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송은지200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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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내 오른손 약지에 자리잡은 반지 하나.

아무런 무늬도 없는 금반지다.

 

한 때는 나의 왼손에 끼워져 있던 이 반지.

어느 순간부터 오른손으로 옮겨서 끼게 되었다.

처음엔 어색했던 오른손의 반지.

하지만 이젠 제법 봐줄만 하다.

 

여전히 내 왼손 약지에 남아있는 반지자국.

왼손 약지보다 조금 더 굵어서 반지가 버거운 오른손 약지.

시간이 흐르면 왼손의 반지자국도 지워질테고,

오른손도 반지에 맞게 얇아지겠지...

 

그냥 그럴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믿고 생각할 뿐이다.

 

그렇게 믿고 생각했다면.

그는 나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을까.

그렇게 믿고 생각했다면.

이 반지는 여전히 내 왼 손에 끼워져 있을까.

 

그렇게 믿고 생각했어도

그는 떠났을거라는 사실.. 그 현실..

 

가끔 조여오는 오른손의 이 반지.

이 반지를 버리지 못한 채 계속 몸에 지니고 다니는 이유.

그 이유는 단 하나.

 

난 그를 버리고 싶지 않다.

 

머무는 공간은 달라지겠지만,

계속 그를 내 마음속 공간에 담아두고 싶다.

 

나는,

그가 내 마음을 아프게 조여온다해도.

그를 버리고, 잊고, 지울 수가 없다.

 

언제쯤, 내 마음속의 반지자국을 지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