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건국 60년, 60대 사건"] 우리들의 소중한 60년…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웠다
이양자200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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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본 '건국 60년, 60대 사건']
우리들의 소중한 60년…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웠다
산업화·민주화 모두 성취한 '발전의 궤적' 보여줘
독자들, 월남전·수출 경험담 보내는 등 뜨거운 반응
● 가장 인기 높았던 5편
지난 6월 13일자 A1면의 '정부수립 선포식'(1회)으로 연재를 시작했던 조선일보 특별기획 '사진으로 본 건국 60년, 60대 사건'이 26일 60회 '쇠고기 파동과 두 개의 8·15'를 마지막으로 2개월여에 걸친 장정(長程)의 막을 내렸다. 건국(建國) 60년의 역사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성취한 자랑스런 역사라는 시각에서, 그 '발전의 궤적'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서술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약사(略史)였다.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초기에는 "스크랩하기 좋게 편집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한 독자는 "기사 하나하나마다 오늘의 현실과 관련된 것임을 느끼게 해준 데 감사한다"며 기사에 나오는 단어를 이용한 크로스워드 퍼즐을 만들어 매회 스크랩한 지면 위에 한 장씩 붙여 신문사로 보내기도 했다. 월남전이나 수출 100억불 달성 기념식 등 자신이 겪은 '60대 사건'의 비화를 적어 메일로 보낸 독자들도 있었다. 60회 연재 중 www.chosun.com에서 가장 많은 클릭(click) 수를 기록한 5편의 연재물을 다시 간추려 본다.
▲ 1976년 5월 31일 박정희 대통령이 포항제철 제2고로 화입식에서 불을 넣고 있다. 조선일보DB
①육영수 여사 피살(제33회)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 기념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북한에 불가침조약을 제의하는 연설문을 낭독하고 있을 때, 객석 맨 뒷줄에 앉아 있던 20대 남자 한 명이 뛰어들면서 권총을 발사했다. 대통령은 연단 뒤로 몸을 숙였으나 세 번째 총성 직후 연단 오른쪽에 앉아 있던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2분 뒤, 박 대통령은 침착한 목소리로 "하던 얘기를 계속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육 여사는 그날 저녁 서거했고, 범인은 북한으로부터 지령받았다고 진술한 재일교포 문세광이었다. 많은 독자들이 이 34년 전의 돌연한 비극을 엊그제 일어난 일처럼 애달파했다. "이 아침에 눈물이 맺히는 기사"라는 댓글을 단 독자도 있었다. 이 기사의 인터넷 클릭 수는 10만 건을 넘었다.
②중화학공업화 선언(제30회)
1973년, 1인당 GNP 320달러의 대한민국은 조선·전자·기계·제철·자동차·석유화학·원자력 등 기술집약적인 핵심 산업을 모두 진흥하는 길로 들어섰다. 그 해 7월 한국 중화학공업의 상징과도 같은 포항제철이 준공됐고, 1975년에는 현대조선소가 세워졌다. 1976년에는 현대자동차가 '포니'를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선진국에서 수십 년 또는 100년 이상이 걸린 산업구조의 변화를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성취할 수 있었던, 한국현대사 최대의 결단 중 하나였다. 2008년 독자들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뚫고 나갈 원동력을 그때의 용기와 도전정신에서 되찾고 싶어했다.
▲ 1973년 3월 한 경찰관이 여성의 치마와 무릎 사이의 길 이를 재고 있다. 조선일보DB
③청년문화와 장발 단속(제31회)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5도였던 1973년 3월 10일, 명동 입구에서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가던 여성들이 적발됐다. 이날 발표된 '개정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장발과 '무릎 위 17㎝ 이상 미니'에 대한 집중단속이 시작됐다.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통·블·생(통기타·블루진·생맥주)'으로 상징되는 '청년 문화'가 대두했고, 그 핵심은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이었다. 장발과 미니스커트는 소극적인 저항의 코드이자 국가적 훈육의 대상이 됐다. 2008년 여름 더 이상 잘라낼 수 없을 만큼 짧아진 듯한 여성들의 옷차림을 보고 독자들은 이미 '역사'가 된 옛 추억 앞에서 진한 향수를 느꼈다.
④광부·간호사 서독으로 가다(제17회)
1960년대 실업 해소와 외화 획득을 위해 서독으로 파견됐던 젊은 광부와 간호사들은 대한민국의 힘들고 어려웠던 옛 시절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1964년 12월 서독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은 이들 앞에서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라고 연설하던 중 장내를 가득 메운 울음소리 때문에 목이 메어 더 이상 연설을 계속할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2008년 경제난국의 터널을 관통하는 독자들에게 그들의 눈물샘을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에피소드였다.
⑤KAL기 피격과 아웅산 테러 사건(제42회)
1983년 9월 1일 미국뉴욕에서 앵커리지를 거쳐 서울로 오던 대한항공 007편 여객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군에 의해 격추돼 탑승자 269명이 전원 사망했다. 38일 뒤인 10월 9일에는 전두환 대통령의 버마(현 미얀마) 순방 도중 랑군(현 양곤)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북한 정찰국 특공대 요원들이 설치한 폭탄이 터져 정부 고위 인사를 포함한 17명이 순직했다. 세월이 흘러도 결코 잊힐 리 없는, 불과 24년 전의 잔인한 냉전시대를 표상하는 가장 돌발적인 비극이었다.
[사진으로 본 "건국 60년, 60대 사건"] 우리들의 소중한 60년…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웠다
[사진으로 본 '건국 60년, 60대 사건'] 우리들의 소중한 60년…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웠다산업화·민주화 모두 성취한 '발전의 궤적' 보여줘
독자들, 월남전·수출 경험담 보내는 등 뜨거운 반응
● 가장 인기 높았던 5편
지난 6월 13일자 A1면의 '정부수립 선포식'(1회)으로 연재를 시작했던 조선일보 특별기획 '사진으로 본 건국 60년, 60대 사건'이 26일 60회 '쇠고기 파동과 두 개의 8·15'를 마지막으로 2개월여에 걸친 장정(長程)의 막을 내렸다. 건국(建國) 60년의 역사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성취한 자랑스런 역사라는 시각에서, 그 '발전의 궤적'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서술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약사(略史)였다.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초기에는 "스크랩하기 좋게 편집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한 독자는 "기사 하나하나마다 오늘의 현실과 관련된 것임을 느끼게 해준 데 감사한다"며 기사에 나오는 단어를 이용한 크로스워드 퍼즐을 만들어 매회 스크랩한 지면 위에 한 장씩 붙여 신문사로 보내기도 했다. 월남전이나 수출 100억불 달성 기념식 등 자신이 겪은 '60대 사건'의 비화를 적어 메일로 보낸 독자들도 있었다. 60회 연재 중 www.chosun.com에서 가장 많은 클릭(click) 수를 기록한 5편의 연재물을 다시 간추려 본다.
①육영수 여사 피살(제33회)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 기념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북한에 불가침조약을 제의하는 연설문을 낭독하고 있을 때, 객석 맨 뒷줄에 앉아 있던 20대 남자 한 명이 뛰어들면서 권총을 발사했다. 대통령은 연단 뒤로 몸을 숙였으나 세 번째 총성 직후 연단 오른쪽에 앉아 있던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2분 뒤, 박 대통령은 침착한 목소리로 "하던 얘기를 계속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육 여사는 그날 저녁 서거했고, 범인은 북한으로부터 지령받았다고 진술한 재일교포 문세광이었다. 많은 독자들이 이 34년 전의 돌연한 비극을 엊그제 일어난 일처럼 애달파했다. "이 아침에 눈물이 맺히는 기사"라는 댓글을 단 독자도 있었다. 이 기사의 인터넷 클릭 수는 10만 건을 넘었다.
②중화학공업화 선언(제30회)
1973년, 1인당 GNP 320달러의 대한민국은 조선·전자·기계·제철·자동차·석유화학·원자력 등 기술집약적인 핵심 산업을 모두 진흥하는 길로 들어섰다. 그 해 7월 한국 중화학공업의 상징과도 같은 포항제철이 준공됐고, 1975년에는 현대조선소가 세워졌다. 1976년에는 현대자동차가 '포니'를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선진국에서 수십 년 또는 100년 이상이 걸린 산업구조의 변화를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성취할 수 있었던, 한국현대사 최대의 결단 중 하나였다. 2008년 독자들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뚫고 나갈 원동력을 그때의 용기와 도전정신에서 되찾고 싶어했다.
▲ 1973년 3월 한 경찰관이 여성의 치마와 무릎 사이의 길 이를 재고 있다. 조선일보DB③청년문화와 장발 단속(제31회)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5도였던 1973년 3월 10일, 명동 입구에서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가던 여성들이 적발됐다. 이날 발표된 '개정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장발과 '무릎 위 17㎝ 이상 미니'에 대한 집중단속이 시작됐다.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통·블·생(통기타·블루진·생맥주)'으로 상징되는 '청년 문화'가 대두했고, 그 핵심은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이었다. 장발과 미니스커트는 소극적인 저항의 코드이자 국가적 훈육의 대상이 됐다. 2008년 여름 더 이상 잘라낼 수 없을 만큼 짧아진 듯한 여성들의 옷차림을 보고 독자들은 이미 '역사'가 된 옛 추억 앞에서 진한 향수를 느꼈다.
④광부·간호사 서독으로 가다(제17회)
1960년대 실업 해소와 외화 획득을 위해 서독으로 파견됐던 젊은 광부와 간호사들은 대한민국의 힘들고 어려웠던 옛 시절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1964년 12월 서독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은 이들 앞에서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라고 연설하던 중 장내를 가득 메운 울음소리 때문에 목이 메어 더 이상 연설을 계속할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2008년 경제난국의 터널을 관통하는 독자들에게 그들의 눈물샘을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에피소드였다.
⑤KAL기 피격과 아웅산 테러 사건(제42회)
1983년 9월 1일 미국 뉴욕에서 앵커리지를 거쳐 서울로 오던 대한항공 007편 여객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군에 의해 격추돼 탑승자 269명이 전원 사망했다. 38일 뒤인 10월 9일에는 전두환 대통령의 버마(현 미얀마) 순방 도중 랑군(현 양곤)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북한 정찰국 특공대 요원들이 설치한 폭탄이 터져 정부 고위 인사를 포함한 17명이 순직했다. 세월이 흘러도 결코 잊힐 리 없는, 불과 24년 전의 잔인한 냉전시대를 표상하는 가장 돌발적인 비극이었다.
유석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