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가 살던 산동네엔 무더운 여름이면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소독차가 오곤 했다동네 찌질이들의 놀이터였던 사철나무집 앞 공터에 우리는 해 뜰때부터 모여 저녁 먹으라고 엄마들이 끌고 갈 때까지 정말 하루 종일을 놀았다고무줄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얼음 땡도 했다망까기랑 술래잡기랑 욕쟁이 할머니네 담벼락에 몰래 낙서도 했다그러다가 더 이상 즐길 꺼리가 바닥이 날 즈음어떻게 알았는지 발 빠른 YTN 24시 뉴스보다 더 빠른 동네 정보원 쯤 (동네엔 이런 애들 꼭 한명 씩 있었을걸?) 되는 녀석이 전해 주던 소식 "야! 윗동네에 지금 소독차 왔대 "아! 우리 나라가 일제 치하에서 해방 되었다는 소식이 이 만큼 기뻤을까?우리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흘러내린 고무줄 바지를 고쳐 입고 아무렇게나 꺾고 신던 운동화를 바로 신고미처 운동화를 챙겨 신지 못한 아이들은 아쉬운대로 슬리퍼를 손에 쥐고동네 입구에 소독차가 들어서기만 기다렸다이윽고 어김없이 등장한 우리의 소독차안개도 아닌 연기도 아닌 그저 꿈 같은 하얀 구름을 가득 몰고 부웅~~~~~~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면 가슴이 쿵당쿵당 뛰면서 우리들도 와!!!!!!!!!!!!!!! 함성을 지르며 소독차 꽁무니를 달려갔다 한번은 멍멍이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를 호되게 앓고 난 어느 여름날어김없이 소독차에 열광하던 아이들은 아직 투병중이던 나를 억지로 같이 뛰게 했다그날은 정말 뛰고 싶지 않았지만 개인의 안위보다는 (?) 우정을 택하고 나는 이를 악 물고 앞도 안보고 무조건 뛰었다한참을 그렇게 뛰고 있으려니 뭔가 어색하고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동네도 나의 활동 범위에서 한참을 벗어난 아주 낯선 곳이었다 그때 나는 아마도 열 살 정도였지 싶다초등학교 3학년이었지만 순간 혼자라는 생각에 무척 당황해 했다 무서운 건 아니었지만 왠지 울고 싶어 지면서 세상이 다 멈춰 버린 것 같았다처음으로 외로움이란 놈과 마주 했던 경험이었다 왜 달렸을까?이십년이 훨씬 지난 지금 동네 뒷산에 가끔 한번씩 찾아오는 소독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 소독차를 신기해하며 짱구가 홈피에 올려 놓은 사진을 또 한참을 들여다 보며그때 나는 왜 달렸을까 생각해 본다모르겠다그냥 그때는 달려야만 되는 줄 알았고 안 달리는 게 나쁜거였다 지금 나보고 다시 그때처럼 달리라고 한다면 절대 NO다뛰고 나면 수박바 열개 사주겠다고 해도 난 NO다뛰지 않아도 외로울 일이 산더미인데뛰다가 또 혼자가 된다면 얼마나 외롭겠는가!!!이제 난 절대 안 달릴거다
혼자 달린다는 건
어릴 적 내가 살던 산동네엔
무더운 여름이면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소독차가 오곤 했다
동네 찌질이들의 놀이터였던 사철나무집 앞 공터에
우리는 해 뜰때부터 모여 저녁 먹으라고 엄마들이 끌고 갈 때까지
정말 하루 종일을 놀았다
고무줄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얼음 땡도 했다
망까기랑 술래잡기랑 욕쟁이 할머니네 담벼락에 몰래 낙서도 했다
그러다가 더 이상 즐길 꺼리가 바닥이 날 즈음
어떻게 알았는지 발 빠른 YTN 24시 뉴스보다 더 빠른
동네 정보원 쯤 (동네엔 이런 애들 꼭 한명 씩 있었을걸?) 되는 녀석이 전해 주던 소식
"야! 윗동네에 지금 소독차 왔대 "
아! 우리 나라가 일제 치하에서 해방 되었다는 소식이 이 만큼 기뻤을까?
우리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흘러내린 고무줄 바지를 고쳐 입고
아무렇게나 꺾고 신던 운동화를 바로 신고
미처 운동화를 챙겨 신지 못한 아이들은 아쉬운대로 슬리퍼를 손에 쥐고
동네 입구에 소독차가 들어서기만 기다렸다
이윽고 어김없이 등장한 우리의 소독차
안개도 아닌 연기도 아닌 그저 꿈 같은 하얀 구름을 가득 몰고
부웅~~~~~~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면 가슴이 쿵당쿵당 뛰면서 우리들도
와!!!!!!!!!!!!!!! 함성을 지르며 소독차 꽁무니를 달려갔다
한번은 멍멍이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를 호되게 앓고 난 어느 여름날
어김없이 소독차에 열광하던 아이들은 아직 투병중이던 나를 억지로 같이 뛰게 했다
그날은 정말 뛰고 싶지 않았지만 개인의 안위보다는 (?) 우정을 택하고 나는 이를 악 물고 앞도 안보고 무조건 뛰었다
한참을 그렇게 뛰고 있으려니 뭔가 어색하고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동네도 나의 활동 범위에서 한참을 벗어난 아주 낯선 곳이었다
그때 나는 아마도 열 살 정도였지 싶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지만 순간 혼자라는 생각에 무척 당황해 했다
무서운 건 아니었지만 왠지 울고 싶어 지면서 세상이 다 멈춰 버린 것 같았다
처음으로 외로움이란 놈과 마주 했던 경험이었다
왜 달렸을까?
이십년이 훨씬 지난 지금
동네 뒷산에 가끔 한번씩 찾아오는 소독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 소독차를 신기해하며 짱구가 홈피에 올려 놓은 사진을 또 한참을 들여다 보며
그때 나는 왜 달렸을까 생각해 본다
모르겠다
그냥 그때는 달려야만 되는 줄 알았고 안 달리는 게 나쁜거였다
지금 나보고 다시 그때처럼 달리라고 한다면 절대 NO다
뛰고 나면 수박바 열개 사주겠다고 해도 난 NO다
뛰지 않아도 외로울 일이 산더미인데
뛰다가 또 혼자가 된다면 얼마나 외롭겠는가!!!
이제 난 절대 안 달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