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2

김선미2008.08.20
조회333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2


 

 

 

1

 

미궁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 역시 그 의미를 읽으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신화는 미궁과 같다.

신화라는 미궁 속에서

신화의 상징적인 의미를 알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그것은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다.

상상력이다.

 

이 책의 열두 꼭지의 글에는

신화 이해와 해석에 필요한 열두 개의 열쇠가 숨겨져 있다.

각각의 열쇠에는 또 무수한 꼬마 열쇠들이 매달려 있다.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가 준 실타래를 들고 미로 속으로 들어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빠져나온 것처럼,

각자의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들고 신화라는

미궁의 진입과 탈출을 시도해 보기 바란다.

독자는 지금 신화라는 이름의

자전거 타기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라.

일단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 바란다.

필자가 뒤에서 짐받이를 잡고 따라가겠다.

 

 

 

 

2

 

잃어버린 반쪽이를 찾아서

성적 경험과 관련된 신화, 배우자를 찾는 신화,

잃어버린 '반쪽이' 를 찾는 이야기에 관한 한,

신화는 도덕적이지 않을 때가 있다.

윤리적이지 못할 때가 있다.

신화가 전하는 이야기는 도덕이나 윤리가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히기 이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신화는 어쩌면 도덕과 윤리가 진화한 역사를,

이야기 형식을 빌려 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덕이라는 이름의 꽃은 잘 가꾸어진 뜰에 핀 꽃에 가깝지만,

신화라는 꽃은 뜰에 피어있는 꽃이 아니다.

신화가 꽃이라면 이 꽃은, 뜰이라는 것들이 생겨나기 전에

들에서 피던 꽃이다. 들의 생태는 평화적이지 않다.

들은 적자생존의 무자비한 전쟁터다.

그래서 신화의 신들이 웃는 웃음은

사람 자체만큼이나 무자비한 웃음이다.

신화 시대의 사랑은 무자비하고 잔혹하다.

신화는 원래, 꼬장꼬장한 도덕군자들을

자리에서 떨쳐 일어나게 할 만큼 비윤리적일 때 꽃을 피운다.

신화라는 이름의 꽃은 장엄하면서도 무시무시하다.

신화를 보면, 신들이나 인간의 '잃어버린 반쪽이 찾기' 는

순조로웠던 것 같지 않다. 신화의 사랑 이야기에는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사랑' 이 있는가 하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도 있어서

인류는 오랜 방황 끝에

오늘날과 같은 사랑의 문화를 이루어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