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11월

이수진200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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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11월

맹세할 것 많았던 날... 당신을 만나 나는 맹세했지.

칼날 같은 세월과 별하나 없는 캄캄한 운명을 거스르겠다고,

반짝이는 달콤한 것들을 쫓지 않겠다고,

천년후에도 이 자리에 서 있겠다고...

 

빛나는 눈물은 차곡차곡 쌓이고,꿈같은 갈증은 깊어가고,

맹세할 것 많았던 날들이 별처럼 떨어지는데 ,운명은 변한 것이 없어.

이제서야 알게 되었나.

처음부터 그것은 허공위에 쓰여진 맹세였다는 것을...

 

그 순간 우리 사이를 가로막은 천년같은 침묵 너머로

아직 다 못한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아쳐렸다면

그것은 마지막이 아닐 수 있었을까...

 

그날  고요히 내려 앉은 달빛의 가루들이

마음을 어지럽히고 눈을 멀게 하지 않았다면,

너는 발길을 돌려 내게 다시 왔을까..

그때 나를 찾아온 완전한 사랑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면,

그 시절 서둘러 영원을 맹세했다면,

돌이킬 수 있었을까, 붙잡을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