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남자

신희성2008.08.05
조회226

글이 꽤 기니, 인내심있는 분들만 읽기를 권합니다.

그래도 고생해서 쓴글이니 일독을 권합니다.ㅠ.ㅠ

 

1. 며칠 전에 충동구매한 남성잡지를 자기전에 읽다가 '여자가 생각하는 꼴불견 남자 BEST5' 에 관한 글을 읽었다. 다른 부분은 다 수긍이 갔지만, 한가지만은 도저히 수긍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바로!!!'영화관에서 슬픈 영화를 보면서 우는 남자'...라고라?

 

2. 즐겨듣는 라디오프로그램. DJ는 뭇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반면에 남성들에게는 악의 축(?)인- 한 발라드가수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여성청취자의 사연이 많이 소개된다. 그 중 한 사연을 듣고 움찔 했었다. 사연인 즉 남자친구랑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는데, '화려한휴가'를 보며 우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정나미가 확 떨어져서 그 이후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사연이었다. 물론 극 중 이준기가 죽는 장면에서 우는 남자라면 할말은 없지만, 그 외 경우라면 이 여자, 너무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의 사례에서 나는 '일부'여자들의 '편견'(그렇다 편견이다.)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 남자는 태어나면서 죽을때까지 3번만 눈물흘리기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한 것도 아니고, 단지 풍부한 감성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는 남자를 죄인 취급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것은 단지 여유가 좀 있다는 사실만으로 운전을 하는 여자를 죄인 취급하는 남자-불행히도 우리 집 남자 넷 중 셋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와 하등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남자는 슬픈 장면이 나오면, 안 슬픈척 덤덤하게, 혹 불가피하게 흘러나오는 눈물이라도 환절기 코감기라도 걸린척 킁킁대며 손을 코끝으로 가져가는 듯 하다가 몰래 손가락으로 삐쳐나온 눈물을 훔치며 영화를 관람해야 하나?(아니면 코가 간지러운 듯 긁는척 하며 눈물닦는 방법도 효과적이다.-하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나? 쪽팔려서?)

 

 눈물을 참는 것은 '이건 슬픈 장면이야, 그러니까 울어!'라며 만든 감독 혹은 작가의 의도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올바른 영화감상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물론 팝콘을 먹는 척하다가 어떻게 하면 여자손이나 만져볼까 호심탐탐 노리는 잿밥남자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이야기다. 어차피 이런 놈은 울지도 않을테니. 한마디로 올바른 영화감상에 있어서 약간의 페이소스가 담긴 미소와 감정이입된 눈물은 감상에의 필요충분요소라는 말이다.

 

 남자도 '파이란'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최민식의 오열하는 장면을 보며 따라 오열할 자격이 있다. 남자도 장백지(그때는 이런 이미지는 아니었다.)의 죽음에 눈물을 흘릴 자격이 있다. 심지어(?) '우행시'에서 강동원의 사형직전 흘린 눈물에 남자도 따라서 눈물 흘릴 수 있다.(비록 그의 외모는 따라할 수 없더라도.) 남자는 이런 장면에 감정이입 하면 안된다? 이건 송해성 감독과 공지영 작가에 대한 모독이다.

 

 몇달전, 앞의 사례의 라디오프로그램 DJ가 차를 타고가다가, 김광민의 피아노 연주곡을 듣다가 그만 감정이 복받쳐 차를 세우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 여자들이여 상상해보라. 그 발라드 가수가('성'모 가수 되시겠다) 운전을 하다 음악에 감정이 복받쳐 급히 핸들을 꺽어 각길에 차를 댄 후 운전대를 받침 삼아 손으로 턱을 괴며 주르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아, 아름다운 눈물이로다. 자, 다음 상상을 해보자. 남자친구와 함께 드라이브를 하다(물론 외모는 평범하다) 남자친구가 김광민의 피아노 연주곡을 듣다가 갑자기 핸들을 꺽어 각길에 세운 후, 턱을 괴며 주르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아마 대부분의 여자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게 뭥미?'

 

여자들이여, 조금만 관대해지길 바란다. 장동건은 울어도 되는데, 너는 안돼. 이건 이중 잣대 아닐까? '김태희가 슬픈 표정 지으면 사과 하나 더 주는데 너가 슬픈 표정 지우면 아마 동전을 줄껄?'이라 얘기하는 그대의 남자친구와 다를 바가 뭐가 있는가?

 

 여자들이여, 그대가 백마탄 왕자님만을 기다리지 않는다면, 단지 우는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차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우는 남자도 당신에게 로맨틱한 프로포즈로 보답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도 난 질질짜는-물론 실제로 질질짜는 남자는 문제가 있다-남자가 싫더라'라는 생각을 도저히 버릴 수 없다면 뭐, 어쩔 수 없다. 남자도 역시 '그래도 난 가슴 작은 여자는 싫더라'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