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가 빅을 선택하는 이유(섹스앤시티)

정수미200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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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는 자기를 너무 사랑하는

에이든(가구 디자이너?)과 커플이었다

 

나무와 벌레와 자연을 사랑하는 에이든은

그야말로 씸플,

소박하고 한결같고

캐리의 변덕이나 신경질을 모조리 받아주는

착한 남자이다

 

거기에 한 눈에 반할 수 있는 섹시한 외모도 갖추고 있다

 

아니 그 모든 것보다

여자를 사랑할 줄 안다

 

진심이란게 뭔지도 안다

 

캐리 때문에 웃고 캐리 때문에 고민하고

캐리 때문에 죽도록 아파하고

캐리의 사소한 습관과 감정에도 민감하다

 

이런 남자를 두고

캐리는 시즌3에서

자기를 버린 남자 빅(유부남)과 바람을 피운다

 

 

빅은 에이든과 정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빅은

자기가 필요할 때만 캐리를 찾고

베드에서는 열정적이지만

사랑한다는 말에는 아주 인색하며

섹스가 끝난후 예고 없이 몇 개월이건 출장을 가버리는

이기적인 남자.

 

아무 장래도 약속도 보장하지 않고

자기 집에 캐리의 어떤 흔적도 남기지 못하게 하고

거기에,

캐리보다 훨씬 젊은 여자와 어느날 결혼해 버렸다

 

캐리는 그런 빅의 이기심에 끊임없이 상처받고 분노했지만

빅의 결혼과 함께 모든 것이 끝났었다

 

그런데 유부남 빅이

다시 캐리가 그립다며 찾아오자

거부하지 못하고

그와 몇 번이고 만나

침대에서 뒹군다

 

그렇다고 빅에게 이혼을 과감히 요구하지도 못하고

신뢰할 수 없는 빅과 어떤 미래도 함께 하려 하지 않는다

 

캐리는 왜 빅에게 다시 끌렸을까,

 

에이든이 만족시키지 못한 그 어떤 면,

 

안달나게 하고 갈망하게 하는 위험한 중독성 때문이다

 

연애의 목마름이라고 할까,

 

어떤 대상이든 안정감이 찾아오면

연애는 막을 내린 것이나 다름 없다

 

소설가인 캐리는

항상 죽을 때까지 를 상징한다

 

사만다가 죽도록 인 싱글,

샬롯이 아기와 안정을 원하는 인 싱글을

상징하듯,

 

캐리는

본질적으로 연애에 속한

모든 감정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노후를 바라본다면

30대는 화려한 나이가 아니다

 

나이가 들면

어깨에 구멍을 뚫고 내시경 수술을 해야하는 나약한 관절이 있다.

 

일년의 절반을 병원에 들락거리며

어떤 병명에 백기를 들어야 하는지 노심초사할

노후를 내다본다면

 

30대는 경제적으로는 더 현실적이어야 하고

체력적으로는 더 철저한 금욕이 따라야 한다 . . .

 

캐리는

그러나

금연을 원하는 에이든보다

침대에서 담배를 나눠 피는 빅에게

더 매혹된다

 

 

에디띄삐아프나 뒤라스도

할머니가 되어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

연인을 두었다 (남편이 아닌)

 

 

연애 지상주의자인 캐리에게

빅을 선택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더 자극적이므로)이고

마지막 눈물을 흘리는 에이든을

끝내 잡지 않은 것은

아마도 그에 대한 배려였을 것이다

 

섹스 앤 시티 마지막 시즌에서

캐리가 우연히 만난 에이든은

아기를 안고 부인을 기다리는, 행복한 모습이었다.

 

섹스를 향한 불꽃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던 사만다는

(그녀는 오히려 섹스가 사랑으로 변질될까 두려워했다)

마지막 시즌에서 암 투병으로 머리를 모조리 깎아야 했다

 

 

자극과 쾌락에 충실했던 싱글들의 마지막 식탁은

마지막 시즌에서

초라한 정적이 흐른다

 

 

연애는 화려하지만 시드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