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04. 22. 화요일] 사랑을 말하다

이민영2008.08.06
조회110
[2008. 04. 22. 화요일] 사랑을 말하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친구커플을 만나고 돌아 가는 길.
남자는 친구가 짝을 찾은게 대견한지 기분이 좋습니다.

 

  

"이야.. 이제 드디어 우리도 쌍쌍파티 해보겠구나~"

 

 

 그런 소리도 하면서..

 

그런데 여자는 기분이 좀 가라앉은 듯 합니다.

평소보다 좀 차분한 느낌?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말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이 피곤했어? 어째 좀 조용하네~"

  

 

남자의 말에 여자는 금새 밝은 얼굴로

  

 

"아니~ 피곤하긴.. 재밌었어~"

  

 

그리고 몇 걸음 걷더니 문득 그런 소릴 합니다.

  

 

"아까 두 사람.. 되게 이쁘지.. 응?"

  

 

남자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어~ 보기 좋더라~ 둘이 아주 좋아 죽더만~"

  

 

그리곤 다시 또 몇 걸음.

그런데 여전히 착 가라 앉은 여자의 주변 공기.

남자는 또 물어보죠.

  

 

"아무래도 이상한데? 어디 안 좋은거 아냐? 택시 탈까?"

  

 

남자의 말에 여자는 아니라고 고갤 저으며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표정.

그러다 남자친구의 눈에 진~짜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한 걸 보자

마음을 털어 놓기로 합니다.

 

 

"사실은.. "

  

"사실은.. 부러워서...

왜 연애 시작할 때 막 설레고, 떨리고,

눈만 마주쳐도 갑자기 여기가 막 정말 짜릿하고 그런거 있잖아

아까 두 사람보니까 정말 그렇더라구.

그 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아, 이제 나한테는 두번 다시.. 영영.. 저런 순간은 없겠구나...

 

아니~ 지금 우리가 별로 안 좋다는게 아니라"

 

 

여자가 변명하듯 말을 덧붙이는데

멍하게 듣고 있던 남자가 갑자기 말을 자릅니다.

서운한 얼굴이 아니라 마치 충격적인 뉴스라도 들은 얼굴로

  

 

"와. 그러고보니까 진짜 그렇네.

그럼 난 평생 누구한테 고백같은 것도 못 해 보는거잖아.

짝사랑도 못 하고, 우리 사귀자라는 이런 말도 평생 못하고,

우와. 진짜네. 우와."

 

 

남자의 이런 반응에

한 없이 차분했던 여자의 눈꼬리가 급히 올라갑니다.

 

 

"그래서...? 지금.. 억울하다는거야?"

 

 

여자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남자.

 

 "아니, 뭐. 억울하다기보다 내 말은.

아니, 야~ 이 얘기 너가 먼저 했잖아~

너가 먼저 해놓구선 나를 그렇게 무섭게 쳐다보고 그래?"

 

 

 

너가 먼저 시작했네.. 내가 더 억울하네..

금방이라도 정말 다툴 듯 틱틱거리며 걸어 가는 두 사람.

 하지만 이런 말다툼의 진짜 의미를 두 사람은 모두 잘 알고 있겠죠?

 

나에게 다시 고백의 설레임이나 첫 키스의 황홀 같은 건  없을 거야.

왜냐하면 나는 너하고 헤어 지지 않을거니까.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렘과 우리에게 헤어짐은 없다는 믿음 

둘 중 하나만을 골라야 한다면

 

나는 당연히 믿음을 고르겠다고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