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추석에도 어김없이 코미디 영화가 온다. 바로 다. 올 추석 유일한 코믹 영화 가 ‘학교 코믹물’의 계보를 이을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김수로의 최근 작품들의 흥행성적으로는 다소 걱정스럽긴 하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유일한 코미디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해볼만도 하다.
는 교사를 희화화했다는 점에서 그 동안 개봉됐던 학원 코믹물의 맥을 잇는다. 김수로 주연의 는 차승원 주연의 2003년작 와 닮은 점이 있다. 촌지를 좋아하고 아이들보다 더 유치해 보이는 교사라는 점이 그렇다. 코믹한 분위기에 빗대 현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는다는 점 또한 그렇다. 는 체육교사가 영어교사로, 는 교사가 오지로 발령이 나는, ‘미션 임파서블’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비교하며 감상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그렇지만 분명 두 선생은 차이를 보인다. 의 김수로는 자신의 미션에 긍정적으로 대처를 하지만 김봉두 차승원은 벗어나려 노력을 한다.
지난 2004년 개봉된 영화에서는 한 남자 교사를 사이에 두고 여자 교사와 여학생이 경쟁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염정아의 코믹 연기가 빛을 발했다. 2006년작 는 ‘조폭’ 계두식이 사범대 교생으로 활동한다는 설정이었다. 는 한동안 뜸했던, 교사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코믹물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올 추석 연휴에 사극 액션 , 액션 의 개봉이 예정돼 있어 차별화를 이룰 전망이다.
28일 첫 공개시사를 한 는 일단 배급/언론 관계자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거두었다. 매우 가볍지도 억지 감동도 아닌 잔잔한 재미를 줬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아마도 오랜만에 김수로를 보면서 관객들이 스크린에서 웃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예상도 해본다. ‘잔혹한 출근’ ‘쏜다’ 등의 최근작과 비교할 때 김수로는 ‘울학교 ET’로 좋은 연기력과 웃음을 보장한다. 그는 입시 위주 교육의 최대 피해자인 체육교사 천성근을 맡아 관객을 웃겼다 울린다.
스승과 제자라는 영화의 인간관계 흐름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들의 나열도 자연스럽게 연출되었다. 흔희 등장인물들이 많을 경우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의 나열로 결론으로 치닫는 방법이 매우 허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김수로라는 배우를 주축으로 한 방향의 결론으로 잘 흘러간다. 또한 제자들 역을 맡은 신인배우들의 연기도 그 빛을 바랬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분명 김수로의 맛깔지고 유연한 연기와 몸놀림으로 영화의 정점을 찍는다.
영화속 ET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자면 ET=English Teacher 의 약자이며 영화속 김수로의 외계인같은 모습으로 ET라는 별명이다. 서울 강남의 명문고등학교 체육선생 천성관(김수로)이 주인공이다. 요즘 보기 드물게 단순, 무식, 고지식해서 학생들로부터 ‘이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학습지출판업자들로부터 ‘국영수’ 교사로 착각돼 건네진 촌지를 ‘눈물나게’ 고마와하는, 적당히 부패한 선생같지만 남모르게 어려운 학생들을 돌봐주는 인간미도 갖고 있다. 해나면 공차고 비오면 자습하는 체육교사를 철밥통 인생으로 알고 하루 하루가 즐거운 인물이지만 학생들과 부대끼는 교사의 삶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날 학교에서 체육교사를 감원한다는 발표가 나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그는 대학시절 짝사랑한 여학생을 따라 따게 됐던 영어교사 자격증을 어렵사리 생각해내고 ‘영어교사’로 변신하기 위한 ‘특훈’에 돌입한다. 하지만 대학이후 영어를 해본 턱이 없는 천성관선생. 그는 강남8학군 제자들보다도 못한 실력으로 인정을 못받지만 결국 학교 방침상 아이들과 같은 시험을 보게 됨으로써 영어선생으로써 자질을 테스트 받는다.
영화는 학원과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쉬러오는 학생들, 입시용 학습이 아니면 선생님과 눈도 맞추지 않는 풍조, 경쟁에서 뒤떨어지면 인생 퇴출될 수 밖에 없는 세태를 배경삼아 한 남자의 우스꽝스럽지만 눈물겨운 영어 도전기를 보여준다. 여기에 교육경쟁에서 낙오돼 학교 바깥을 빙빙 돌았던 학생이 체육교사의 도움으로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과정이 나란히 펼쳐진다. 결국 사회에서 낙오된 체육교사와 입시경쟁에서 뒤쳐진 학생의 삶이 겹쳐지고 이들의 도전은 마지막에 작은 승리로 이어진다.
사실 김수로는 그 동안 선생님 역활이 많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롤모델이 될만한 캐릭터가 없어 거절했고 이번 영화가 가장 자신이 추구하는 캐릭터였다며 출연 배경을 밝혔다. 또한 “인격적으로 훌륭한 모습, 친구 같기도 형 같기도 하면서도 스승과 제자로서의 절대적 관계를 보여주셨던 고등학교 은사님을 생각하며 연기했다”면서 “적어도 솔직하고 진실해야겠다, 거짓 없이 학생들을 대면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기에 임했다. 절대적 권위를 떠나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기에 학생들과의 교감과 교류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캐릭터 표현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가 내내 웃기는 것은 아니다. 감동도 있고, 좋은 선생님보다 유능한 강사를 원하고 사랑의 회초리가 고발의 대상이 돼버린 교육현실을 따끔하게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마치 영화 내내 웃었던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웃음이 터지는 강도가 크기 때문이다. 주연 김수로뿐 아니라 이한위를 비롯한 조연급들이 탄탄하게 웃음의 대들보 역할을 한다. 특히 교장이자 체육교사의 스승으로 나오는 이한위와의 댓거리 장면들은 시사회에서 가장 많은 웃음을 끌어냈다. 과장과 과잉, 역설과 반어로부터 웃음을 빚어내는 게 코미디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리얼리티를 잃지 않고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해낸다. 진정한 학교 교육과 스승의 참모습을 생각하게 한다는 주제의식도 영화 스토리와 억지스럽지 않게 맺어졌다. 이런 작품이 흔히 빠지기 쉬운 교훈조를 벗어났다는 것도 영화의 재미를 배가한다.
극중 천성근이 체육교사에서 영어교사로 거듭나기 위해, 테스트용 공개수업을 하는 장면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부분이다. 김수로의 유창한 영어 발화에 놀라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수업 내용이 재미있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겠다’ 싶어 감탄하게 되는 장면이다. 실제로 김수로는 이 장면을 위해 3일간 특훈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백미는 김수로의 눈물 연기이다. 코미디 영화의 한가운데서 뭉클한 정극 연기를 펼친다. 연기가 아닌 실제로 우는 듯한 흐느낌이 인상적이다. 김수로 자신도 그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꼽았다.
이처럼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로 가질 수 있는 웃음,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그렇지만 웃음의 코드는 박장대소까지는 아니며 감동또한 눈물을 쏙 빼지는 않는다. 색즉시공의 웃음 강도와 선생김봉두의 마지막 감동으로 마무리 되기에는 그 수위가 평균적 수준을 유지한다. 어쩌면 극과 극의 수위에서 재미 있다 없다의 관객층을 나누는 것 보단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분명한건 김수로의 연기가 많이 진지해지고 그의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빛을 바래는 이 작품에서 김수로의 새로운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굳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아쉬웠던 부분은 현재 교육현실을 너무 직설적으로 꼽으며 입시위주의 교육실태를 너무나 반복적으로 각인 시켜준다는 점과 각 캐릭터들의 작은 성공을 이루는 해피엔딩은 다소 작위적이고 영화를 보는내내 예측이 가능한점이 아쉽긴하다.
100%완벽한 영화가 어디 있으랴. 는 그 소소한 단점이 소소한 장점들에게 묻혀버리는 좋은 점이 더 많은 코미디 영화임엔 틀림없다. 김수로라는 배우에게 신뢰를 져버린 관객이라면 이번 작품 한번더 믿어봄이 어떠할지 조심스레 권하고 싶다. 감동이 버무려진 김수로표 슬랩스틱 코미디에 추석 연휴의 영화 관람 한 표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울학교 이티> 큰 웃음으로 화답하진 않지만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주는 코미디
영화는 학원과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쉬러오는 학생들, 입시용 학습이 아니면 선생님과 눈도 맞추지 않는 풍조, 경쟁에서 뒤떨어지면 인생 퇴출될 수 밖에 없는 세태를 배경삼아 한 남자의 우스꽝스럽지만 눈물겨운 영어 도전기를 보여준다. 여기에 교육경쟁에서 낙오돼 학교 바깥을 빙빙 돌았던 학생이 체육교사의 도움으로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과정이 나란히 펼쳐진다. 결국 사회에서 낙오된 체육교사와 입시경쟁에서 뒤쳐진 학생의 삶이 겹쳐지고 이들의 도전은 마지막에 작은 승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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