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남자의 멋진 고백

최미영200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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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남자의 멋진 고백

난 까르띠에 시계도 못사주고

오리지날 버버리 목도리도 못사줄지도 몰라.

페라가모 구두도 못 신겨주고

루이비통 가방도 못 사주고

60평 아파트 살돈도 없고

문두짝짜리 냉장고도 못 살지도 몰라.

빨간색 오픈카에 태워서

봄바람 시원하게 느끼게해 줄 자신도 없어.

분위기 근사한 레스토랑 같은데도 자주 못데려 갈지도 모르고

불가리 커플링도 못해줄꺼야...

 

내가 해줄 수 있는건...

네가 오라면 지하철 버스 서너번

갈아타가면서 너 데리러 가는거랑

추운날 손 시렵지 않게 꼬옥 잡아주는 거랑

아프면 죽 끊여서 보온병에 담아서 냅다 달려가는 거랑

아침마다 늦지 않게 깨워주는 거랑

더워서 걷기 싫은날이면

자전거 뒤에 태워서 한적한 강변을 달려주는거랑

근사한 레스토랑은 못 데려가지만

비슷한 음식은 만들어 줄 수 있고

듣고 싶은 음악있으면 정성껏 씨디 구워줄 수 도 있고

 

내가 필요하면 밤새도록 같이 있어줄께..

이것저것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검사 판사는 못되어도

 

너 하나밖에 모르는 바보는 될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