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빵뮤즈 @ 2008년 8월 16일 : 알케미, 돈 체리, 위시본 애쉬

정병섭200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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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빵의 아침은 항상, 새롭다.

새로운 음악, 새로운 커피, 새로운 공기, 그리고 새로운 책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는 건, 참, 어찌보면, 찌질한 분위기이겠으나, 또 어찌보면, 꽤 그럴싸한 분위기인데,

뭐, 잠옷겸해서 입는 무더운 여름용 헐렁한 트렁크에, 상의 탈의한 상태에서, 부시시한 머리를 긁적거리며,

밀려오는 하픔과, 또 아무렇게나 집어든 시디를 꺼내듣고,

 

또 그렇게 술렁술렁 내리는 드립커피 한잔의 분위기는,

찌질한 게 맞다.

 

음악은 정교하디 깔끔하기만 한 어코스틱 알케미의 음반인데 말이다.

 

닉 웹을 주축으로 한 어코스틱 알케미의 음악이, 운다 운어.

 

어이, 책빵쥔장, 좀 잠 좀 깨고, 내 음악을 좀 들어보지 그래.

이것봐, 내 핑거링, 죽이지?

 

그래, 죽인다 죽여..

하며 하품 한방과 함께, 냉커피를 내릴껄 하는 후회를 뒤로 하고, 뜨신 커피를 꿀꺽 삼켜버리는 책빵서재의 아침..

 

헌데, 정말 어코스틱 알케미의 음악은, 어느순간, 어느장소에서 들어도, 정교하기만 하다.

 

 

 

 

 

좀 정신을 차린 책빵쥔장은 이어서, 이름도 나열하기, 정말 짜증나게 긴... 여러 놈들의

합짝 짝짝꿍이 앨범을 튼다.

 

뉴욕 아이, 이어 콘트롤... 앨범제목처럼..

허허..

 

돈 체리의 나발과 앨버트 아일러의 테너 섹, 서니 멀리의 드럼, 게리 피쿡의 베이스, 루즈웰 루드의 트럼본

 

이것들이 서로 따로 따로 노니는, 이 아주 아방그라드한 음반을 틀어놓고,

여유로운 점심의 여유를 만끽한다.

 

째즈의 여러 장르를 소화한다는 건, 이론으로도 안되고, 뭣도 안되고,

온전히, 시간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얼마나 많은 음악들을 들어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런 각 악기들의 제각각 따로 노니는 음악을 듣게 되면,

 

난 아직도 잘들 논다, 하는 생각이 든다.

뭐 한편으론 이런저런 얘기들을 쓸어내면서, 이건 이러한 혁명사적 계기로 말미암아

이러이러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어, 이러저러하게 떠들썩하게 했던

이러저러한 사조의 이런 음악이다 라고 말해볼 수 있겠지만,

 

그건 뭐, 개뿔...

 

사실, 누구나, 익숙한 멜로디, 익숙한 리듬라인을 귀에 붙잡아 두게 마련이고

그것들이 조화를 이룬다는 정해진 패턴의 구역 속에서 쌍곡선이 교차해낼 때,

아 쥑이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헌데, 요즘들어, 이런 아주 실험적인 음악들을 들으면,

뭐,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닥 선호하지도 않고, 자주 틀지도 않으며

개뿔, 잘 들 노네, 하는 생각이 아주 우주적인 덮개만큼 지배적인 감정을 들게 하지만,

 

아주, 작달막한 단초가 새로 생겨났는데,

그건, 이런 개나발 소나발의 소리들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틀 속에서,

하나의 공간처럼 다가오는 소리의 구성이다.

 

작달막한 사각상자 속에서, 요란하게 볶아대는 각 악기들의 소음들이

상자 속에서는 정말 소음에 지나지 않지만

 

상자를 받아든, 여유롭고 느긋한 아저씨의 품안에서

가만 상자를 내려다보면,

 

소음도, 소음도 아닌, 그런 공간적인 느낌의 음악이 다가온다.

 

공간적인 느낌의 음악..

 

음. 이것도 좀 제대로 된 표현은 아니다.

 

적당한 표현을 찾진 못하겠지만, 그런 느낌이다.

 

해서, 이젠, 프리나 퓨전이나, 제법 참을성 있게,

내 서재에선 플레이가 된다.

 

 

 

저녁. 역시, 좀 오래된 영국 락밴드의 음반을 틀어둔다.

저녁 메뉴는, 카레...

요즘들어, 음식을 좀 제대로 해먹자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나.. 이렇게 한방 해놓고, 1주일 줄기차게 대충 때워낼 수 있는 카레와 짜장은

신의 축복이자.

신의 저주이다.

 

시카고에서 라이브 했던 실황을 녹음한 라이브 앨범인데,

역시나 오래된 락밴드에게선,

 

정겨운 흥취가 일어난다.

 

악기를 하나 허리춤에 차고, 외나무다리에서 진검승부를 하는

뭐 그럴싸한 느낌이랄까.

 

오래된 락밴드에게선 그런 느낌이 든다.

 

지금처럼 컴퓨터 뽕짝으로 아주, 깔끔하디 세련된 소리들은 아니지만서도,

이런 멋들린 음들이, 손가락 끝에서 띵띵띵하고 뜯겨져 나오면,

 

참...

 

이래서, 음악을 듣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