중학교 교과서 신 학습지도요령 발표가 여기에 해당한다.  

 

독도의 가치는 단순히 작은 바위섬으로 끝나지 않는다. 독도는 동해안과 일본 혼슈의 서남부로부터 거의 같은 거리에 위치하는 동심원에 해당하는 위치에 있다. 한마디로 동해의 중앙인 것이다. 동해를 거쳐서 태평양이나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지로 나아가는 선박들은 반드시 독도 주변을 경유할 수밖에 없다. 충분히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일본이 독도를 멋대로 자신들의 영토로 편입했던 것이 지난 1905년 2월 22일이었는데, 당시는 러일전쟁 기간이었다. 이후 독도는 극동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 해군전력을 정찰, 견제하려는 일본의 군사거점으로 활용되었다. 만약 독도가 일본의 손아귀에 들어간다면 동해 전체는 일본에 의해 장악될 것이 분명하다. 그야말로 '일본의 바다'(Sea of Japan)이 되는 셈이다.

 

일본 지도세력들의 침탈 야욕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이상, 앞으로도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강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적어도 1년에 최소 한번씩은 마치 연례행사처럼 벌어질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연례행사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고강도로, 물리적/제도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한국 내의 반일, 민족주의 감정을 더욱 자극함으로써 한국 스스로 독도가 국제 분쟁지역임을 자인하도록 만들겠다는 속셈이다. 지금껏 한국이 지속해온 독도에 대한 역사적, 국제법적, 실효적 지배에 흠집을 내는 것으로도 일본에게는 득이다.

 

여담이지만, 전임 노무현 행정부 시절에 비판 세력들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강변을 '한미동맹 약화'에 책임을 돌리곤 했다. 그러나 최근 미 국무성 산하의 지리위원회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지역'으로 돌연 바꾸었던 사건은 한미동맹 복원을 내걸었던 이명박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며칠만에 원상회복 되었지만, 미국은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의 대립에 '중립'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한국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굳이 앞장서 편들어줄 의사는 없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문제 발표직후 이명박 행정부는 주일대사 소환,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강화대책, 범정부적 태스크포스 운영, 독도방어훈련 공개 등을 차례로 실시했다. 취임 직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선언했던 모습은 옛일이 되었다.

 

우리 땅 독도를 보다 확고히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은 여러가지다. 역사상의 관련 증거 확보, 국제사회에서의 인지도 제고, 독도의 유인도화, 그리고 해-공군력 강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노력들이 지속적, 장기적으로, 범국민적 관심과 성원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독도 지키기는 하루 이틀만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수십년 가까이 계속될 지도 모르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